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다, 7080코드

 

‘세시봉’ 지난 설 연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이다. 이와 함께 지식인에는 ‘세시봉특집 보고 감동 먹은 1인입니다. 세시봉 특집에서 나온 노래 가사 좀 알려주세요~’ 등등 세시봉 관련 질문들이 올라왔다. 가히 전 국민적인 열풍. 갑자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1960·70년대 포크 음악 역사를 공부하고 있나. 그럴 리가 없다. 이렇게 인터넷 포털이 시끄럽다면 전국민의 교육 매체인 방송이 뭔가 한 건 크게 터뜨린 것이다.


 이번 대박 강의는 바로 M사의 놀러와 였다. 세시봉 특집 콘서트를 1, 2부로 나눠서 편성한 것인데 40년 전 불렀던 그 시절 그 노래를 그때 그 친구들과 우정의 하모니로 선보였다. (물론 나는 본방 사수는 안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운로드해서 봤다.) 그 덕분에 진보와 보수,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젊은이들까지 모두 리모콘 싸움 없이 무난하게 시청했다고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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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세시봉 콘서트' 2탄은 동시간대 방송인 KBS '승승장구' 8.0% 와 SBS '강심장'9.9%를 훨씬 앞서는 16.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최강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

 

 

제작진 역시 기쁠테다. 재미와 감동은 물론이고 시청률까지 잡았다고 하니. 방송국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그 기분 알 것 같다. 사실 그냥 분위기만 좋으면 말짱 꽝이다. 시청률이 좋아야 진짜 좋은 것이지! 여기 저기서 재밌다고 댓글이 달리고 블로그에 캡쳐 화면이 떠도 시청률에 반영이 안되면 아무 소용 없는 게 방송이다. 방송에 있어선 아직도 시청률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현재의 시청률 조사 시스템은 너무나 비합리적이며 알 수 없는 방식이다. 알만한 분은 알겠지만 말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어쨌든 토끼해 벽두부터 놀러와는 두 마리 아니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것이다. 재미, 감동, 시청률!


세시봉 콘서트 이후 기사들을 보면 모두들 ‘40년 전에 활동했던 이들의 노래가 아직도 인기가 있는 게 너무나 신기하다고, 이렇게 큰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들 한다. 그런데 정말 몰랐을까. 이것은 정말 기이한 현상일까. 아니다. 세시봉 콘서트 대박은 지금 현재 우리 방송가나 대중문화 전반에 있는 복고, 향수, 서정성, 등등 주요 키워드가 집약된 결과다.


이미 이런 현상은 라디오에서 이미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주 청취층이 중년층 이상이고, 또 일대일 교감을 강조하는 매체적 특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하루 종일 어제도 들었고 내일도 어딘가에서 들을 것만 같은 그런 무난하면서도 서정적인 7080음악만 고집하는 프로그램이 단연 인기다. 아무리 디제이 목소리가 좋아도 기발한 코너가 있어도 글을 잘 써도 소용없다. 7080의 향수를 자극해야만 한다. 공연이나 영화 시장 역시 그러하다. 과거 인기 있었던 드라마나 영화를 각색하고 그 당시 하이틴 스타를 등장시키면 웬만한 청춘 영화 보다는 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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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명동엔 세시봉 외에도 다양한 음악다방이 많았다.

명동의 <마이하우스> <쉘부르> <로즈가든>, 소공동의 <라스베가스> 등은 문화의 용광로라 할 수 있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려운 시절을 지나 이제는 제법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은 7080세대가 높아진 경제력으로 문화 소비의 주 대상이 됐기 때문에, 또 워낙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옛 추억을 되새기며 위로 받으려는 욕망 때문에 7080문화가 인기라고들 한다. 이런 전문가들의 분석에는 사실 몇 가지 무리가 있다. 7080이라는 세대론 자체가 원래는 서울에서 이 시대에 대학을 나온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이 보다 더 윗 세대까지 이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세대론이 늘 그렇듯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틀이기 때문에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만들어진 틀대로 욕망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대충 요약하자면 그 시절 고생 고생 하다가 살아남은 전설! 이 레전드는 세시봉 친구들만이 아니다. 그 시절부터 지금 까지 죽거나 망하거나 하지 않고 살아남은 세대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얼마나 많은 고비가 있었는가. 70년대는 우리 현대사 중 가장 엄혹했던 시절 중 하나다. 대중가요 역사상 가장 많은 금지곡이 양산됐고, 대학생들은 대학생들대로 데모하느라 힘들고, 대학에 진학은 꿈도 못 꿔보고 통기타 문화·히피 문화 뭐 이런 낭만도 모르고 그저 일만했던 우리 부모들까지 각각에겐 그들 나름의 못 이룬 꿈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시절이 하나의 소비재로 잘 팔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7080 문화 앞에서 우리는 같은 추억을 공유한 것 같다. 예를 들어 그 시절 서울에 살았건 지방에서 공장에 다녔건 말이다. 도식적인 나눔이긴 하지만 이것은 지금 현재 그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 지를 판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차이인데도 말이다. 차이는 모두 무너졌다. 이 7080문화 앞에서는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전설의 세대일 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곧바로 그래도 지금은 그때 보다 더 낫지 않느냐라는 논리로 나아간다. 아! 누군가가 연상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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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여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화목한 모습. 당신의 가족은 어떤가. 이런 모습이 가능한가.

혹시 이렇게 화목한 모습이 아니라 부끄러운가. 부끄러워 말라. 알고보면 이런 화목한 모습 별로 없다.

그리고 겉보기만 화목할 뿐 각자 방에 가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를일이다.)

 

따뜻한 안방에서 70년대의 낭만을 추억하고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는 한 가족. 부모세대 혹은 삼촌, 고모들은 ‘역시 노래는 송창식이지. 요즘 애들 노래는 죄다 이상해.. 봐라 니 좋아하는 그 놈들은 라이브도 못하잖냐’ 그리고 아버지는 그 시절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해 자식을 키우느라 못다 이룬 꿈을 이야기 한다. 그들의 자녀들은 고개를 주억거리고. 아버지의 잔소리는 싫지만 환갑 넘은 할아버지들이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게 멋있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어쨌든 아버지가 우리 때문에 고생한 건 사실이니 나도 열심히 공부해야지. 결심했던 이 가족의 설날 풍경은 따뜻했을 것이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세시봉이라는 달콤한 당의정이 입혀진 알약을 삼켰다. 그리고 오늘도 평온했으며 심지어 잘 몰랐던 아버지의 아름다웠던 청춘 시절까지도 나누었다는 착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든다. 우리가 이렇게 텔레비전을 통해서 부모세대와 소통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 부모 세대 뿐만 아니라 어쩌면 나를 위협할지도 모르는 저 멀리에 있는 그들과 함께. 잘 들여다 봐라. 그들과 나는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없다. 자꾸 재미와 감동 앞에 우리는 하나라고 말하는 그들. 시청률까지 잡았으므로 옳은 명제라고 주장하는 그들의 말을 의심해봐라. 지금 이 현실을 견디는데는 추억이나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당의정이 입혀진 알약이든 뭐든 먹어야만 한다고? 그래 정 그렇다면 먹어라. 하지만 깨고 나서의 그 절망은... 나도 모른다.

 

글 / 화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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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TV 앞에 온가족이 모여 앉아 '닥본사'하곤 했던 <브이>나 <맥가이버>등의 외화시리즈를 미드열풍의 1세대, <X-file>류의 미드를 2세대급으로 본다해도, 드라마 <섹스앤더시티(SATC)>는 분명 미드의 역사상(?) 애매한 위치에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로스트>와 <프리즌브레이크>등의 미드가 탄생되며 지금과 같은 대규모의 미드팬이 양산되기 이전인 98년부터 ,SATC는 야금야금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바 있습니다. 이후 때마침 한국에 불어닥친 '된장녀' 열풍은 "나 SATC 팬이야"를 커밍아웃하게하는데 큰 장애가 되기도 했지만, 2011년인 지금까지도 주말 아침이면 여러 케이블 방송에서 마치 장수 고정프로그램인양 지난 에피소드들이 되풀이되어 방영되고 있는 것을 보자면, SATC의 보이지 않는 열풍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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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문화의 확산에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영향이 컸다. 주인공들이 수다를 떨며 브런치를 먹는 모습은 하나의 로망이 되어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2000년대 중반 서울 이태원에서 시작된 브런치 카페 붐은 불과 몇년 사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브런치 애호가들을 양산하고 있다.

(늦은 아침 '브런치' 외식 새 유행/ 매일신문 2010.10.2)


전세계적인 SATC 열풍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역시 SATC는 많은 사회적 현상의 배후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드라마 <섹스앤더시티>를 비교적 올드한(?) 미드임에도 다시금 돌아보아야하는 이유입니다. 소위 사치재 소비의 메카로 일컫어지는 강남 특정 지역들에서 어느날 아침 눈을 뜨니 우후죽순으로 브런치 카페들이 생기게 된 현상, 말레이시아 무명 디자이너 브랜드였던 ‘지미추’나 ‘마놀로블라닉’ 같이 생소한 브랜드들이 대대적으로 압구정 모 백화점의 컬렉션 매장에 입점하게 된 사연 등의 뒷 이야기에는 모두 드라마 <섹스앤더시티>가 있었습니다. <시즌3>에서 샬롯이 트레이와의 결혼식 때 입은 웨딩드레스의 브랜드 ‘베라왕’은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단독매장까지 생겨 결혼을 앞둔 여성들의 선호상품 1위로 꼽히고 있고, 주인공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뉴욕 투어 버스는 여행사의 효자 상품이 된 지 오래입니다. 미국에서는 주인공 캐리 언니가 신고나온 '지미추' 구두를 신기위해 발을 작게 성형하는 수술 붐이 일고 있다는 믿기 힘든 소문이 나돌 정도 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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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C의 주인공들, 즉 뉴욕의 전문직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닮고자하는 사회적 현상은 비단 위에 언급한 소비재뿐만 아니라, 일부 젊은 여성 계층의 생활 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늦은 아침, 동성의 친구들과 간단한 식사를 겸해 이루어지는 공연 관람 혹은 요가 클래스 수강이 더 이상 유한마담들의 전유물이 아닌 젊은 계층의 보편 문화처럼 당연시되는 것을 보면, 일부 계층에게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실연을 당한 동성의 친구를 위해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거나, 결혼 혹은 출산을 앞둔 친구를 위해 ‘샤워(미국식 파티 문화의 일종)를 했다’라는 인증샷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블로그들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딱히 필요하지 않아도 명품 가방이나 구두를 구입하는 행위가 자신을 향한 위로나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자기개발서들은 앞다투어 쓰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소비에 대한 ‘안목’ 내지는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타인만이 진정한 친구라 여겨지는 현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급속히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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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은 성적 욕망만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명품과 패션에 대한 소비 욕망, 자기과시적 속물적 욕망도 드러낸다. 한마디로 ‘욕망하는 여자들’이다. 그간 욕망을 분출하기보다 억압받아온 여성 관객들은, 이처럼 더 이상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욕망의 주체인 주인공들에게 열광했다. 그 욕망의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자기 욕망을 숨기지 말고 당당하라. 이것이 ‘SATC’의 메시지다. 물론 그들의 욕망이 결국은 소비로 귀착된다는 점에서 ‘SATC’는 소비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욕망하는 여자들의 '멘토' / 중앙일보 2010.6.10)

 

물론 드라마 <섹스앤더시티>는 뉴욕에 거주하는 4명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사랑과 성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섹스'는 그저 다양하고 광범위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그것이 아닌 '도시에서의 섹스'로 한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도시'란 소비재가 넘치는 도시, 그 속에서 자신을 수많은 익명의 타인들과 구별지어 도드라지게 해야만 비로소 살아 숨쉴 수 있는 '소비 도시'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드라마가  구두 수집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상정한 캐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이유는 당연한 것이겠지요..

 

이번 강의에서는 늘 갖고 싶은게 너무 많아 괴로운 우리 삶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필요를 양산해온 것인지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 주변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소비행태들이 결국은 동일한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음을,  이를 넘어 진짜로 다양한 욕망들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생각해 예정입니다. 몸과 마음이 곤죽이 되도록 일을 해도 월급봉투를 받는 족족 카드빚 독촉에 시달리고, 사도사도 항상 부족하기만 한 우리의 도시에서의 삶.. 그 속에서 상처받지 않고 고통받지 않으려면 과연 어떠한 욕망이 필요한 것일까요?

 

글/ 김은영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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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리는 외박중](이하 '매외') [시크릿 가든](이하 '시크') 인기도에서 전혀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닌데이렇게 묶어서 얘기하는 이유가 뭔지 묻고 싶군요.

 

 : 매외와 시크에 대한 반응 차이는 엄청납니다. "사회지도층이 소외된 이웃에게 베푸는 선행"이라든지 "그게 최선입니까확실해요?" 대표되는 '시크 유행어 홀릭 현상' 불특정 다수에게 체감될 정도라면시청률 31% 기록한 [자이언트] 밀려 시청률 7% 머무른 매외는 닥본사(1) 고수한 소수 고정팬들과 장어떼(2)에게서조차짜증나는 대본 탓에 원성을 들었죠.

 

 : 시크갤(3) 갤러(4)들은 김은숙 작가에게 고마움의 선물을 보낸 반면 매외갤에선 인은아 작가뿐 아니라 교체된 고봉황 작가도 심한 욕을 먹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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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교체는 바닥을 기는 시청률을 만회해보려는 극약처방이었다는 보도가 나갔는데종방  매외의 여주인공 매리역의 문근영은 KBS 연기대상 수상소감에서 시청률에 목매는 방송국과 제작사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꼬집는 발언을 해서 소신발언이라 칭찬을 듣기도 했죠.

 

 : 매외에 관심 없었던 대다수는 논외로 하고매외 팬들이 작가교체  그처럼 환영한  생각하면 그건  이율배반적인 반응이 아닌가요?

 

 :  그렇다고는   없어요매외 팬들이 매외를 좋아한  무엇보다도 문근영과 장근석의 연기 때문이었거든요홍대 인디밴드 록커의 연애 이야기라든지 '집시 패션'이라 보도된 그런지한 패션도  요소였지만무엇보다도 매외를 살린  문근영과 장근석이라는  중평이었어요달콤한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리는 잡종적인 스토리 라인에다가 재치 없고 반복적인 대사기대치보다 짧게 배정된  주역의 할당 시간연인들의 얼굴을 동시에 잡지 않고 시종일관 한쪽을 애매하게 잘라버리는 서투른 카메라짜증나고 비현실적인 주변인물들의 캐릭터  모든 것이 형편없는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단지 문근영과 장근석의 힘이라고들 했죠.


 : 듣고 보니 정말 여러가지 면에서 시크와 극심한 대조를 이루는군요.

 

 : 칭찬보다는 까는   재미있고게다가 사랑이나 연애의 본질 같은 거야 굳이 우리가 얘기하지 않아도 시크에선 이미  읽히지 않습니까 매외를  다음에 시크를 봐서 그런지 세대간 갈등이 먼저 들어오더라고요.

 

 : 세대간 갈등이야 한드의 기본 요소잖아요설마 매외와 시크에서만 두드러진다고 말할 생각은 아니겠죠?

 

 : 물론이죠그런데 한드에서 울궈먹을 대로 울궈먹은  주제가 매외와 시크에선 조금은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어요매외 얘기부터 시작해 보죠시청자들이 펄쩍 뛰어오르면서 짜증낸 일순위는 부모들의 캐릭터였어요매리 엄마가 일찍 죽고 혼자 고생해가며 매리를 키웠다는 - 사실은 매리가 고생해가며 아빠를 지킨 사실이겠지만 - 매리 아빠는  빚쟁이에게 쫓겨다니는 무능한 가장이에요매리는 등록금이 없어 대학 국문과 3학년을 중퇴했고요빚독촉에 시달리던 매리 아빠 위대한은 옛부터 알고 지내던 형이 빚을 갚아줄 테니 딸을 며느리로 달라는 말에 매리를 시집 보낼 계획을 세우죠형이 당장 떡볶이집까지 차려 주며 결혼을 서두르자 몰래 혼인신고를  버리고매리에겐 우는 소리로 사정하죠. "아빠 때문에 이러는  아니야 너를 위해서야." 매리가 무결이랑 사귈  온갖 치사한 방법으로 따라다니며 괴롭히면서 한다는 말이, "이게   행복을 위해서야너네 엄마 아빠 같은 사람 만나서 불행했잖아." 매리 아빠 입에서 나오는 말이   모양인데이런 아둔함과 자기기만이 모두 진심인데다 나름대로는 엄청나게 애절해서 맨날 징징거린다는 것이 시청자의 짜증 게이지를 높이는 원인이었죠한편 매리 아빠가 형이라 부르는  많은 그분은 야쿠자 두목 같은 분인데매리 엄마에 대한 옛사랑을 잊지 못해 매리를 며느리로 들이려는 거죠그의 아들 정인은 어릴  인질범들에게 납치되었다가 아버지에 의해 구출된  아버지를 신이라 생각하며 성장했고여전히 폭력적이고 위압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죠매리와의 결혼을 거부할 경우 자신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가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의 자본금을 빼겠다는 아버지의 협박의 볼모가 되어 억지결혼을 받아들이면서매리에겐 "내게 결혼은 사업입니다" 수없이 반복하죠매리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조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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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이 났으니 말인데정인의 '결혼=사업타령과 매리의 '의리타령은 정말 지겹지 않았습니까?

 

 : 갤러들이 미치기 직전까지 갔었죠 번만  나오면 인은아 작가가 테러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때에 작가가 교체되었으니까요매리 아빠의 대사도 한심하고 정인아빠는  원래 미친놈이고정인도 한심한데 매리까지 그러니 매리-무결이 커플만 믿고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머리꼭지가 돌아버리는 거였죠그나마 기만적인 대사 치고 제대로 자존심 갖춘  무결이였는데아빠도 보호하고 정인이한테 의리도 지키고 정인 아버지에게 예의도 차리겠다는 매리 옆에서매리의 이중 결혼생활을 청산하게  아무런 대안도 내놓을  없었던 최종회 직전 15회까지열성 장어떼들 빼고는 실망과 한숨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였어요.

 

 : 하지만  때조차도 대부분의 팬들의 불만은 사랑스런  주인공을  저렇게 불쌍하게 만드느냐는 거였죠어떤 갤러는매외는 홍대 인디씬의 몰락이라고 했어요무결이가 인디밴드 록커의 자존심마저 꺾고 드라마 음악을 만듦으로써 메인스트림에  '유능한뮤지션으로 그려졌고바로 그런 무결이의 유능함이 결국 문제해결의 열쇠가 되었을  아니라 자신과 매리의 미래를 구원했을  아니라정인의 독립과 미래까지 보증하는 원천으로 그려졌거든요메인스트림에서 떴지만 여전히 홍대앞 차고에서 살고 홍대 놀이터로 돌아와 길거리 가수를 하며 인디씬에서 활동한다는 설정이지만그러면 뭐합니까드라마가 보여준 것은 '주류에 들어오지 않으면 너네 비주류에게는 몰락 밖에 없어'인데.

 

 : 그렇죠사실 드라마에서 무결이가 매리를 만나 자신이 원래 추구하던 음악(드라마에서는 데쓰메탈이라고 설정되어 있는데)에서 벗어나 가벼운 ("헬로 헬로") 작곡해서 뜨자 덩달아 예전의 ("부탁해 My Bus")까지 방송을 타는 걸로 그려지지만사실은 이거나 저거나  팝이죠. "부탁해 My Bus" 80년대 풍의 팝락이지 전혀 데쓰메탈이 아니에요무결이네 밴드 완전무결의 패션이나 사운드도 그렇고요원작인 원수연 만화에서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거지만얼터너티브나 모던락이 안되면 그냥메탈 정도로만 했어도 조금은  현실적이었을 거예요데쓰메탈은 시대에도  맞을  아니라 거기 나온 음악이나 모든 것과 너무나 거리가  장르에요원작이 있다고는 하지만 드라마가 비주류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더군요.

 

 : 드라마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아닌가 싶지만우리나라의 메인스트림이 너무 뻔뻔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죠주류에게 비주류 문화가 낯설 거라는  이해가 가지만조금만  성의를 보였어도 되는  아닌가요?

 

 :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는 거죠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주류문화의 거만함에 너무나 익숙해서인지그저 그러려니 하는  같습니다.

 

 : 세대간 갈등 얘기로 돌아가서썬은 매리와 매리 아빠그리고 특히 무결이와 무결 엄마 관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세대간 갈등을 보는 건가요?

 

 : 앞서 말씀드린대로 '우리한테 포섭되지 않으면 너넨 끝이야'라는비주류에 대한 주류의 시선이 폭력적이라면젊은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태도는  드라마에서 거의 잔인할 정도죠무결이 엄마 캐릭터는 무결이를 어릴 적에 버리고애인에게서 버림받거나 돈이 필요할 때에만 찾아왔다가 다시 애인에게 떠나가버림으로써 무결이 가슴에 상처로 남은 이기적인 엄마의 극한을 보여주는데요매외에 등장하는 부모  명이 모두 자식에게 최악의 행동을 하면서도 그게 자식에게 얼마나 독이 되는지를 전혀상상조차 하려들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점이지요저는 드라마 초기까지는 이게, '독이 되는 부모' 대한 냉정한 현실인식은 아닌가 의심했어요매외를 제작하고 있는 세대가 스스로 부모 노릇을 하면서 자기들의 부모 세대에 대한 명확한 현실상을 갖게  것이 드디어 반영되고 있는  아닌가 하고요약간의 정황 증거는 있어요현재 30중반에서 40대에  있는 세대의 자녀를 대상으로  수많은 어린이-청소년 상담 센터는 부모교육의 역할 또한 담당하고 있고자녀에게 해를 끼치는 부모에 대한 수많은책들이 출간되고 있어요 세대가 부모노릇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증거죠일차적으론 자기반성이지만자기 부모들에 대한 생각도 없을 수가 없겠죠게다가,억지스럽고 어리석은 부모들은  전의 드라마에도 등장했지만 이렇게까지 망가진 모습은 아니었잖아요?

 

 : 희화화를 통한 비판이란 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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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건 시크에도 등장해요자기 어머니에게 라임과의 결혼을 최후통첩하는 장면에서 주원은 어머니의 음모적인 거짓말에 대해 '당신 이번엔 완전히 망가졌다' 요지의 말을 하죠시크에서 주원 어머니와  자매들은 매우 효과적으로 희화화되어 있어요물론 부자들에 대한 희화화이기도 하지만주원이와 오스카는 부자이면서도 매력적이고주원 할아버지와 새할머니는 권위를 인정할  있는혹은 인간적인 어른들로 그려지는  보면주인공들의 바로 윗세대는 어쨌든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인상을 지우기 어려워요사실 시크에서는 진짜 악역은 아무도 없긴 하지만요.

 

 : 하지만 매외의 경우제작진들이 시청자들의 짜증을 솟구치게 만듦으로써 그들을 떨어져 나가게 하면서까지 부모세대를 비판하려   아닐  같군요.

 

 : 맞아요사실 이런 식으로 보는 갤러를 찾아보았는데없더군요하하.

 

 : 하하하부모 세대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부모는 이러기도 하지만 그래도 부모다' 보여준다고 보는   맞지 않을까요그렇게 본다면 이건 무지 보수적인 거죠.

 

 :  양면적이라고 봐요그리고  보수성이 바로 시청자들이 외면한 원인입니다심봉사 같은 설정에다 자식 몰래 혼인신고라니한심할 만큼 전근대적이잖아요?

 

 : 파릇파릇한 젊은 애들의 연애 이야기에 그런 뒤떨어진 시대감각이 섞여 들어갔으니 사람들이 좋아할 수가 없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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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지만 매리무결그리고 조역들인 정인서준 캐릭터는 훨씬 현실적이었어요그런데 그게 바로 팬들을  가슴 아프게  요인이었습니다걔네들이 너무 힘이 없는 거예요매리는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중퇴한 국문학도로언제 다시 복학할  있을지 요원한데다 알바 자리 하나도 얻기 어려운 형편이지요하지만 그렇다 해도 꿈은있어야 하지 않겠어요매외갤의 갤러들은 말했죠전통적으로 로맨틱 코메디의 여주인공은 감수성이 풍부하면서 자기만의 꿈이 있고조금  예뻐도 당차고 능력있는 아가씨여야 하는데, "매리야대체   꿈이 없는 거니아빠랑 어렵게 살았다면서  금전감각도 없는 거니."라고요정인이의 회사에서 어쩌다 우연히 드라마 시나리오 관련 일을 하게 되기 전까지 매리는 정말로  없는 이십사세로 그려지거든요본인 입으로 ' 꿈은 현모양처'라고 말하는  외엔 말이죠그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는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가 없는 건데최종회가 가까워가도 매리에게서 무슨 결론이 나올  있을 전혀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죠물론 당차고 끈질기고 재치도 있지만답답하고 위태롭죠무결이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고고집 있고 꿈이 있고 자기 삶을 책임질 능력도 있지만장애물에 부딪쳤을  상황을 뚫고 나갈 능력은 없어 보이지요그게 무결이의 연애사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거고요맘에  들면 당장 그만  버리는 그리고 그것의 무한반복젊은 세대들은 수동적으로 부모 세대가 부모 세대를 위해 만들어 놓은 구도 속에 휘말립니다자식을 위해서라 말하지만 부모 세대가 바라는  자신들의 환상을 위한허수아비죠젊은 세대는 그게 도저히 허용할  없는 판이라는  똑똑히 알고 거부하지만거부할 수단이 없어요실질적인다시 말해 물질적인 능력이 없거든요매외가보여준  88만원 세대의 절망그들이 놓여있는 상황의 절망스러움이에요부모의 반대로 연애조차도 마음대로   없는 상황은 과거의 드라마에서도 무한히 반복되어 소재지만매외만큼 젊은 세대가 무력하게 그려진 적은 없었어요. 어느 때보다도 지금 젊은 세대의 몫이 상대적으로 빈곤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 반면에 시크의 주인공들은 좀더 단단해 보입니다그런데 라임이는 88만원 세대가 맞지만, 주원이는 나이와는 별도로 재벌집 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구도에서 벗어나있어요오스카도 나이로 보나("오빠 낼모레면 사십이야.") 직업(한류스타)으로 보나 출신성분(재벌집 아들)으로 보나 그렇죠라임이의 가난조차도  사회 20대의 일반적인 가난과는 동떨어진어떤 절대적인 가난처럼 그려집니다물론 주원이의 눈이라는 필터 때문이죠.("내셔널 지오그래피에 나올  같은 집에 사는 여자야.") 스턴트 우먼이라는 라임이의 특별한 직업이나 고아라는 위치도좀더 일반적이고 현실적인 사회적 구도 안에서 라임이의 좌표를 찾지 않게끔 유도하죠소방관의 딸이라는 출신성분과백화점 안내원인 친구와 동거하는 월세 30만원 짜리 방만이 라임이의 계급성을 가리키죠그래서 시크의 이야기는 아주 구체적인 배경을 제시해 주는 대목에서도 언제나 조금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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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크라는 드라마의 판타지 특성 때문일 겁니다시크는  편의 동화에요인어공주 얘기가 반복 인용되어도신비 가든의 요정 아줌마와 순직 소방관 길익선(라임의아버지) 얼굴이 오버랩되어도라임에게 빠진 주원이가 백일몽 속에서 라임과 걷는 환상이 후에 연인이 되어 함께 걷는 순간과  같은 영상이어도 전혀 부자연스럽지않아요그러니까 매외에서 세대론을 논하듯이 시크에서 세대론을 말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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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 말하자면매외가 로맨틱 코메디도 구태의연한 가족드라마 멜로도 아닌 그처럼 애매한 작품이 아니었다면썬이 방금  방식으로 무차별적으로 뜯기지도 않았을거라는 얘기일 수도 있겠군요

 

 : 장르 문법에 맞게 만들어진 탄탄한 작품은 확실히 비난의 화살을 피할 여지가 많은 법이거든요.

 

 : 그럼 시크에서 세대론은 어떤 방식으로 말할 겁니까?

 

 : 시크는 밝고 상쾌했어요라임이가 눈물 흘리는 장면이 수두룩하게 나온데다 죽음희생, '타인에 대한 생명의 ' 같이 무거울  있는 모티브들이 들어갔지만무겁지 않고 경쾌했어요인물들은 단점이 있지만 매력적이고 인간적으로 그려졌고요이런 구도 안에선 세대갈등이 있다 해도 배경일 뿐이에요대부분의 인물들이 자기만의단단한 핵을 가지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며 인간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요라임이는 주원이 어머니에게서 모독적인 언사를 듣지만 그건 주원이 어머니에게서뿐만이 아니라 주원이에게서도였어요세대갈등은 있다 해도 부차적인 것이고그보다는 빈부갈등이  본질적인 갈등 요소지요주원이 어머니에게서 들은 언사들은 라임이 눈에서 눈물이 솟게 하지만나중엔 이상은 어머니가 두렵지 않다고 말하죠비틀린 말들은 상처를 주지만 진실로 강한 사람을 영원히 해칠 수는 없거든요지나간 것들은, 순간엔 심장을 후벼팠다 해도 끝까지 그러지는 못해요라임이나 주원이나 과거에 집착하는 인간이 아니거든요타인의  속으로 영혼 이동까지   그들이에요결코  기억에 고착하는 이들이 아니죠계속해서 새로운 것으로 변화하면서그들은 능동적으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가고 새로운 삶을 창조해 가는 이들이에요조금 느린 속도이기는 했지만 조역인 오스카와 슬이도 변화하죠스스로 창조하는 힘을 지니고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을 그렸기에 시크를 보는 우리들은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느꼈어요시크에서 유일하게 아무런 인간미도 보여주지 않고 아무런 변화의 가능성도 보여주지 않는 것은 주원 어머니인데주원어머니의 고착성은 과거에 대한 집착이에요떠나버린 남편을 둘러싼 르쌍티망이죠시크의 다른 어느 누구도 그처럼 고착되어 있지 않아요.

 

 : "우리 젊었을  우리 마음대로   있는  아무 것도 없었어." 이게 주원이 할아버지 대사였던가요이미 은퇴한  오래인 고령이 되어 원하는 결혼을   있게되기까지 여러 번의 재혼을 겪었으니이혼과 사별도 겪었겠죠.

 

 : 고령이 되어서도 새로운 행복을 찾아 재혼한 할아버지와사려깊은 분별력을 가진 새할머니죠약하나마 원형적 세대론이랄까그런 것이 보이지 않나요 세대는언제나 부모 세대를 가장 미워하기 마련이에요 세대에게 역사를 가르쳐 주고 믿을만한 조언과 모델을 제공해 주는  부모 세대보다는 조부모의 세대고요.

 

 : 그렇지만 라임 아버지는 평소에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라고 기도하는 사람이었고, '부름을 받았을  기도를 실천한 사람이에요시크는 역시 세대론을 읽기엔 그리 좋은 텍스트가 아닌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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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임 아버지는  자가 아니잖아요그분은 이미 망자들 사이로천사들 가운데로 올라가신 급이 다르고 격이 달라요.

 

 : 그렇군요 자와 죽은 올라간 천사와 내려온 천사들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있을  계속해 보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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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닥본사 : '닥치고 본방 사수' 준말.

(2) 장어떼 : 매외의 남주인공역을 맡은 장근석의 팬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이름.

(3) 시크갤 : '' 디씨인사이드 갤러리의 약칭시크갤매외갤  게시판 형태로 존재하는 '' 방송물에 대한 가장 무차별적인 생생한 수다를 실시간으로   있는.

(4) 갤러 : '' 출몰하는 이들.

 

 

홍서연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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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루 블러드True Blood>는 뱀파이어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수위에 신경 쓰지 않고 작품을 제작하기로 유명한 미국 케이블 채널 HBO의 작품이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된 <호러의 거장들Masters of Horror>라는 시리즈를 기억하신다면, 이 방송국의 수위를 짐작하실 만할 겁니다. 고어영화를 좋아하는 편인 저도 보기 힘든 에피소드들이 몇 있었거든요. 특히 시즌1의 미이케 다케시가 감독한 13편은 미국 내에서 방영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지요. <호러의 거장들>만큼은 아니지만 <트루 블러드>에도 매회 포르노나 소프트 고어(gore)에 준하는 장면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심약한 수강생 여러분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주세요. ^^; (…관심 있으신 분들 부분수강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루 블러드>는 2010년 9월, HBO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지요. 시즌2의 경우 매주 평균 1240만 명이 시청했다고 하니 대단하죠. 최근 <트와일라잇>을 위시한 헐리우드 뱀파이어물처럼 착하고 인간을 닮은 뱀파이어를 다루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잠깐 <트루 블러드>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기억 속의 몇몇 뱀파이어 캐릭터들을 떠올려 볼까요?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했던 초기 뱀파이어 영화에서 뱀파이어는 절대 악처럼 그려집니다. 1922년 <노스페라투>의 막스 슈렉과 1931년 <드라큘라>의 명배우 벨라 루고시는 그야말로 모든 악의 근원처럼 묘사되었죠. 특히 벨라 루고시는 이방에서 왔으며(무려 루마니아!), 낯선 억양을 가진데다, 생김새마저 괴물 같았답니다. 때문에 당시 대공황을 겪어내고 있던 미국 관객들은 그를 모든 사회문제의 원흉처럼 느꼈다고 하네요. 대체 왜 한밤 중 여성을 홀리고 피를 빠는지는 알 길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악마가 악마인 것은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니까요. 이방의 괴물에게 합당한 이유나 원한 같은 것은 없습니다. 단지 그것이 그의 천성일 뿐.

 

 

     1922nosferat.jpg     dracula1931.jpg 

*왼쪽은 1922년 <노스페라투>의 막스 슈렉. 오른쪽은 1931년 <드라큘라>의 벨라 루고시. 둘 다 정말 무섭게 생겼죠! >_<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뱀파이어의 이미지가 달라진 것은 1958년 <드라큘라>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 덕분입니다. 그는 무려 세련된 영국식 억양에 섹시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으니까요.(<반지의 제왕>에서 사루만 역을 맡기도 했었지요. 나이 들어도 여전히 멋진 외모~) 상대 여성의 피를 빠는 장면이 성행위를 연상케 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요. 이때부터였을까요? 뱀파이어는 묘하게도 괴물인 동시에 슈퍼히어로로 비추어지기도 합니다. 이후 여차저차 1992년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에서 고뇌하는 뱀파이어를 연기했던 게리 올드만,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브래드 피트를 거쳐, 2008년 <트와일라잇>의 로버트 패틴슨까지 오면 뱀파이어에서 피 빠는 살인귀는 간데 없고 그 자리엔 웬 고등학생 미소년이 남아 있죠. 잘생긴데다 힘도 세고 존재에 대해 고뇌하며 채식까지 하는(!) 하이틴 로맨스의 주인공.(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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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의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 저 믿음직스러운 미소를 좀 보세요. *^^*

 

 

그런데 동시대 작품 <트루 블러드>의 뱀파이어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드라마는 머지 않은 미래, 뱀파이어들이 인간과의 공존을 선언하고 커밍 아웃을 한 미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트루 블러드라는 인공 합성혈액음료의 개발로 더 이상 사람의 피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들은 아직 시민권이 없고, 인간과의 결혼도 불가능한 불법사람존재입니다. TV에서는 연일 뱀파이어 연합의 대변인이 목사와 토론을 벌이지요. 우리는 위험하지 않아요. 우리에게도 권리를 주세요! 이런 말은 50년 전이었다면 인종 문제에 대한 것으로, 30년 전이었다면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것으로 읽혔겠지요.(물론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라면 한국사회에서는 30년 전이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지만요.^^) 드라마는 노골적으로 뱀파이어를 소수자의 위치에 놓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뱀파이어에게 권리를 주기 싫어하는 상원의원은 이렇게 연설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와 비슷하지요.

 

뱀파이어에게 동등한 권리를? 말도 안됩니다. 그 중에 다수가 이민자라구요. 우리의 직장과 여자들을 빼앗아간 이들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뱀파이어의 피는 우리 아이들을 중독시켰습니다. 마약중독자와 동성애자들처럼 말입니다. 뱀파이어는 안됩니다! 이 뱀파이어를 추종하는 정신나간 이들에게도 권리를 주어선 안됩니다! ……저는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피에 굶주린 야만인들의 위협 없이 등교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교실에서도 말이죠. 누군가는 뱀파이어들로부터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일어설 때입니다.

 

그런데 아주 독특하게도, 이 드라마의 뱀파이어들이 모두 뱀파이어 연합에서 묘사하고 있는 착하고 인간적인 뱀파이어인 것은 아닙니다. 아니, 그런 뱀파이어는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단 한명도 나오지 않네요.-_-; 드라마에서 그들은 실제로 인간의 피를 빨면서 삽니다. 그리고 이렇게 묻죠.

너 같으면 맛있는 음식 제쳐두고 평생 다이어트 음료만 마시면서 살 수 있겠어?

 

 

   981038865_ik4QHJ97_trueblood_poster.jpg  true-blood-rolling-stone-cover.jpg  true-blood-season-2-poster(3).jpg

 

 

   이방에서 온 다른 존재를 대할 때에,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다름은 어디까지 일까요? '불편하지만 함께 할 수 있어'라고 말할 때에, 그 불편함은 어디까지가 될 수 있을까. <트루 블러드>는 뱀파이어라는 상징을 통해 이러한 질문을 던집니다. 어디까지 우리일 수 있는지를요. 과연 우리는 우리의 피를 마시고 사는 괴물과도 공존할 수 있을까요? 파충류처럼 차갑고, 심장 뛰지 않는 존재라도?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이번 강의에서는 어쩌면 답할 수 없을지 모를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여러 다른 질문들을 던져볼 생각입니다. 인간인 수키와 뱀파이어 빌이 만드는 '연인들의 공동체', '연인들의 에로티즘'에 대해 생각해보면서요. 이들의 연합이 가능해지는 칠흑 같은 밤과 죽음의 세계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ㅎㅎ 그럼 금요일 저녁 7:30에 만나요. ^^*

  

*<트루 블러드>의 오프닝은 다소 충격적인 장면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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