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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9 아베코보, 모래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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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내내 입안에 모래가 까끌거리는 느낌이 들게하는 소설이었다.

몸에 달라붙은 모래 알갱이들을 털어 내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혹시 나도 모래구덩이에 있지는 않은지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탈출을 꿈꾸는 주인공.

그가 꿈꾸는 탈출은 구속을 전제로 한다.

숨막히는 도시 생활로 부터의 탈출.

그 탈출의 동력은 '숨막히는 도시생활'에 대한 반응적 힘이다.

나 또한 그것이 자유인줄 알았다.

혹은 지금도 그런 자유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자유를 꿈꾸는 동안,

나는 결코 <떠남>을 강행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떠남>은 탈출과는 다른 힘을 필요로 하는듯 싶다. 

 

주인공은 변종을 찾고 싶어 했다.

변종 벌레를 찾는 그 소소한 업적속에서 이름을 남기고 싶어했다.

어쨋든 그가 <떠남>을 강행할 수 있었던 동력이 된 것은

도시생활로 부터 벗어남이라는 이유로는 이루어 질 수 없었던

변종 벌레를 찾고자 하던 그 욕망이었다.

 

반대로 모래구덩이에 갖힌 삶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모래 구덩이를 기어나왔 을때, 

그는 모래구덩이를 떠나지 못한다.

 변종을 찾으려 했던 그는 스스로 변종이 되었다.

 

반응적인 힘의 에너지들은 어쩌면 <탈출>을 성공시킬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탈출 이후의 무기력을 달래는 길은 또 다른 탈출 외에는 없지 않을런지.

그런 반복적인 탈출이 결국 향하는 곳이 허무주의일까?

 

출발이  떠남이라 할지라도

그 떠남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유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또 다른 탈출을 꿈꾸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탈출을 계기로 했더라도

삶속에서 적극적인 떠남을 만드는 일 또한  가능할지도 모른다. 

 

스스로 변종이 된 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도 일종의 변종은 아닐까?

내가 있는 이곳이 모래구덩이라면,

나는 모래구덩이로 <떠나>온것일까. 아니면 <탈출>한것일까.

 

생기 발랄한 봄날.

하필이면,

끊임없이 모래흙을 파내야 했던 그 변종 사나이를 떠올린 이유가 뭘까.

 

 

2011. 3. 노마디스트수유너머N 백수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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