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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음악이야기] 구원의 노래| Bob Marley 'Redemption Song' 울음으로 시작된 노래 50대의 영국군 장교와 18세 자메이카 소녀 사이에서 태어난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홀어머니와 함께 자메이카 킹스턴의 빈민가, 트렌치 타운에서 자라났다. 폭력과 살인이 빈번하던 빈민가에서 아이는 살인 사건을 목격하기도, 얼굴에 칼을 맞기도 한다. 학교보다는 축구가, 공부보다는 음악이 좋았던 아이는 결국 열네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용접 공장에 취직한다. 그리고 바로 그 용접 공장 앞마당에서 운명처럼 훗날 스승이 될 ‘조 힉스(Joe Higgs)’를 만난다. ‘조 힉스’는 ‘힉스 앤 윌슨’이라는 듀오의 일원으로, 천편일률적인 사랑 노래가 자메이카 음악계를 지배하고 있던 그 시절, 간자(대마초)와 라스타파리즘으로 대표되는 흑인 해방 운동을 통해, 빈민가 사람들을 옥죄고 있던 극단적인 소.. 더보기
[책리뷰] 체게바라를 잃어버리다 | 뜨거운 여행 여행이란 일종의 거대한 ’아이러니’와의 조우가 아닐까 싶다. 여행자는 늘 자신의 일상이 아닌 바깥을, 존재해왔던 그대로 보고자 꿈꾸며 떠나기 마련이지만, 여행지가 일상인 현지인들은, 다름아닌 바로 그 여행자들때문에 닥쳐오는 변화들에 온 몸을 부딪쳐야만 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의사소통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욱 더 ‘수줍은 신비’를 지닌 타자일 수 밖에 없는 이 양자는, 그래서 늘 서로에게, 어느 쪽으로든 변용의 계기를 선사하기 마련이다. 이 변용의 과정에서 ‘자신을 무너트리지 않은 채 꾸역꾸역 버티는 자’가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밝은 빛에 눈이 노출된 후 눈이 멀게 되는 자’도 있다. 박세열, 손문상의 은 이 중에서도 후자들의 경험담이라 할 만하다. 1951년의 체게바라가 산 파블로 나환자 .. 더보기
[영화리뷰] [미드의 철학, 미드의 사회학] 6번째 강의, [섹스앤더시티] 2/18 금 7시 30분 어린시절 TV 앞에 온가족이 모여 앉아 '닥본사'하곤 했던 나 등의 외화시리즈를 미드열풍의 1세대, 류의 미드를 2세대급으로 본다해도, 드라마 는 분명 미드의 역사상(?) 애매한 위치에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와 등의 미드가 탄생되며 지금과 같은 대규모의 미드팬이 양산되기 이전인 98년부터 ,SATC는 야금야금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바 있습니다. 이후 때마침 한국에 불어닥친 '된장녀' 열풍은 "나 SATC 팬이야"를 커밍아웃하게하는데 큰 장애가 되기도 했지만, 2011년인 지금까지도 주말 아침이면 여러 케이블 방송에서 마치 장수 고정프로그램인양 지난 에피소드들이 되풀이되어 방영되고 있는 것을 보자면, SATC의 보이지 않는 열풍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브런치 문화의 확산에는 미국 .. 더보기
[음악이야기] 미네소타 창녀에게서 온 카드 / Tom Waits - Christmas Card From a Hooker in Minneapolis 엄마의 투쟁  이달 초, 이삿짐을 꾸리다가 방 한구석에 놓여있던 편지함 박스 하나에 눈길이 멈췄다. 연례행사마냥 연말이면 늘 주고 받던 크리스마스 카드부터 학창시절 간간히 도시락 가방 한쪽에 들어있던 엄마의 편지까지... 짐을 꾸리다말고 한참을 주저앉아 옛 추억에 사로잡혔다. 그 속에는 A4사이즈의 초라한 '찌라시'가 몇 개 섞여 있었다. 한일 월드컵 열풍이 한창이던 2002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유명 대기업 직영 모 식당에서 일을 하던 우리 엄마는 그때즈음 회사에서 이상한(?) 통보를 받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회사에 있던 어머니 연배의 노동자들 모두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다른 업체에 소속되게 되었다는 일종의 '아웃소싱' 형식의 해고장이였던 셈이다.  똑같은 업장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