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반값 등록금 시위나 서울대 법인화 저지 점거사태 등을 보면 젊은 사람들의 정치에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이 강좌에서 언급되는 철학자들은 현재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요?

 

이진경: 통상적으로 정치라고 얘기하면 국회의사당이나 청와대를 떠올리기 쉽지만, 랑시에르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치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안의 관점에서는 사람들에게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일을 하라고 명령할 뿐이죠. 정해진 코스대로, 사회가 원하는 스펙을 쌓아서, 정해진 자리에 들어가라고 하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에게 주어진 일반화된 요구입니다. 그러면서 대학 졸업장은 딱히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꼭 따야 할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것을 위해 어이 없이 비싼 등록금을 내야하는 것이죠. .

 

얼마 전에 칼럼에서 ‘비정규 학생’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요즘에는 비정규 노동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르바이트 하는 시간을 피해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는 비정규 학생이 생긴거죠. 그렇게 일함에도 등록금을 제대로 벌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 학생이 하나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학졸업장을 따야하는 학생들을 불리한 위치로 몰아세우는 것이 신자유주의와 결합된 한국 학벌중심 사회의 현실입니다.

정치란 그런 자리를 벗어나는 것, 그런 자리를 뒤집어 버리는 것, 이런 것이 정치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랑시에르의 경우에도 그런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치안에 반하는 정치다’라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그의 말은 현재적인 의미가 크다라고 생각합니다.

 

  20110610214053633.jpg

<반값을 넘어 무상교육의 그날까지.... 촛불아 꺼지지 말고 계속 타올라라!>

 

변성찬: 요즘 한국 대학생은 존재 자체가 소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그렇게 지위가 변화하는 것은 위기일텐데 그것을 기회로 만들어 내는 것이 진짜 정치일 것입니다.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었던 대학생들에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그런 조건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들을 나서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소수화시켜 준 MB 정부에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웃음! 하하하!!)

 

 

Q. 바흐친은 요즘 한국의 대학생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최진석: 아까 얘기했던 웃음과 연결하여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음은 일상의 문법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바흐친이 전복적인 힘으로 얘기하는 것은 폐부를 찌르는 비웃음과 풍자적인 불온한 웃음이죠. 그런 것들은 최근 박정수씨의 쥐그림 사태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쥐그림이 전혀 위험한 것이 아니라고 느꼈지만, 검찰은 기소 내용에서 그 그림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미래를 빼앗았다고 강조하여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습니다. 이런 방식의 웃음이야 바흐친이 말한 웃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기서 검찰이 말한 아이들은 말그대로 퇴행한 MB의 아이들인거죠.

 

이렇게 정권이나 권위에 누구라도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사태 자체는 자신들의 권위의 벽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위협적인 도발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권위의 벽에 가까이 다가가 ‘이거 아무것도 아니네’ 하면서 그 벽을 건드리기도 하고, 그 벽에 오줌을 누기도 하는 방식, 직접적으로 권위를 망치로 부수는 방식이 아니라 권위 자체를 일그러뜨리는 것 냄새나게 만드는 방식이야 말로 권위의 본질을 폭로하는 것과 동시에 그 권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진경: 요즘엔 웃음에 대해서 좀 더 섬세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을 준비하면서 불온한 웃음, 사람 당황하게 만드는 이 웃음이 정치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 편에 있었는데, 다른 한 편에서는 MB 정부가 유발하는 웃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웃길 의도가 없지만 우리로 하여금 깔깔거리고 웃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의도 없는 개그정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종류의 웃음은 왜 유발되는지, 그 의미는 뭔지, 굉장히 다른 종류의 이 웃음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 사회에서 웃음은 더 다양해지고 더 중요해진 것 같은데, 바흐친의 사상을 통해 웃음의 정치학가능성에 대해서 좀 더 분석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푸하하하....-_-;; 그냥 웃기다.>

 

 최진석: 바흐친은 패러디적 웃음의 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죠. 예를 들어 건설부양에의 의한 정권를 비판하면서 누군가 거대한 삽의 모형을 만들어 던졌는데, 그것은 거대한 이미지를 통해 정권이 하고 있는 일과 유사하지만 들어나서는 안 되는 이미지를 들어내며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패러디의 힘이라고 할 수 있죠. 보이지 않았던 본질을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권위를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있던 권위를 추락시키는 방식들. 그것이 재미를 넘어서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웃음은 굉장히 치명적인 웃음이 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MB 정권은 패러디 자체의 위험성의 낌새를 채로, 그 근원을 봉쇄해 버리려고 하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그 안에서 우리에게 끊임없는 웃음을 주고 있지요. 강좌에서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얘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이런 사람들은 이 강좌를 꼭 들어야한다.’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요?

변성찬: 등록금 투쟁하고 있는 대학생이 들으면 좋지 않을까요? ^^

이진경: 정치를 좀 더 큰 스케일로 그리고 통념을 깨는 방향으로 사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대학생 여러분, 힘내세요^^!!>

사진출처 http://cafe.naver.com/wabore

 

Q. 강의 전에 읽어야 할 책이 있나요?

이진경: 강좌에서 만나게 될 철학자들의 책을 읽어오면 좋겠지만 책을 안 읽는다고 강의를 못듣는 것은 아닙니다.^^

 

 

뜨거운 사유의 열기로 무더운 7월 금요일 밤을 더욱 화끈하게 만들어 줄 이진경, 최진석, 정정훈, 변성찬 강사의 열강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http://nomadist.org/xe/lecture/145640 강좌 안내는 요기 클릭!!!

 

그럼, 7월 8일 첫강의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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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의 대표 미남 (...........응? ) 강사 이진경, 변성찬, 최진석, 정정훈이 '히치하이커의 정치학-현대정치철학의 지형과 지표를 탐사한다'라는 알쏭달쏭한 제목의 강좌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현대 정치철학에 왠 히치하이커?

도대체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인가? 이 강좌에서 만나게 될 여섯 명의 철학자들을 어떻게 한 곳에 엮을 수 있을까?

 

호기심 가득한 마음을 가지고 이진경, 변성찬, 최진석  세 강사를 만났다.

 

 

                                                                                                                                  인터뷰 : 강좌 반장 아샤   

 

 

 

Q. 강좌 제목이 특이한데요, 어떻게 ‘히치하이커의 정치학’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진경: 사상가들을 공부할 때 어떤 때는 그들의 사유에 편승을 해서 그것을 따라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것을 뒤집기도 때로는 대결하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일종의 히치하이커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적지가 같으면 같이 가지만 목적지가 다르면 그 사람으로 하여금 딴 길로 가게 만드는

그런 이상한 히치하이커 역할을 자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관점에서 ‘히치하이커의 정치학’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정치학은 어디로 갈 것인지가 문제이기 때문에, 방향을 가지고 운전사·차주와 대결하는

히치하이커라는 컨셉이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강좌에서도 그런 관점을 가지고 정치사상가들과 대면하는 방식을 만들어보고자 하였습니다.

 

사진1.jpg 

 

변성찬: 얘기를 들어보니 히치하이커가 아니라 하이잭킹의 느낌인데요?

(일동 웃음~ 하하하하하!!)

 

 

 7438126-.jpg hijacking+hotspot.jpg

<히치하이킹?? 혹은 하이잭킹??>

 

 

Q. 강좌에서 총 여섯 명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을 만나게 될텐데,

여섯 명을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는지 얘기해주세요.

 

최진석: 현대 정치철학 경향이나 철학자들의 사유를 소개·해설하는 방식은 사람들이 추종하기 쉽지만 우리는 그런 방식을 거부합니다.

예를 들어 첫 강의의 주인공인 아렌트의 경우도 통상적인 방식이 아닌 아렌트의 사상을 전복하는 방식으로 그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진경: 남으로 갈 비행기를 북으로 가도록 만드는 것이죠.

 

변성찬: 그게 정확히 하이재킹이죠.

 

이진경: 랑시에르의 경우에도 랑시에르의 ‘평등성의 정치학’을 존재론적인 차원에서의 평등성까지 밀고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강좌에서도 랑시에르의 얘기에 그대로 주석을 달지는 않을 것입니다.

 

Q. 정치철학 강좌인데 바흐친이 있는 것도 특이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바흐친~ 하면 문학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최진석 : 그렇죠. 바흐친을 정치철학자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바흐친이 얘기하는 전복성의 사유가 단순히 예술이나 문학을 논할 때의 전환점,

새로운 미적감각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흐친이 이야기하는 감각성을 현실정치적인 차원에서 도입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전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강좌를 통해 학문적 담론 안에 곱게 정리된 그의 사유를 끄집어내어 현실 속에 던질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마련해보고 싶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데리다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리다를 정치철학적으로 전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포리아 자체로 끝나버리는,

‘불가능하다’와 ‘불가능하지 않다’를 동시에 말해버리는 것으로 데리다의 정치철학을 지표화해버리고 맙니다.

그것보다는 우리의 현실의 언어로서, 언어화되어 있지 않은 지점까지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그 아포리아로서 데리다의 정치철학적인 가능성을 ‘법의 힘’이라는 텍스트를 통해서 사유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바흐친이 주목했던 유머가 가진 힘과 그 정치적 가능성이라는 방향성에 대해서도 얘기해보면 흥미롭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진경 : 특히 바흐친의 웃음, 유머는 정말 공부해 볼만 하단 생각이~~ 정말 재밌다는..!

나중에 베르그송의 '웃음'이랑 같이 해서.. 더 공부를 해보면 좋을 듯...?

(인터뷰 도중에도 끊이지 않는 기획들....^^)

 

Q. 영화 평론가 변성찬이 보는 들뢰즈의 정치철학도 궁금합니다.

 

변성찬: 현대정치철학에서는 기본적으로 메타 정치학을 얘기합니다.

들뢰즈는 ‘정치란 이런 것이다’라고 사유를 한 사람이 아닌 만큼 더더욱 그럴 것 같은데요,

‘천의 고원’,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영화평론을 하는 사람인만큼 ‘씨네마’에서

들뢰즈가 지나가듯 얘기하는 현대적 정치영화와 고전적 정치영화의 차이라는 부분을 참고로 하여

들뢰즈가 얘기하는 ‘소수성의 정치’라는 개념이 갖는 함의를 좀 더 풍부하고 구체적으로 들어내 보고자 합니다.

 

 

 

 1.jpg

 

< 이번 강좌를 통해 우리가 조우하게 될 철학자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나 아렌트, 자크 랑시에르, 자크 데리다, 질 들뢰즈, 미하일 바흐친, 에티엔 발리바르>

 

 

인터뷰 Part 2에서는 더욱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펼쳐집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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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시작된 불온한 인문학...

20주 동안의 긴 여정 중 10주간의 트랙 1이 끝나고 있다.

불온한 인문학을 통해 수유너머 N에 접속한 후

월요일에는 이진경 선생님의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강좌를 듣고

목요일에는 ‘불온한 인문학 강의-자본론’을

토요일에는 ‘불온한 인문학 세미나’로..

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유진님을 만나봤다^^

인터뷰어/ 화 (불온한 인문학 튜터)

인터뷰이/ 유진 (불온한 인문학 1기)

 

 

*이 인터뷰 기사는 불인강 튜터의 질문에 유진님이 직접 글로 답변하는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불온한 인문학을 처음 신청할 때 가장 기대했던 것이 있다면요?


으하하...처음 신청할 때 기대했던 마음에 대한 역사를 읊어보면 줄줄이 사탕처럼 정말 길고도 길어요. 마치 이진경 선생님 강의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내가 기대어 있는 모든 것이, ‘우주’ 전체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구절처럼 말이지요.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구체적 발단이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고등학교 때 윤동주의 ‘쉽게 씌여진 시’를 읽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네요. 시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시를 쓰는 이의 강직함을 높게 평가하고 있던 저로써는 윤동주의 시를 읽으면서 제가 살아가야 할 여러 가지를 고민하였던 것 같아요.

이를 테면 지금도 그렇죠. 예술 분야에 종사하게 되면서 저의 삶과 작업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작업을 하느냐는 어떻게 살아가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대단한 작업들(그림들)은 많지요. 매체에 구애되지 않기 때문에 저의 의지가 들어갔다면 어떠한 것도 작업이 될 수 있으며, 작품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제 자신의 제어에 달려있었어요.

 

그러나 그것들이 내 안에서 너무나 쉽게 나오는 것이 괴로웠어요. 자아 내면의 상처 같은 유아적 감성표현의 표출 등 한정적 영역에서도 답답함을 느꼈고요.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며 작업을 하는 것을 업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평생 내가 지향해야 할 점이 어디인지가 고민스러웠습니다.

저는 작업 활동과 병행하기 위해 일을 적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어요. 그렇게 고생을 하며 생활비와 씨름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다양한 작업을 하는 것이 무엇을 위해서인가. 나는 결국 잘나가는 작가, 소위 작업이 잘 팔리는 작가, 부와 명성을 가진 작가라는 ‘공리’를 지향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렇다면 자본주의에 대한 탐구가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라는 의문이었지요.

 

그 밖에 종교적인 문제에서도 자본주의와 부딪혔고, 또 홍익대 청소부 아주머니 사건도 큰 몫을 하였습니다. 모교였기 때문에 학교생활 내내 마주쳤던 아주머니들이 학교를 점거하신 모습을 직접 보게 되면서 느끼는 충격과 무기력함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내 힘으로 생각할 수 없는 무지를 더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10주 동안 불온한 인문학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처음 소개글을 보았을 때는 좀 거창하다는 생각을 하였었던 것 같아요. 일단 제가 불온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가, 강좌를 수강하는 우리 모두가 불온한 사람들이 될 수 있을지가 참 의문스러웠어요. 무슨 만화 <20세기 소년>의 한 장면이 떠올랐었지요! 그렇지만 그저 저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신청을 하였었습니다.

그러나 트랙 1을 마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느끼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공부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으면서 개인으로서의 삶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불온한 인문학> 강좌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의 얼굴로 우리 생활에 너무나 많이 침투해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이론적으로 ‘자본주의가 어떠한 것이다.’라고 습득하는 것은 지금에 와서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이 될 정도에요.

 

이론적인 학습으로 끝나지 않고 매주 토요일에 가졌던 세미나의 시간들도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데에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또 저와 직업이 다른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 개인적으로 제게 참 즐거운 시간들이었고, 생각이 넓어지는 멋진 순간들이기도 하였습니다.

 

트랙 1에서 맑스의 자본을 공부하면서 미술 학원 알바도 하고..

또 미술 작업도 하고 있는 유진님~세미나 시간에 얼핏 듣기론 고민도 많은 것 같아요..?

 

헤헤헤! 이러한 글들을 적었다가 저의 직장(?)에서 보게 되면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좀 무서운데요?

학원 선생님으로 지내다 보면 원장님께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이 학원을 자기 학원으로 생각하고 일해라.’,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는데, 칼 퇴근하지 말고 수업시간보다 더 미리 나와서 아이들을 가르쳐라.’, ‘아이들이 선생님 바뀌는 것을 힘들어하니 일을 쉽게 그만두지 마라.’ 등... 이러한 저의 윤리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죠.

물론 제가 학생이었을 때를 알기 때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간절히 좋은 결과를 원하는 지를 잘 알고 있고, 마치 제 동생들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가 스스로 가지는 신념들인 것이지 원장님께서 저를 윤리적으로 공격하시면서 노동시간 외의 업무를 강요하실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에 합당한 돈이 지불되면 원장님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윤리적인(?) 저의 희생으로 마무리 됩니다.

 

사실 원장님이 경쟁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미래도 그렇게 생각해주실지 짚어 보면 뻔히 알 수 있는 문제이지요. 단체 회식을 하여서 단결력을 높인다거나, 큰 학원 같은 경우는 높은 직위의 선생님들에게 지분을 투자하게 하여서 발목을 붙잡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지요. 그러한 내막들이 속속들이 보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 <불온한 인문학>을 수강하면서 생기는 매력이라고나 할까요? 하하.

 

현재 수유너머N에서 이진경 선생님 강의도 듣고 있고..최근엔 [죽음의 식탁]이나... [코뮨주의], [자본을 넘어선 자본].. 등등 책도 부지런히 읽는 것을 봤는데요? 생명에 대해 다른 친구들 보다 굉장히 예민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요?

 

얼마전 대형마트에서 2만원 주고 산 토끼 두 마리를 키우다가... 그 중 한 마리가 죽었어요. 약하게 태어난 토끼여서 잔병치레가 많았고, 병원 입원비가 하루 5만원이었는데 수입이 거의 없는 학생인 제 힘으로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입원을 시키지 못하고 약만 먹이다가 죽게 ‘내버려’두었던 것이었습니다. 정말 제가 한심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 제가 100만원 하는 고양이를 키웠어도 그랬을지 생각하면 이미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제 자신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전 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참회하기위해 동물 보호 단체에 가입하여 후원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동물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인간이 애완동물로 사랑하는 대표적인 동물들에만 연민을 느끼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생각에 미치자, 제가 무심결에 죽이거나 먹고 있는 여러 생명들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행여나 직접 죽이지는 않더라도 도의적 책임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안락사 없이 잔인하게 살육되는 동물들의 죽음에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가 한 몫 한다는 사실이 참 슬프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진경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기 때문에 단순히 동물에 대해서 어떠한 ‘자비심’으로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든지, 자연적인 삶이라는 것에 대해 목가적인 생활을 떠올리고, ‘그곳으로의 회귀’라는 식으로 환경을 바라보는 것이 굉장히 우스운 관점이라는 것을 잘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물건을 쉽게 샀다가 쉽게 재 팔아버리는 습관이 있는데, 그러한 태도 또한 자연을 도구로 생각하는 것과 별 다름이 없다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죠. 또 그러한 행동 사이사이에서도 은연중에 가치를 ‘값’으로 매기고 행동하는 제 자신이 신기할 정도로 자본주의에 물들어있는 것이지요. 그러한 것을 직시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부분에서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친구들에게 불온한 인문학을 소개한다면요?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하더라도, ‘자본주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며 한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다가가는 첫 스타트 장소로서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독파해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신다면 더 좋고요. (스스로 책을 많이 읽으시게 될 겁니다.) 단순히 <불온한 인문학>과정을 수강하면 자본주의에 관련된 모든 것이 마스터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혼자서 더 공부해보고 싶은 것들이 하나 둘 생기는 것이 제게 가장 좋았습니다. <불온한 인문학>을 하면서 자발적으로 여러 가지 책들을 읽게 되었던 것이 그 때문이었어요.

 

공부를 하고 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 무슨 ‘운동권’이어야만 한다는 인식은 악성댓글만큼이나 우스운 생각인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어떠한 단체로서 세력을 이루고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편향된 부분이라는 오해만큼 우스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옳고 그르다는 흑백논리로 말하기 위해 공부하는 과목 또한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개인의 자유로운 생각과 태도, 인식 등이 점점 자라날 때 비로소 거대한 자본주의라는 틀 또한 여러 형태로 변형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틈틈이 일과를 쪼개 자본주의를 공부하였기 때문에 쫒기는 시간들이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직장인이시라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헤헤!) 좀 더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맑스의 ‘자본론’에서 등장하는 생소한 용어들 또한 아직은 오래된 친구처럼 익숙하지는 않고요. 하지만 꾸준히 공부하게 되면 제 몸에 점차 익숙해질 것 같습니다. ^^

 

욕망에 대해서 다루는, 트랙 2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들뢰즈는 미술 분야에서도 중요한 인물 중에 하나인데, 미술인들이 아닌 다양한 사람과 그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 참 기대됩니다! ^.^

 

불온한 인문학 트랙 2 가 궁금하시다면~~!

클릭!!

 

http://nomadist.org/xe/bulin/121570

 

 

 

1.JPG

 

 

유진 /불온한 인문학 1기! 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학부를 졸업한 후 지금은 이것저것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작업도 간간히 하는) 하면서 어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꽃다운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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