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국가


  

국가를 언제 경험했지? 국가에 살고 있잖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국가를 의식하게 된 것 같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매일 하고(…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 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헉~), 국기와 무궁화를 그리면서….
 

나는 육성회비를 내면서 초등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학교 건물 등은 국가의 혜택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은 부모님이나 이웃 분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시골에는 뜻있는 분들이 땅과 돈을 기부하고 동네 분들이 부역을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지어진 학교가 많다. 그 학교가 폐교될 때에는 교육청이 재산권 및 제반 권리를 행사하였다. 국가가 국민의 재산을 도리어 빼앗은 셈이 된다.
 

16년 학교에 다니면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공부나 필요한 교육보다 국가에서 주어진 교육을 받았다. 요즘 수요자 중심이니 서비스니 하는 용어를 쓰며 학생 중심의 교육을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학생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국가가 정한 틀에 맞추어지는 교육을 받거나 학교를 다니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도 쉽지는 않다. 성실하게 학교에 다니고 의심 없이 교육을 잘 받으면 온순하며, 국가와 민족에 순종하고 희생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경쟁에서 이겨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이 훌륭한 사람이며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찌질해서 무능력하고 못난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게 된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학교 다닐때는 아무 생각 혹은 거부감 없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열심히 했었다.-_-;;>

 다시 20년간 공무원이 되어 학교에 다녔다. 국가에서 월급을 주니 명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움직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도 세금으로 주는 것이다. 교사로서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치기가 어려웠고, 학생. 학부형들도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것이 생기긴 했지만 점점 더 형식적으로 흘렀다. 정해진 교육과정이 있고 시간표조차 맘대로 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나에게 그러한 것을 요구한 이들은 누구인가? 부모님, 선생님, 동료교사, 교장, 장학사, 등이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순종하고 열심히 국가에 충성하라고 하고 한다. 그래야 편하다고. 교육청의 명령이나 의도는 이길 수 없으므로 무조건 따르라고 한다. 꼬드기기도 하고 감시도 한다. 교사 자격증은 대통령 이름으로 받은 것 같다. 학교로 발령을 받을 땐 교육장이나 교육감의 이름으로 발령장을 준다. 그들은 누구에게 그러한 권한을 받았나? 장관, 대통령? 대통령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았다고 한다. 국회의원, 법관, 경찰관, 군수, 면장, 교사, … 다 그렇다. 그럼 국가의 실체는 국민인가? 나??? 그러면 나는 어째서 배우고 싶은 대로 배우지 못하고 가르치고 싶은 대로 가르치지 못하는가?

국가에 대해 마음까지 다 바쳐야하는 것으로 배웠지만 갈수록 국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은 신뢰가 가지 않고 화가 나고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국가에서 하는 일의 결과를 보면 부자나 권력을 가진 자에겐 유리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은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도 많았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인가?>


대기업에게 국가는 세금으로 모은 돈을 낮은 이율로 빌려주거나 그저 주어서 기업을 살리고 보살핀다. 재벌들은 그들의 노력에 의해 된 것처럼 행세한다. 위기가 오면(아니어도, 또 경영 잘못이라 해도)노동자들은 해고되지만 재벌이 구조조정 되었단 소린 못들었다. 노동자들이 저항이라도 할라치면 목숨을 걸어야한다. 힘센 미국이 자국 재벌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어린 아이들까지 죽게 하는 전쟁에 군인들을 파병하는 것은 정말 수치스럽다. 돈을 벌기 위해 가축들을 착취하고 가축들이 제대로 살 수도 없는 환경을 만들어서 수많은 가축들을 몰살하는 탐욕스런 행위를 부추기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국가는 약한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겐 매몰차고 폭력적이다. 고등학교 시절 데모를 열심히 하는 언니, 오빠를 둔 친구가 광주 항쟁의 진실을 말했을 때 국가가 그럴 리가 없다며 뉴스가 거짓말 하겠냐며 친구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나 국가는 군인과 경찰을 동원하여 국민을 살해한 것이 사실이었다. 우리나라 곳곳에 군인, 경찰, 등에 의한 민간인 학살의 현장은 수도 없이 많았다.

이 국가는 도대체 누구인가? 구체적인 실체는 없다. 국가 권력을 장악한 그룹들에 의해 정책이 정해지고 일들이 결정된다. 그들의 논리에 설득당하거나 거짓 선전에 속거나 이익을 함께 한다고 믿는 나, 부모, 친구, 이웃, 등이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힘을 만들어 준다.



글 / 뒤죽박죽 책상
* 이진경의 철학교실 일요일 세미나에서 '내가 경험한 국가'라는 주제로 '뒤죽박죽 책상'님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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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0 1 1  여 름 강 좌 안 내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은 매 분기별로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여러 강좌를 통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소통하며 새로운 지식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경험을 쌓아가고자 합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삶을, 그리고 삶으로부터 다시 공부를 길어내는 느리지만 부지런한 여정! 배움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려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개강일: 2011년 7월 4일 월요일

 

∙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218-23 이스턴빌 2층 수유너머N | 전화 (070)8263-0910 | http://www.nomadist.org

 

∙ 접수계좌: 우리은행 011-9571-1509 (휴대 전화번호와 동일) 예금주 명: 오하나

 

∙ 강좌문의: 오하나(011-9571-1509), 문화(010-6210-3021)

 

∙ 수강을 원하시는 분은 위의 접수계좌에 입금하신 후, <강좌 신청 및 확인> 게시판에 강좌명과 입금자명을 남겨주세요. (게시판 바로가기 클릭!)

(수강생명과 입금자명이 다를 경우 꼭 게시판을 통해 알려주세요.)

 

∙ 주차공간이 협소하오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에서 진행하는 모든 강좌의 수강료는 환불되지 않습니다. <강좌신청> 게시판의 공지를 참조해주세요.

 

 

 

 

 

01 예술 강좌| 20세기 아방가르드 미학과 초현실주의 운동 - 꿈꾸고, 사랑하고, 혁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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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일 : 07월 04일 (월)

 

강좌회비 : 10만원 (6강)

 

 

초현실주의자들은 ‘현실의 외부’를 가르쳐 주었다. 우리가 ‘초현실주의’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다시 사유해 보려는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꿈과 무의식’을 생각해 보는 것은 ‘깨어나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20세기의 가장 매력적인 사상가 발터 벤야민이 꿈꾸었던 혁명의 예술, 초현실주의를 만나본다.

 

 

1. 상징주의, 매혹적인 상상과 허구의 세계 _유정아

보이는 현실의 재현에 몰두했던 인상주의를 넘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구한 상징주의자들. 그들의 신비롭고 매혹적인 사상과 작품세계.

 

 

2. 다다이즘, 째깍거리는 정치적 폭탄 _유정아

무정부주의적이었던 다다이스트들의 등장과 활동, 부르주아 예술을 비판하고, 정치, 철학적 전제들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했던 이들의 재기발랄한 반미학!

 

 

3. 초현실주의 선언,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_유정아

비이성적인 것을 사유할 또 다른 권리, 1924년 ‘인간의 권리에 대한 새로운 선언’을 했던 초현실주의 운동의 태동과 무의식의 탐구!

 

 

4. 초현실주의 그룹과 “섹스 토킹” _박수진

앙드레 브르통을 중심으로 초현실주의자들이 말하는 사랑과 섹스, 욕망과 쾌락과 도덕, 무의식과 충동.그 거칠고 흥미진진한 논쟁!

 

 

5. 벤야민과 초현실주의, 대중문화라는 꿈나라 _유정아

발터벤야민이 초현실주의자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상품물신의 세계, 현대 소비사회에 대한 열정적인 매혹과 비판

 

 

6. 아우라의 흔적, 초현실주의 귀환과 현대미술 _박수진

초현실주의 전시를 통해 만나는 타자성과 재현의 문제, 20세기 후반의 전시와 비교하며 새롭게 조명하는 초현실주의의 영향과 흔적.

 


 

 

02 인류학 강좌| 근대의 외부들 - 다른 세계를 발명하는 인류학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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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일 : 07월 06일 (수)

 

강좌회비 : 10만원 (6강)

 

 

경계를 넘나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류학적 상상력이다. 자연과 문화, 환경과 인간, 권력과 자유, 개인과 집단이라는 이분항의 긴장을 가로지르자. 그리고 새로운 사유의 방향을 탐색하자! 우리는 인류학의 여섯 가지 모멘트를 통과하며 교환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려는 공리주의, 그 실용주의의 철벽을 내파할 것이다. 우리 안의 낯선 외부들을 발견하기 위하여!

 

 

1. 섹슈얼리티 :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 <원시사회의 성과 억압> _홍서연

말리노프스키는 모권제 사회인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가족관계를 통해 원시사회의 섹슈얼리티를 기술한다. 문제는 성적 억압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자, 그렇다면 모권제는 어떻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분열시키는가?

 

 

2. 선물 : 마르셀 모스, <증여론> _오하나

“아주 최근에 인간을 ‘경제동물’로 만든 것은 우리 서양사회이다. 그리고 아직 모두가 그러한 종류의 존재가 된 것은 아니다.” 모스는 합리적 교환 대신 선물을 택한 공동체를 분석한다. 강의를 통해 우리의 삶의 비자본주의적 요소, 인간과 사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다.

 

 

3. 신체와 언어 : 앙드레 르루아-구랑, <몸짓과 언어> _홍서연

태초에 몸짓이 있었다! 몸짓은 인류학에서 의례와 테크닉의 기본단위이다. 르루아-구랑의 선사시대 고고학을 통해 기술과 언어, 인지능력과 사회성의 상관적 발달 궤적을 추적해 보자.

 

 

4. 국가 :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_문화

클라스트르는 추장제 사회 속 전사들의 잇단 전쟁과 무모한 행동에 주목한다. 폭력적인 이들의 모습에서 국가 없는 미개 사회가 떠오를 법도 하다. 하지만 전쟁이 중심적인 권력의 출현을 막는 국가 방지 메커니즘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가의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5. 주술 : 마르셀 모스, "주술의 일반적 이론에 대한 초고" _홍서연

주술(magic) 최초의 사유 형태이며 인간을 이해하는 열쇠이다. 인간행위를 사법적 행위, 기술적 행위, 종교적 의례로 나누는 모스에게 주술은 관례 이외의 것을 산출하는 창조적 힘을 지닌 것이었다. 주술사는 어떤 사람인가? 주술은 어떤 조건에서 효력을 갖는가

 

6. 야생성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야생의 사고> _정정훈

새로운 사유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우리에게 익숙한 사유의 방식과 삶의 방식이란 단지 하나의 삶의 체제에 불과하다. 레비스트로스의 저 유명한 책, <야생의 사고>을 통해 새로운 사유와 삶의 체제를 모색한다.

 

 

 

 

 

03 철학강좌 | 히치하이커의 정치학 - 현대정치철학의 지형과 지표들을 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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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일 : 07월 08일 (금)

 

강좌회비 : 10만원 (6강)

 

 

 

촛불을 거치며 정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고취됐다. 하지만 이 관심이 복지국가론으로 축소되어서는 곤란하다! 정치는 국가의 운영방식으로 환원될 수는 없는 법.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현대정치철학의 이론적 공간을 탐사하는 히치하이커가 되고자 한자. 국가권력의 지반을 넘어서는 철학자들의 기발한 해방의 사유에 탑승하기.

 

1. 한나 아렌트 : 오이코스와 폴리스 _이진경

폴리스로부터 오이코스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빈민을 몰아내려는 정치적 사유에 히치하이킹! 오이코스를 통해, 정치로부터 배제된 자들을 통해 폴리스를 전복하는 정치를 사유한다.

 

 

2. 자크 랑시에르 : 평등의 정치학 _이진경

치안과 정치의 대비 속에서 자격 없는 자의 정치학을 제안하고, 보이지 않는 자들을 보이게 만드는 감성의 정치. 랑시에르의 사유에 히치하이킹하여 존재론적 차원의 평등성의 정치학까지 밀고 가본다.

 

 

3. 미하일 바흐친 — 유혈 낭자한, 도래할 사건으로서의 혁명 _최진석

용산참사를 겪은 우리 눈에 ‘성숙한 민주주의’는 폭력을 독점 행사하는 자들의 미사여구일 뿐이었다. 미하일 바흐친을 통해 혁명과 정치, 폭력의 난맥상을 돌파한다. 혁명은 정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므로!

 

 

4. 자크 데리다 — (불)가능성의 윤리와 정치 _최진석

정치의 윤리, 혹은 윤리적인 정치의 불가능성! 정치의 잠재성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고, 한계를 돌파하는 데서 비롯된다. 데리다의 <법의 힘>을 통해 불가능에 도달하는 행위, 그 속에서 실현되는 정치를 발견한다.

 

 

5. 에티엔 발리바르 : 이데올로기의 전화와 인권의 정치 _정정훈

스마트폰과 SNS로 표상되는 첨단의 세계 한 복판에서 오히려 배제된 자들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종, 종교의 이름으로 무의미한 폭력을 휘두르고... 우리는 정치의 가능성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의 복원을 고민하는 발리바르의 정치 철학을 따라간다.

 

 

6. 질 들뢰즈 : "소수정치, 또는 정치의 소수화" _변성찬

들뢰즈의 ‘소수성’ 개념을 중심으로 ‘들뢰즈의 정치학’을 재구성해보는 것, 이것이 이번 강의의 목표다. 들뢰즈가 구분한 ‘고전적 정치영화’과 ‘현대적 정치영화’의 차이를 중심으로, 그 함의를 보다 분명하고 풍부하게 밝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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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디스트
"선생님, 근데, 독도가 왜 우리 땅이예요?"


중학교 역사 수업 시간. 독도가 무슨 연료 자원이 있어 절대 잃을 수 없는 영토라고 했다.

안영복이 어쩌고, 러일전쟁 중에 독도가 강제적으로 일본에 편입된 것이라 했다.

한일 공동관리 수역에 독도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도 말씀하셨다.

졸린 눈으로 듣다가 질문해서인지, 장난스러운 말투 때문이었는지, 내 질문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웃음만 줬다.

 그 때 나는, '우리 땅'이라는 말에 의문을 가졌었다. 우리 나라? 우리?

내가 만약 일본인으로 태어났다면, '다케시마는 우리 땅'이라고 했을까?


내가 처음 '국가'를 인식했던 것은 독도 문제가 이슈가 되었을 때였다.

'한국과 일본', '한국인과 일본인'은 어떻게 다르지? 국가란 어떻게 존재하는 걸까?

왜 '우리나라'가 되었을까?



아니, 먹기 싫다는데, 너가 뭔데?"


그리고 처음 국가를 경험했던 것은 촛불시위 때였다. 사실, 내가 촛불시위에 갔던 이유는, 먼저,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바쁜 걸음걸이로 걷던, 어깨가 수백 번 스쳐도 인연이 될 것 같지 않던 사람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파트 창문 개수만큼 사람이 있었구나. 실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었구나 싶었다. 밤을 새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좋았다. 길거리에서 만난 학교 선생님과 학교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청소년 기자단으로 거리 인터뷰를 했을 때, 어떤 분이 "뭘 안다고 시위를 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도, 지금도, 나는 아는 게 별로 없다. 근데 그게 뭐?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공부한 적이 없는데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무지를 자랑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를 배운 사람만 정치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전문가처럼 다 알아야만

말할 수 있는 걸까? 대체 언제 '다 알아서',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다 알 수 있기는 할까?

 

내가 촛불시위를 갔던 두 번째 이유가 바로, "너가 뭔데?"였다. '국가가 뭔데? 아니, 사람들이 싫다잖아, 국가경쟁력? 국가가 기업인가? 

이건 아닌 것 같아.'라는게 당시 내 생각이었다. 국가에 대해 신경 쓴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부딪혔던 것이다.

'쟤가 지금 뭐라는 거야? 아니, 근데 쟤는 누구지?'


나는 당시 다른 어떤 것보다 '전경들의 얼굴'에 충격을 받았다. 아무 표정도 움직임도 없는 것이 신기해서 

바로 앞에 가서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러다, '명령'이 떨어졌고, 순식간에 우리 사이에 있던 방패가 열리고, 

전경의 손이 내 몸을 잡아끌었다. 같이 밤새 이야기했던 학교 선생님과 골목길로 도망을 가야했다. 


전경들과 내 사이에 있던 방패는 '명령'이 떨어지면 열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멀뚱멀뚱 한참을 쳐다보면 

한 번 말을 걸어볼 법도 한데. 명령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시위가 길어지고 시위의 연령층이 다양해졌을 때, 자주 놀러나가 자꾸 전경들만 쳐다보고 있으니 중하수인이라는 분이 '여자 좀 소개 시켜 달라'고 말을 걸었다. 우리 친척 오빠랑 같은 나이였다. 하루는 중대장 아저씨가 경찰복을 벗고 나와,

"걱정이 되니 집에 가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초등학생, 중학생 딸이 있다고 했다. 곧 시험 아니냐고, 꿈이 뭐냐고 물어보셨다.

왜 이 사람들과 내가 방패를 사이에 두고 있어야 하지?

아, '국가경쟁력과 국가브랜드이미지'를 위해서 국가는 국가가 하는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정리할 수 있구나. 

경찰은 내가 위험할 때 '112'에 신고해서 부르는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구나. 

이들은, 국가의 명령을 받으면, 원하지 않아도 방패와 곤봉을 들고 시민과 대립을 해야 하는 구나.

명령을 받으면, 얼굴에 아무 표정도 지을 수 없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거구나.

 


"천주쟁이들이 날뛰니 삼강오륜의 기틀이 땅에 추락하는거야!"


'조선명탐정'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임판서'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조선의 기강이 흔들리기 때문에, 조선을 위해서, 천주쟁이들을 죽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러 뻥치는게 아니라, 정말로 '삼강오륜의 기틀'을 걱정하는 듯이 보였다.

'국가'도, 그렇게 자기가 뻥치고 있는 줄 정말 모르나보다.



"국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국가가 뭐지? 국가가 뭘 하죠?"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서 4명의 언니들과 3명의 오빠들에게 대뜸 물었다.

내가 그랬듯이, 다들 국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 모양이었다.


언니 한 명은 '국가가 모든 것을 다 들어줄 수는 없다'는 얘기를 했다.

'국가는 잘 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갸우뚱. 그러니까 뭘?


3명의 언니들은 '국가? 내가 태어난 곳인가?'라고 말했다.

국가가 아무 것도 안해서인지, 너무 잘해서인지, 아니면 우리들의 애국심이 부족한지.


나머지 오빠들은 '관심 없어'라는 반응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시인이 꿈인 사람이라,

"만약에 국가가 오빠더러 시 쓰지 않으면 국가가 발전한다고 하면 안쓸거야?"라고 물었다.

옆에서 듣던 언니 3명은, "국가가 뭘 해줬다고? 나라면 싫어!"였고, 시인이 꿈인 오빠는

"정말 발전하면?"



<내가 경험한 국가>에 대해서 글을 쓸 생각에 묻기도 하고, 기억도 더듬어보았다.

국가관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기도 했는데, 국가주의, 자유주의 국가관 등이 나오더라.

그러다 그냥, <내가 경험한 국가>로 국가에 대한 생각(국가관?)을 적어보기로 했다.


우선, 내가 글을 쓰며 느낀 것은 나 자신이 '국가'에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첫째, 나는 애국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독도 문제나 동북공정이 이슈가 됐을 때를 보면,

내 주변 친구들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가 경기를 하는

것을 볼 때도, '김연아는 참 예쁜 것 같아'라고 생각할 뿐이다.


내가 태어난 나라고, 나는 한국인이지만, 그것은 '국가'와는 별개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일본, 중국, 이름만 다를 뿐이지, 대다수의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들은 '국가'와 별개인

사람들이 더 많지 않나?


둘째,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국가'는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었나보다.

돈이 많고, 공부도 많이 하고, 그러다보니 권력까지 가진 사람들? 이라는 느낌이다.

돈이 많고, 공부를 많이 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가진 돈은 물려주고, 아는 것은 자기만 알고, 힘으로 그것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셋째, 그런데 그 힘으로, 돈 많은 사람이 돈 없는 사람을 돕게, 알고 있는 것은 서로 나누게,

할 수 있을까? 권력을 어떻게 쓰느냐는 결국, 권력을 가진 사람 마음이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권력을 잡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 많은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자신만 남아서 더는 포기할 엄두도 못내는 것은 아닐까?

착한 엘리트와 착한 권력자가 착한 권력을 쓰기를 소망하는 것은 소망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즉, 권력자의 문제라기보다, 권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셋째, 그래서 나는 '국가관'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세글자가 너무 딱딱해서 그런가싶어,

어떤 국가를 원하나? 라고 생각해보았는데, 딱히 짚이는게 없다. 그냥 평소에 내가 꿈꾸던 세상에 대해

쓰려고 한다.


나는 의식주를 만족하는 최소한의 돈으로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조금 더 돈이 많은 사람이 돈이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알고 있는 것은 서로 나누고, 힘으로 무엇을 제압하지 않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많이 행복한 세상은 함께 행복한 세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이를 도울 수 있는 걸까? 




위 글은 이진경의 철학교실 일요일 세미나에서
'내가 경험한 국가'라는 주제로 지호님이
써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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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ncingmoon
얼마 전 김연아가 출전하는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로 대한민국에 다시 한 번 피겨열풍이 재현되었다. 아사다 마오나 김연아 모두 피겨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처음 피겨를 시작했던 이유는 본인들이 좋아하거나 잘했기 때문에, 혹은 그 운동을 하는 것이 즐거운 활동이라는 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개인적인 동기는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하는 과정을 통해, 남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그 욕망은 다시 이 선수들을 더욱 열심히 하게 하는 동기로 작용했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 열심히 실력을 겨루고, 이겼을 때 느끼는 그 짜릿한 쾌감, 성취감. 이런 것들이 아마도 계속해서 선수들을 훈련하게 하고 더욱 훌륭한 선수로 발돋움하게 하는 원동력이란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시합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대회에서 시합을 벌이는 그 당시 곳곳의 과정들이 힘들기도 하지만 분명 즐거운 경험일 것이다. 개인적인 욕망이 더 큰 동기로써 작동할 때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피겨를 하는 원동력이었던 개인적인 욕망, 그 자리에 슬그머니 국가의 욕망이 자리 잡기 시작한다. 열심히 하다 보니, 즐기다 보니 어느 순간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게 된 것인데, 하다 보니 곁가지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것이 곧 각 본인들이 속한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도 일조하게 된다. 그렇게 주객이 전도되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욕망보다 국가적인 욕망이 더 커지면서 피겨를 하는 것이 선수가 원했던 것에서 어느새 국가가 원하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국가가 원하기 때문에 1위를 해야 하고,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상태에서도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기에, 내가 아닌 온 국민이 염원하는 일이기에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써 세계 선수권 대회는 의무적인선택이 된다. 내가 원했던 일은 내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로, 설렜던 긴장은 1등에 대한 부담으로 변질된다. 이쯤 되면 국가는 법, 군대, 경찰을 동원한 강제적 폭력과 방법론만 다를 뿐, 선수 개인에게 암묵적이고 보이지 않는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다. 김연아가 잘하는, 김연아의 몸짓을 잘 드러내주는 곡과 의상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이상봉이 한국 산수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한국적인 의상을 입고, 한국 대표 민요인 아리랑을 편곡한 한국의 가락인 오마주 투 코리아에 맞춰 연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제 김연아는 김연아가 아닌 대한민국의 김연아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사실 그 옷과 곡은 전혀 한국적이지도 않았다.

 

 이 같이 선수 개인에 대한 국가의 지배력은 다른 국민들에게도 김연아를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 1위를 해냈다는 희열을 선사하고, ‘애국심이라는 심적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귀속시키는 지배력으로 확장된다. 국적과 관계없이 한 개인이 보이는 진정성과 그 유려한 연기 하나하나에 감응했던 사람들은 이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김연아의 성적, 실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자신을 열심히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으로 바친 오마주 투 코리아를 보면서 김연아의 그 마음을 느끼고, 그녀의 메시지를 읽으려 했던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그보다는 오마주 투 코리아를 연기하면서 실수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선수 김연아가 한국 피겨를 다시 세계 1위로 올려줄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명실상부하게 피겨계의 전설이 된 그녀가 2위 밖에 하지 못했다고 비난받으며, 그 사실이 왜 그녀의 예능 활동에 대한 비난의 근거가 되는 것인가?

 우리가 대한민국의 국민의 위치가 아닌 단지 그녀를 응원하는 사람의 위치였다면, 그녀가 오마주 투 코리아로 우승하는 데 관심 갖기보다는 여태까지 자신을 응원해준 사람들에 대한 보답으로써 오마주 투 코리아를 연기했다는 그 자체에 충분히 감동받을만한 일이 아닐까 한다. 국가라는 개념으로 관객의 대상을 한국이라는 공동체로 제한하기 시작한 순간, ‘오마주 투 코리아가 나왔다. 세계 선수권 대회를 다른 국가 사람들과 소통하기 장으로 만나기보다는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을 나누고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에 감동을 시켜야만 하는, 다시 말해 한국을 위한 무대로 만들었다. 그녀를 응원하는 사람은 비단 한국인만이 아니다. 국적과 관계없이 그녀의 연기에 감동받은 다양한 팬들이 있을 텐데, ‘오마주 투 코리아라는 노래 제목을 듣는 순간, 만약 내가 한국국적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섭섭했을 것 같다. ‘한국인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나는 오마주 투 코리아의 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영토, 사람, 그리고 지배력을 요소로 하는 국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순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경험을 놓치게 되는지 이번 오마주 투 코리아를 통해 다시 한 번 국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글 / 김현경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이진경의 철학교실" 수강 학인)
이 글은 "이진경의 철학교실" 2기 일요일 세미나에서
"내가 경험한 국가"란 주제로 현경님이 써오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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