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

한진 본사(갈원동)에 대한 긴급행동!!!

21일 오후 1시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1인시위 및 1인촛불행동.

첫번째 주자는 박노자 교수님.

신청은 웹자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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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 김진숙에게로 가는 '2차 희망의 버스' 탑승 요령

 

이 버스는 소금꽃 김진숙의 85호 크레인 농성 185일을 함께 지키는 연대의 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달리는 '희망의 버스'입니다.

 

['2차 희망의 버스' 탑승 요령]

○ 출발 : 2011년 7월 9일 오후 1시(부산 6시 30분 도착 기준)

○ 출발 장소 : 전국 동시 다발(서울 / 시청광장 앞 재능교육비정규직 농성장)

○ 참가비 : 30,000원

- 각 지역별로 다르게 잡으실 수 있습니다.

- 학생, 어린이는 반값등록금의 취지를 살려 '반값 참가비'로 합니다.

○ 참가 및 연대 게시판 : 다음 까페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검색

○ 1차 마감 : 6월 28일(버스 섭외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 문의 및 연락처 : 02-363-0610(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 송경동(010-8278-3097)

 

[아름다운 만남을 위하여] 각 단체 별로 '2차 희망의 버스' 참가를 즐겁게 결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역 내 사회단체 및 양심적 개인들과 긴급히 소통해서 '2차 지역 희망의 버스'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각 단체나 커뮤니티 별로 참가자를 모아 일괄 신청해 주시면 좋습니다. 각 단체 및 지역 참가단은 희망의 버스 한 대당 2분의 '깔깔깔'을 선정해 버스 운행과, 전체 진행요원으로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눔과 연대의 마당]

각 지역 버스별로 지역 특산물이나 나누고 싶은 것들을 가져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연대의 나눔 장터가 열립니다. 185일째(가는 날 기준) 외롭게 싸우고 있는 김진숙 님과 집단 단식 중인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날로 1박 2일 노숙을 기본으로 합니다. 텐트 등 물품을 준비해 주시면 좋습니다. 7월 10일 아침밥만 진행팀에서 제공해 드립니다. 먹을거리 등을 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연대 문화마당이 열립니다. 각 지역 참가 버스는 가능한 문화 프로그램 등을 준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진숙님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 그리고 부산지역 노동자 분들이 오시는 분들게,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담은 '희망의 배'를 접어 오시는 모든 분들께 하나씩 드리겠다고 합니다.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는 '나눔문화 콘서트'가 7월 9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열립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이 모두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버스는 희망을 노래하려는 버스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준비 상황] 현재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하십니다. 지역 희망버스는 현재 대구, 제주, 제천, 순천, 광주, 전주, 인천, 수원 등이 함께 합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0대의 희망버스와 퀴어축제 등을 준비하신다고 합니다. 성미산학교와 광명의 볍씨 학교 등, 전국의 대안학교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논의 중입니다. 민족예술인 총연합이 움직이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희망의 버스를 만들어 보겠답니다.

 

용산 참사 당시 너무나 맑은 마음들과 힘을 주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모임' 분들이 해고자 아이들에게 줄 동화책을 실고 희망의 버스에 함께 하신다고 합니다. 부산아고라 분들은 6·11처럼 어묵탕을 준비하신다고 하고요.

 

문학인들은 기본 2대를 예약해 주셨습니다. 김용택 시인께서 글을 써주기로 했고, 김선우 시인은 썼고, 심보선 시인께서 글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공선옥 선배는 벌써 글을 써서 보내주셨습니다. 6·11 담 넘은 것으로 소환대상자 명단에 끼었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고, 그 기쁨의 글을 하루만에 써 보내 주었습니다. 걱정입니다. 얼마 안 있다 독일 가야하는데, 공항에서 체포되면 어쩌려고 하느냐 했더니, 영광이지 합니다. 더 깜짝 놀랄 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제도 100명의 분들이 부산을 다녀오셨습니다. '약심연대' 한의사 선생님들이 현장을 방문하셨고요. 부산의 미디어운동 활동가들이 김진숙 선배에게 셀프카메라를 올려 보내 주셨습니다. 더 즐거운 것은 2차 희망의 버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어제는 충남 아산 유성기업 노동자들 투쟁에 함께 했고, 오늘은 90가구 중 75가구가 불에 타버린 강남구 포이동을 찾아 그림을 그려주고 왔다고 합니다. 어제 김진숙 선배는 전화가 온 금속노조 위원장님께 여기는 잘 지킬테니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 멋진 분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는 6·11 소환자들을 위한 공동 변호인단을 구성해 주시기로 했고, 2차 희망의 버스에 동참해 '우리'를 지켜주기로 했습니다. 민교협과 전국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등 모두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가는 건 당연하고, 얼마나 많은 이들인가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전교조는 '전국 밥심연대'를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당일 전국의 선생님들이 모여 우리들의 아침밥을 준비해 주시면 그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진보신당은 당원의 1/10인 800명을 전국에서 출발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민주노동당도 준비하고 있고, 사회당은 2대를,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 하겠다고 해서, 계속 간담회를 진행 중입니다. 그 외 모든 이 땅의 진보세력들이 2차 희망의 버스를 준비 중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예수살기, 천주교 쪽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이 희망의 버스를 준비 중입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에게는 각 도별 연맹별로 한 대의 농민-노동자 연대 버스의 발진을 제안 들여 놓은 상태입니다.

 

그 모든 것을 뒷받침해 민주노총은 6월 18일, 부산지역본부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1. 민주노총은 조직적 결의를 통해 '2차 희망의 버스'에 적극 결합한다. 2.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산하 각 연맹, 지역본부별로 현장에서 이를 선전 홍보하여 대대적으로 조합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한다. 3. 민주노총은 이러한 사실을 사회적으로 공표하고, 기획단에 책임있게 결합한다는 결정을 내려 주셨습니다.

 

6월 22일 오후 7시, 경향신문 옆 금속노조에서 '2차 희망의 버스 깔깔깔 기획단' 회의가 열립니다. 힘을 보태실 모든 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7월 9일, 그 날은 한국사회 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날입니다. 우드 스탁보다 더 멋진 문화의 날입니다. 누구도 누구보다 높지 않은 평등과 평화와 존중의 날입니다.

 

정부와 사측은 그 날 전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권력으로는 안됩니다. 그 순간 이 정권은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여 정부와 사측은 힘겨운 한진 노동자들을 달래 이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안의 분열을 꾀하고 있습니다. 부디 한진의 소금꽃들이 2차 희망의 버스를 믿고, 좀더 진전된 안으로 버텨주기를 바래 봅니다. 한진의 문제가 해결되어도 '2차 희망의 버스'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관련기사  링크

김진숙 아줌마 꼭 이기세요, 그리고 힘내세요(오마이뉴스) 

  
'2차 희망 버스에 부쳐... 산정의 비명소리 (정태춘의 글, 오마이뉴스)

'2차 희망 버스, 부경 아고라의 어묵탕 드시러 오세요! (프레시안)
2차 희망 버스를 타자 - 희망의 버스가 준 교훈... 민주노총도 날라리가 되자! (참세상)
한진중 2차 희망버스, "당신을 소환합니다"(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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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금요일.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청계광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집회신고를 거부하여 처음부터 불법집회로 만들어 놓고는, 불법집회 저지를 명분으로 장소를 미리 경찰이 점거했지만,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해 맴돌던 분노는 거대 대중이 되어 둘러싼 경찰의 벽을 흘러넘쳤고, 거꾸로 집회장소를 점거한 경찰대열이 포위되는 양상으로 바뀌어버렸다. 덕분에 불법집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경찰은 그 집회대중을 경찰벽으로 이리저리 막았지만, 흘러넘치는 대중은 그 벽을 넘어 거리로 다시 흘러넘쳤고, 금지된 ‘행진’, 혹은 ‘질주’를 아슬아슬하게 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시간, 150일 이상 타워크레인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 씨와 한진중공업을 경찰의 호위 아래 회사가 고용한 용역업체가 덮쳤다고 한다. 다행히 다음날 용역업체가 점거한 현장을 ‘희망의 버스’를 타고 내려간 700명가량의 ‘외부세력’들이 밀고 들어가 다시 탈환했다. 그러나 멀리 서울 근방에서 내려간 그 버스는 다음날 되돌아와야 했기에, 희망은 잠시, 다시 권력에 포위되고 말 것이다.

점거와 탈환, 포위와 이탈이 겹치며 반복되는 이 교착 속에서, 우리는 정리해고를 눈앞에 둔 노동자와 등록금 때문에 고통을 겪는 대학생들이 뒤섞이는 기이한 혼성의 지대를 발견한다. 가장 상징적인 것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알바를 하려고 뭐 하러 가는 건지도 모르는 채 나섰다가 한진중공업에 용역으로 투입되었다는 부산 모 대학교 대학생이었다. 아마도 해고와 대결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노동자는 대학생 자식의 등록금을 벌기 위해 정리해고와 필사적으로 맞서 싸우고 있는 분들일 것이다. 개인적인 관계는 없다고 해도, 아마도 그런 노동자의 아들일 수 있을, 등록금의 일부라도 벌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하는 대학생이 노동자들의 투쟁을 진압하는 용역으로 고용되어 그 자리에 투입된 것이다.

노동자와 대학생이 만나는 방식은 70년대 이래 여러 가지 경우가 있었다. ‘대학생 친구가 하나만 있었다면’이라는 전태일의 가슴 아픈 유언에 휘말려 노동자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가 그들과 만나는 방식이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80년대에는 조직된 학생운동과 아직 충분히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들이 연대투쟁의 형태로 만나는 방식이 있었다. 이후 대학생과 노동자가 만나는 지대는 크게 줄어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80년대말~90년대 전반, 노동자들은 전노협이라는 강력하고 전투적인 조직으로 발전한 반면, 대학생들의 주류는 노동운동에서 멀어져 통일운동 등의 다른 운동으로 옮겨갔다. 90년대 후반 이후,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이라는 ‘안정적인’ 조직으로 성장한 반면, 학생운동은 쇠락을 거듭하여 학생회조차 장악하지 못하게 되면서 운동의 장에서 만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대학생들은 이제 단지 취업에 목을 건 취업준비생이 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97년 이후 비정규직의 확대와 대학등록금의 증가는 노동자와 학생을 불편하고 기이한 방식으로 다시 만나게 하는 것 같다.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취업과 실업의 중간 상태에서 떠돌고 있었다면, 대학생들은 턱없이 오른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방학은 물론 학기 중에도 알바를 해야 하는,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 학기에 500만원을 전후하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대학생들은 이제 수업시간을 피해가며 알바를 하는 게 아니라, 알바 시간을 피해가며 수업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것은 그들이 학생이기 이전에 알바로 돈을 벌어야 하는 노동자임을 뜻한다.

전체 시간의 일부만을 노동할 수 있는 노동자가 비정규 노동자라면, 알바에 일정한 시간을 할당하고 그것을 피해가며 수업을 듣는 대학생, 즉 학교에 다니지만 전체 시간의 일부만을 수업을 듣고 공부할 수 있는 대학생은 ‘비정규 대학생’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고액등록금에 목을 잡힌 채, 알바 없이는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된 대학생, 그들은 대학생이지만 비정규 대학생이고, 노동자이지만 비정규노동자인 것이다. 대학생과 노동자가 비정규성이라는 하나의 공통성을 갖고 하나의 신체에 동시에 거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니, 이중의 비정규성이 그들의 삶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난 2008년 촛불시위 때에도 조직적으로 참가하지 않았던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는 바로 그 시기에,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에 대한 진압작전이 시작되었던 것은, 물론 시간적인 우연이라고 하겠지만, 단지 우연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노동자들을 공장에서 쫓아내고 비정규직으로 몰아세우는 과정과 미친 등록금으로 대학생들을 비정규 대학생으로, 비정규 노동자로 몰아세우는 과정이 하나의 동일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노동자를 공장 밖으로, 비정규 노동자로 내모는 기업에 대한 저항과, 대학생을 학교 밖으로, 비정규 대학생으로 내모는 대학에 대한 저항이 사실은 하나의 동일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와 대학생의 새로운 만남, 새로운 관계가 출현하리라는 징후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 새로이 상상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와 비정규 대학생이 합류하면서 만드는 새로운 종류의 연대의 방식에 대한 상상이.


글 / 이진경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이 글은 <위클리 수유너머>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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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우리는 뜻하지 않은 존재자가 있음을 알고 놀라게 된다. 예전에 그것은 네스호의 괴물이나 UFO, 혹은 영매의 몸에 갑자기 내려 앉은 귀신처럼 인간의 상식에서 벗어나 있던 것들,혹은 과학의 시선 바깥에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과학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것이 별로 남아나지 않게 된 지금, 그런 신비한 사실 자체도 별로 남아 있지 않거니와, 어쩌다 귀에 들어온다 해도, 일축의 감탄사와 함께 쉽게 묻혀버리고 만다.


그래도 종종 당혹을 야기하는 뜻밖의 존재자들이 있다. 전에 태평양의 어딘가에 있는,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가 떠돌다 모여 만들어졌다는 거대한 쓰레기의 섬 얘기를 인터넷서 보았을 때 그랬다. 이때의 놀라움과 당혹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던 것이었다는 점에서 전과 달랐다. 그래, 이렇게 먹고 쓰고 버려대는데, 그게 어딘가 그렇게 모여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 그럼에도 그런 것이 있음을 알았을 때, 당혹하게 되는 것은, 그 정도까지 였나, 이후에는 더 할 텐데 어쩌지 라는, 잘 알고 있는 사실이 쉽게 보여주는 미래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일본 후쿠시마 지역을 대지진이 덮쳤을 때, 우리를 놀라고 당혹하게 했던 것은 지진이나 쓰나미라는 거대한 자연의 힘이 아니었다. 그건 비록 인간의 힘에서 벗어난 것이지만, 이미 과학의 시선 안에 있다. 정작 놀라게 했던 것은 과학과 기술이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냈던 원자력 발전소가 붕괴되어 걷잡을 수 없게 된 사실이었다. 실은 그것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경고하던 것이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제로 구체적으로 지적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경악은 그렇게 지적되던 일이 정말 일어났다는 점에서 연유했다.


거기에 더해, 무기로든 에너지로든, 과학의 첨단지식의 산물인 원자력이 사실은 지진 이상으로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어떤 거리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당혹을 주었던 것 같다. 아무리 보호복을 입어도 인간이 다가갈 수 없는 거리. 그래서 사고의 확대를 막기 위해 투입된 사람들--비정규직 노동자였다!!--은 죽음을 각오해야 했고, 그래서 한때는 영웅으로 칭송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처리할 수 있는 한계선은 분명했다. 더 놀라운 것은 원전 주변에서 사고로 죽어 방치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는데, 이들 시신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땅에 묻으면 땅이 오염되고, 태우면 방사능이 분진이 되어 대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는 원전의 폐기물이 모두 그런 것 아닌가? 폐기장이 있지만, 그것이 잠시 안보이게 치워두는 것일 뿐, 실제로는 폐기한 것이 아니며, 이번 경우처럼 사고로 인해 인간의 세계 속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체르노빌처럼 시멘트로 묻어둔다 해도,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 수 없고 보이지 않을 뿐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방사능, 아니 원자력은 과학이든 뭐든 인간의 손이 아무리 해도 가 닿지 못하고 처리할 수 없는 어떤 한계지대를 보여준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는 단지 원자력 같은 극단적인 것만이 아니다. 태평양에 떠있다는 거대한 쓰레기의 섬도, 중국 연안의 서해 바다를 메우고 있다는 엄청난 양의 배설물도 정도는 다르지만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다를 확장하거나 지구를 늘려갈 수 없는 한 그것은 조만간 처리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


이번에 알려진 미군의 고엽제도 그렇다. 한숨이 나오지만, 베트남의 정글을 오염시킨 수천만 리터의 고엽제, ‘식물통제계획이라는 과학적 작전명으로 한국의 비무장지대에 뿌려진 고엽제야 목적에 맞게 쓰여졌다고 치자. 다 쓰지 못한 것들이 폐기물로 남았을 때, 그것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게 아닌 한,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을 것이다. 지금 문제가 된 지역이 아니라도 어딘가 묻어가 바다에 버리거나 등등 해야 했을 것이다. 오염된 지역만 달라질 수 있을 뿐, 어딘가 오염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일 게다. 이는 고엽제만이 아니라 모든 화학적 폐기물에 대해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손쓸 수 없는 어떤 한계, 제거할 수 없는 어떤 거리가 있는 것이다.


예전에 딜타이는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의 의지 바깥에 있기에, 인간의 의식이 저항으로 느끼는 사물의 물질성을 저항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의지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나는 이를 외부라고 명명한다. 사고로 드러난 원전의 방사능이나 고엽제, 쓰레기 등은 모두 인간의 의지대로 변형되어 사용되고 남은 것이다. 이런 사고들은 인간이 과학의 힘을 써서 사용한 것조차 이렇게 처리할 수 없는 물질성을 가짐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물질은 이처럼 인간의 의지에 저항한다. 문제는 처리할 수 없는 한계가, ‘저항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그것이 있음을 부정하고 모두 인간의 뜻대로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아니었을까? 거꾸로 그런 저항과 한계가 있음을 알고 그것을 인정할 때, 모든 것을 인간의 뜻대로 사용할 순 없음을 수긍하고 물질성의 영역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때, 물질성의 사후적인 저항이나 복수를 면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재난이야말로, 정복할 수 없는 어떤 불가능성의 도래야 말로 우리가 사물, 자연과 맺은 관계를 근본에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결정적인 기회가 아닐까? 학인의 머리를 후려치는 선사들의 방망이질 같은.



글 / 이진경(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이 글은 법보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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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좌팀에서 알려드립니다!!!

이진경 선생님의 강의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을 신청하신 분들!

강의 듣기 전에 읽으면 좋을 텍스트를 이진경 선생님을 졸라 받았답니다.

예습을 하고 싶다는 분들도 있고~~

혹시...이 강의 뭐야? 도대체 뭘 공부하는 것이여? 하고 궁금한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요~~ 호호..

자.. 소개 나갑니다!!

보기만 해도... 막 배가 부르지 않습니까? 하하하.

물론... 이 책들을 모두 읽어 오라는 건 아니고요.

여건이 되시는 분들만 읽으세요.

우리에겐 앞으로도 새털 같이 많은 날들이 있을 것이며...

강의를 들은 후에.. 이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공부 방법이 되오니.. 너무 부담은 갖지 마세요^^

 

 (강좌 관련 문의 및 신청은 요기를 클릭하세요! http://nomadist.org/xe/apply)

 

강의를 듣는데 필요한 텍스트를 미리, 혹은 같이 읽고 싶다면서 소개해 달라는 분들이 있어서,

간단하게 관련 독서자료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0. 먼저 강의의 바탕이 되는 ‘존재론’에 대해서, 다시 말해 ‘존재’ 개념의 이해방식이나 존재자의 이해방식에 대해서는

 

이진경, <코뮨주의: 공동성과 평등성의 존재론>(그린비), 1장과 2장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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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온성이란 무엇인가?

 

이 강의에서는 ‘볼온성’에 대해 개념적으로 정의하고자 할 겁니다. 여기서 불온성은 무엇보다 먼저 ‘불온하다’는 감정 내지 기분과 결부된 것임을 안다면, 불온성을 기분 내지 감정의 차원에서, 혹은 그런 기분이나 감정을 야기하는 촉발/변용의 차원에서 정의되어야 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야기하는 어떤 ‘불안’과 결부된 것이지만, 동시에 그런 불안을 야기하는 불온한 ‘웃음’과 결부된 것입니다. 그것은 안정된 예측이나 판단을 와해시키며 오는 어떤 ‘횡단’이나 변용과 결부된 것이며, 그런 점에서 지성의 작용과 관련된 것이기도 합니다. 이는 저로선 무엇보다 흥미로운 주제인데, 불행히도 이에 대해서 정리된 텍스트는 없습니다. 다만 관련된 텍스트를 들자면, 맥락이나 의미는 다르지만, 먼저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까치)의 40절이 유용합니다(그러나 쉽진 않습니다^^;;). 좀 더 거슬러 가 키에르케고르의 <불안의 개념> 2장도, 역시 맥락이나 의미는 다르지만 참고가 될 듯합니다.


 

좀더 의미상 가까운 것은 오히려 정신분석학으로 보이는데, 프로이트의 초기 글 중 ‘불안신경증’에 대한 글과 후기의 불안 개념을 정리한 글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이상 <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 열린책들)이 유용합니다(뒤의 글은 좀 장황하고 기니,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으세요).

사실 이것만이 아니라 많은 책들이 관련되어 있지만, 모두 나열하는 건 무의미하겠지요. 일단 이 정도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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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애인: 우주적 선물의 존재론

 

여기서는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라고 주장할 터인데, 이 경우 장애인이란 우주 전체로 확장가능한 타자들에 기대어 존재한다는 점에서 ‘선물’과 관련된 존재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이 무엇으로 인해 쉽게 잊혀지는지, 그리고 모두가 장애인임에도 특정한 사람들만 장애인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등을 말할 겁니다. 관련 텍스트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이진경, <코뮨주의>(그린비)의 1장 3절과 7장 3절

   조지프 샤피로, <동정은 싫다>(한국DPI출판부) 1장

   박경석/고병권, [‘우리는 모두 소수자다], 부커진 <알>, 1호(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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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테리아: 우리는 모두 박테리아다!

 

여기서는 공생진화와 공생체로서의 생명에 대한 생명과학이나 생태학의 연구를 시발점으로 하여, 개체화를 통해 구성되는 개체의 개념, 그리고 거기서 개체의 경계, 즉 ‘나’의 내부와 외부를 구획하고 유지하는 면역이란 메커니즘에 대해 다룰 겁니다.


 

 관련 텍스트는 마굴리스/ 세이건, <생명이란 무엇인가>(지호)의 4장, 5장 웨이크퍼드, 

 공생, 그 아름다운 공존>(해나무)

 타다 토미오, <면역의 의미론>(한울), 2장, 5장, 6장(안타깝지만, 읽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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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프레카리아트: 불안정한 자에서 불온한 자로

 

여기서는 노동자계급의 일부인 동시에 ‘정상적인’ 노동자계급이 아닌 계급, 하나의 계급인 동시에 하나의 계급이기를 중단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질 겁니다. 노동자계급이 하나의 ‘계급’으로 ‘완성’되는 것을, 하나의 전체로 ‘완성’되는 것을 저지하는 성분. 이는 계급에 대한 존재론적 분석이 새로이 개시되어야 하는 지점일 겁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논문들은 많지만, 이런 관점에서 참고할 텍스트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다음의 텍스트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조원광, [유연화체제의 프롤레타리아트, 비정규직], 부커진 <알>, 3호(그린비)

   프레카리아트는 단지 비정규직만을 지칭하지 않는데, 특히 이주노동자 또한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원광, [이주 노동자와 이동], 부커진 <알> 1호

 

 

 

5. 사이보그: 태초에 사이보그가 있었느니라!

 

사이보그는 기계와 유기체의 합체를 통해 정의되는 새로운 구성적 존재자입니다. SF적 형상을 통해 가시화되었지만, 사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기계와 유기체가 합체된 사건은 인간이 도구를 들고 행동하기 시작했을 때 시작되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점에서 사이보그는 어쩌면 엥겔스 식으로 말해 원숭이가 인간으로 전화되는 지점에서 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 아닌 것에 의해 그 본질을 획득하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그것은 인간을 뜻하는 현존재(Dasein)을 통해 존재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과 반대로 인간 아닌 것을 통해 인간의 존재에 접근해야 함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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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서 유용한 텍스트는

  해러웨이, [사이보그 선언],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동문선)

 그렇지만 근본에서 거슬러 올라가 사고하기 위해선 오히려 다음의 텍스트가 중요합니다.

  엥겔스, [원숭이의 인간화에서 노동이 한 역할], <마르크스 엥겔스 선집>, 5권(박종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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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온코마우스: 시뮬라크르의 윤리학

 

온코마우스는 유전공학적 변형에 의해 탄생한 존재자입니다. 하나의 생산물로서, 상품으로서 존재하게 되었고, 태어날 때부터 하나의 시뮬라크르였던 존재자지요. 암에 ‘걸리기 위해’ 존재하게 된 존재자. 처음부터 하나의 수단으로서 존재하게 된 이 존재자는 목적과 수단 이후에 시작된 존재를 통해 그 이전의 존재를 사고하게 합니다. 존재를 사유하기 위해 목적/수단의 관념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포스트모던한 존재자인 온코마우스는, 시뮬라크르가 원본을 초과하고, 원본과 무관하게 존재하게 된 시대에 시뮬라크르의 문제를 다시 사고하게 합니다. 그것이 존재론적 문제로서 제기되자마자 그것은 윤리학적 문제고 정치적인 문제임이 드러날 것입니다.


 

온코마우스에 대한 글은

해러웨이, [여성인간 앙코마우스를 만나다], <겸손한 목격자@제2의 천년...>(갈무리)

가 유명하지만, 또한 유용하지만, 온코마우스에 대한 얘기는 그다지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온코마우스가 아니라 복제인간을 통해 유사한 문제를 제기한 리들리 스콧의 유명한 영화를 참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리들리 스콧, <블레이트 러너>


7. 페티시스트, 사물들과 만나는 존재론적 평면

 

부제가 이렇긴 하지만, 페티시스트의 문제는 사랑의 문제임을 미리 분명히 해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이미 동성애를 비난하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 된 지금, 이성애주의를 넘어 사랑을 사유하는 것은 하나의 문턱을 넘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왜 사랑을 섹슈얼한 이분법 주변에서만 사유해야 할까요? 아니 굳이 인간 간의 사랑으로 제한해야 할까? 인간과 동물의 간극을 넘어선 사랑, 나아가 인간과 사물의 간극을 넘어선 사랑으로까지 밀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거기서 출현하는 것은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존재론적 평면상에 있다는 것과 더불어, 사랑이라는 것은 ‘연대의 쾌감’을 제공하는 모든 것임을, 그것이 모든 연대를 만드는 추동력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섹슈얼한 사랑에 대한 비판은

 버틀러의 유명한 책 [젠더 트러블](문학동네)을 참고하시면 좋고

 동물행동학적 관점에서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의 사랑들에 대해 다룬 책인

 러프가든, <진화의 무지개>(뿌리와이파리)이 재미있습니다.

 

 페티시즘에 대해서는

 맑스의 <자본> 1권에서 [페티시즘]에 관한 유명한 장을, 그리고

 

 프로이트의 유명한 글 [페티시즘(절편음란증)], <성욕에 관한 에세이>(열린책들)을,

 그리고 여성의 페티시즘을 다룬 중요한 책

 클레랑보, [여성의 에로틱한 열정과 페티시즘](숲)을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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