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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6 내가 경험한 공동체 (1)

지금은 5월 22일 새벽 2시 15분입니다. 요번 주에 축제도 있고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아서 이제야 글을 쓰는 게 제 잘못이기 하지만 너무 피곤하네요.

제가 구체적으로 체험한 공동체중에 무엇을 쓸까 하는 것은 요번에 매우 쉬웠습니다. 왜냐하면 방금 전까지 제가 들어간 동아리 일을 하다가 이제야 마쳤기 때문입니다. 요번에 대학에 입학해서 난생 처음으로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저희 동아리는 SCAA라고 하는데 통신홍보국으로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는데 그 중에서 지금 주력으로 하고 있는 것은 학교의 인터넷 잡지인 ‘성균웹진’ 운영입니다. 기자가 될 생각은 없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남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 이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모르는 것도 많고 서투른 것도 많지만 HTML, Coding, 포토샵 등을 배우고 기사도 쓰면서 새로운 경험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동아리에 들어갈 기회가 없어서 못해본 것이 매우 안타까웠었는데 지금 동아리에 들어가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 여러 과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만나서 새롭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대부분 좋아서 지금은 과 친구들 보다도 더 친하고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불만인 점이 있습니다. 바로 호칭과 권위에 대한 문제입니다. 제가 속해있는 철학과는 호칭을 ‘합의제’로 하고 있습니다. 선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이 후배나 나이가 적은 사람한테 무조건 반말을 하고 후배나 나이 적은 사람이 무조건 존댓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그런 것에 관계없이 서로를 높여 말하다가 둘의 합의에 의해서 호칭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적어도 호칭에 관하여서는 모두가 기분 나쁘지 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 과는 선배나 나이가 많다고 해서 후배나 나이가 적은 사람한테 어떤 것을 강제로 시키거나 권할 수 없고 모든 책임과 권리를 평등하게 가지는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에 SCAA는 매우 권위적이고 서열적입니다. 이 동아리에서는 호칭을 ‘학번제’로 하여 무조건 선배는 후배에게 반말을 하고 후배는 선배에게 존댓말을 해야 합니다. 또한 청소나 여러 가지 일들은 아래 기수 일수록 책임이 더 지워지며, 위 기수로 올라갈수록 아래 기수에게 뭔가를 강요하거나 시키거나 잔소리하는 등의 권위를 행사합니다. 저는 이러한 문화에 매우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며 싫어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그러한 것을 파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더 노력할 것입니다. 한 선배에게는 제가 동아리를 나가기 전에 이러한 문화를 바꾸고 말 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 바로 위 기수는 이러한 것이 자신들도 좋지는 않지만 오랜 전통이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것은 정말 비겁한 변명일 뿐입니다.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바꿔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이라는 권위를 작동시켜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전통과 위계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들은 예의와 질서를 운운합니다. 하지만 이는 제가 생각하기에 허위적이고 위선적인 말일 뿐입니다. 그런 예의와 질서는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물론 그것 빼고는 저는 지금 제 동아리가 너무나도 좋습니다.


저는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공동체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공동체 안에는 여러 행복과 협동, 갈등과 다툼이 있게 마련입니다. 여러 공동체 속에서 지내오면서 때로는 행복에 겨워도 봤고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것이 공동체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성숙시키고 풍부하게 만듭니다. 또한 대부분의 공동체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했든 못 했든 간에 그 과정 속에서는 얻는 것이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는 것의 의미와 가치는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글 / 박정준 (수유너머N <대학생을 위한 이진경의 철학교실> 수강)

* 이번 학기 <철학교실>을 수강하는 친구들이 '국가'와 '공동체'를 주제로 쓴 글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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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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