지난 3월부터 시작된 불온한 인문학...

20주 동안의 긴 여정 중 10주간의 트랙 1이 끝나고 있다.

불온한 인문학을 통해 수유너머 N에 접속한 후

월요일에는 이진경 선생님의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강좌를 듣고

목요일에는 ‘불온한 인문학 강의-자본론’을

토요일에는 ‘불온한 인문학 세미나’로..

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유진님을 만나봤다^^

인터뷰어/ 화 (불온한 인문학 튜터)

인터뷰이/ 유진 (불온한 인문학 1기)

 

 

*이 인터뷰 기사는 불인강 튜터의 질문에 유진님이 직접 글로 답변하는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불온한 인문학을 처음 신청할 때 가장 기대했던 것이 있다면요?


으하하...처음 신청할 때 기대했던 마음에 대한 역사를 읊어보면 줄줄이 사탕처럼 정말 길고도 길어요. 마치 이진경 선생님 강의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내가 기대어 있는 모든 것이, ‘우주’ 전체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구절처럼 말이지요.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구체적 발단이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고등학교 때 윤동주의 ‘쉽게 씌여진 시’를 읽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네요. 시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시를 쓰는 이의 강직함을 높게 평가하고 있던 저로써는 윤동주의 시를 읽으면서 제가 살아가야 할 여러 가지를 고민하였던 것 같아요.

이를 테면 지금도 그렇죠. 예술 분야에 종사하게 되면서 저의 삶과 작업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작업을 하느냐는 어떻게 살아가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대단한 작업들(그림들)은 많지요. 매체에 구애되지 않기 때문에 저의 의지가 들어갔다면 어떠한 것도 작업이 될 수 있으며, 작품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제 자신의 제어에 달려있었어요.

 

그러나 그것들이 내 안에서 너무나 쉽게 나오는 것이 괴로웠어요. 자아 내면의 상처 같은 유아적 감성표현의 표출 등 한정적 영역에서도 답답함을 느꼈고요.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며 작업을 하는 것을 업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평생 내가 지향해야 할 점이 어디인지가 고민스러웠습니다.

저는 작업 활동과 병행하기 위해 일을 적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어요. 그렇게 고생을 하며 생활비와 씨름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다양한 작업을 하는 것이 무엇을 위해서인가. 나는 결국 잘나가는 작가, 소위 작업이 잘 팔리는 작가, 부와 명성을 가진 작가라는 ‘공리’를 지향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렇다면 자본주의에 대한 탐구가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라는 의문이었지요.

 

그 밖에 종교적인 문제에서도 자본주의와 부딪혔고, 또 홍익대 청소부 아주머니 사건도 큰 몫을 하였습니다. 모교였기 때문에 학교생활 내내 마주쳤던 아주머니들이 학교를 점거하신 모습을 직접 보게 되면서 느끼는 충격과 무기력함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내 힘으로 생각할 수 없는 무지를 더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10주 동안 불온한 인문학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처음 소개글을 보았을 때는 좀 거창하다는 생각을 하였었던 것 같아요. 일단 제가 불온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가, 강좌를 수강하는 우리 모두가 불온한 사람들이 될 수 있을지가 참 의문스러웠어요. 무슨 만화 <20세기 소년>의 한 장면이 떠올랐었지요! 그렇지만 그저 저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신청을 하였었습니다.

그러나 트랙 1을 마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느끼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공부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으면서 개인으로서의 삶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불온한 인문학> 강좌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의 얼굴로 우리 생활에 너무나 많이 침투해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이론적으로 ‘자본주의가 어떠한 것이다.’라고 습득하는 것은 지금에 와서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이 될 정도에요.

 

이론적인 학습으로 끝나지 않고 매주 토요일에 가졌던 세미나의 시간들도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데에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또 저와 직업이 다른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 개인적으로 제게 참 즐거운 시간들이었고, 생각이 넓어지는 멋진 순간들이기도 하였습니다.

 

트랙 1에서 맑스의 자본을 공부하면서 미술 학원 알바도 하고..

또 미술 작업도 하고 있는 유진님~세미나 시간에 얼핏 듣기론 고민도 많은 것 같아요..?

 

헤헤헤! 이러한 글들을 적었다가 저의 직장(?)에서 보게 되면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좀 무서운데요?

학원 선생님으로 지내다 보면 원장님께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이 학원을 자기 학원으로 생각하고 일해라.’,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는데, 칼 퇴근하지 말고 수업시간보다 더 미리 나와서 아이들을 가르쳐라.’, ‘아이들이 선생님 바뀌는 것을 힘들어하니 일을 쉽게 그만두지 마라.’ 등... 이러한 저의 윤리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죠.

물론 제가 학생이었을 때를 알기 때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간절히 좋은 결과를 원하는 지를 잘 알고 있고, 마치 제 동생들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가 스스로 가지는 신념들인 것이지 원장님께서 저를 윤리적으로 공격하시면서 노동시간 외의 업무를 강요하실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에 합당한 돈이 지불되면 원장님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윤리적인(?) 저의 희생으로 마무리 됩니다.

 

사실 원장님이 경쟁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미래도 그렇게 생각해주실지 짚어 보면 뻔히 알 수 있는 문제이지요. 단체 회식을 하여서 단결력을 높인다거나, 큰 학원 같은 경우는 높은 직위의 선생님들에게 지분을 투자하게 하여서 발목을 붙잡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지요. 그러한 내막들이 속속들이 보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 <불온한 인문학>을 수강하면서 생기는 매력이라고나 할까요? 하하.

 

현재 수유너머N에서 이진경 선생님 강의도 듣고 있고..최근엔 [죽음의 식탁]이나... [코뮨주의], [자본을 넘어선 자본].. 등등 책도 부지런히 읽는 것을 봤는데요? 생명에 대해 다른 친구들 보다 굉장히 예민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요?

 

얼마전 대형마트에서 2만원 주고 산 토끼 두 마리를 키우다가... 그 중 한 마리가 죽었어요. 약하게 태어난 토끼여서 잔병치레가 많았고, 병원 입원비가 하루 5만원이었는데 수입이 거의 없는 학생인 제 힘으로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입원을 시키지 못하고 약만 먹이다가 죽게 ‘내버려’두었던 것이었습니다. 정말 제가 한심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 제가 100만원 하는 고양이를 키웠어도 그랬을지 생각하면 이미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제 자신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전 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참회하기위해 동물 보호 단체에 가입하여 후원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동물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인간이 애완동물로 사랑하는 대표적인 동물들에만 연민을 느끼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생각에 미치자, 제가 무심결에 죽이거나 먹고 있는 여러 생명들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행여나 직접 죽이지는 않더라도 도의적 책임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안락사 없이 잔인하게 살육되는 동물들의 죽음에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가 한 몫 한다는 사실이 참 슬프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진경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기 때문에 단순히 동물에 대해서 어떠한 ‘자비심’으로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든지, 자연적인 삶이라는 것에 대해 목가적인 생활을 떠올리고, ‘그곳으로의 회귀’라는 식으로 환경을 바라보는 것이 굉장히 우스운 관점이라는 것을 잘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물건을 쉽게 샀다가 쉽게 재 팔아버리는 습관이 있는데, 그러한 태도 또한 자연을 도구로 생각하는 것과 별 다름이 없다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죠. 또 그러한 행동 사이사이에서도 은연중에 가치를 ‘값’으로 매기고 행동하는 제 자신이 신기할 정도로 자본주의에 물들어있는 것이지요. 그러한 것을 직시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부분에서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친구들에게 불온한 인문학을 소개한다면요?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하더라도, ‘자본주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며 한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다가가는 첫 스타트 장소로서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독파해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신다면 더 좋고요. (스스로 책을 많이 읽으시게 될 겁니다.) 단순히 <불온한 인문학>과정을 수강하면 자본주의에 관련된 모든 것이 마스터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혼자서 더 공부해보고 싶은 것들이 하나 둘 생기는 것이 제게 가장 좋았습니다. <불온한 인문학>을 하면서 자발적으로 여러 가지 책들을 읽게 되었던 것이 그 때문이었어요.

 

공부를 하고 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 무슨 ‘운동권’이어야만 한다는 인식은 악성댓글만큼이나 우스운 생각인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어떠한 단체로서 세력을 이루고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편향된 부분이라는 오해만큼 우스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옳고 그르다는 흑백논리로 말하기 위해 공부하는 과목 또한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개인의 자유로운 생각과 태도, 인식 등이 점점 자라날 때 비로소 거대한 자본주의라는 틀 또한 여러 형태로 변형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틈틈이 일과를 쪼개 자본주의를 공부하였기 때문에 쫒기는 시간들이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직장인이시라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헤헤!) 좀 더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맑스의 ‘자본론’에서 등장하는 생소한 용어들 또한 아직은 오래된 친구처럼 익숙하지는 않고요. 하지만 꾸준히 공부하게 되면 제 몸에 점차 익숙해질 것 같습니다. ^^

 

욕망에 대해서 다루는, 트랙 2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들뢰즈는 미술 분야에서도 중요한 인물 중에 하나인데, 미술인들이 아닌 다양한 사람과 그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 참 기대됩니다! ^.^

 

불온한 인문학 트랙 2 가 궁금하시다면~~!

클릭!!

 

http://nomadist.org/xe/bulin/121570

 

 

 

1.JPG

 

 

유진 /불온한 인문학 1기! 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학부를 졸업한 후 지금은 이것저것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작업도 간간히 하는) 하면서 어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꽃다운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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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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