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강좌(7/6-8/10) "근대의 외부들 : 다른 세계를 발명하는 인류학적 상상력" 강사 인터뷰!

 

 

 

"상상력 없이 우린 변화할 수 없어요!"  

-홍서연 강사와의 인터뷰-

 

 


 

홍서연 소개 - 수유너머N 연구원.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인류학을 공부했음.  

 

 

 

질문 : 안녕하세요^^ 저는 인류학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왜 이 공부에 끌리는지 잘 설명을 할 수가 없어요.

인류학은 확실히 인문학 독자들에게도 조금 낯설기도 하구요.

인류학에 대한 전반적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왜 인류학을 공부해야하는지도 알려주세요!

 

 

   malinowski_wideweb__430x250.jpg    클라스트르_과야키 인디언.jpg

 

 

 

홍서연 : 확실히 인류학은 우리나라에서 철학이나 다른 분야보다 훨씬 안 읽히죠! 인문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레비-스트로스나 모스의 이름이 낯설지 않겠지만 그들의 책을 꼼꼼히 읽어본 독자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고요. 외국 인류학자들이 낸 이론서와 수많은 민족지 작업들은 별로 번역되어 있지 않고, 과거에 번역된 것들도 절판되어 잊힌 상태예요. 국내 인류학자들의 작업은 소수의 전공자들만 읽고요.                        

 

인류학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실증적인 학문이라는 점이에요. 인류학자들은 '현지조사'라는 방법으로,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기록하고 연구합니다.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사람들의 행위와 말, 의례, 생산기술 또는 생활기술, 문물, 친족관계,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드러나는 한 사회의 지식, 정치, 상징적인 것들, 사회관계와 사회조직, 제도, 그리고 또… 한 사회의 특이성, 사람들이 한 마디로 '문화'라고 지칭하는 것이죠.

다양한 것들의 세세한 면모를 읽는 데서 아무런 재미를 못 느낄 수도 있겠죠.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인류학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건 인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질문 : 인류학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이 인문학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부족 때문이라... 

좀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홍서연 : 스스로 사유하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하기보다, 보증된 이론 또는 이론가에게 기대기 위해 공부하는 태도와도 관련이 있어요. 그런데 학문은 보증을 해 주는 안전장치가 아니거든요. 특히 인문학은요. 가령 철학은 언제나, 익숙한 방식으로 굳어져버린 믿음들을 전복하여 이미 있었던 개념들을 새롭게 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어요. 우리가 푸코, 들뢰즈, 랑시에르에게 열광한다면 그것 또한 그들에게 안주하기 위해서는 아니거든요. 그들의 권위에 의존하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이율배반적이고요.

다시 인류학으로 돌아와서, 인류학은 현장으로부터 출발합니다. 현실의 무한한 개별성으로부터 시작하는 셈이죠.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언어로써 다루기 힘든 부분, 개념과 언어의 틀 밖으로 세어나가 버리는 부분, 거기 뿌리박고서 하는 작업입니다. 흔히 감각을 통한 사유는 편견에 지배되기가 쉬운데, 인류학의 사유는 오히려 자문화중심주의적인 편견을 깨뜨리는 사유입니다. 거기에 긴장이 있고 어려움이 있습니다. 개별성 속에서 어떻게 편견에 치우치지 않을 것이며, 개념화 작업 속에 어떻게 특수성을 담을 것인가?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과 접촉해서 낯설고 불편한 생활양식 속으로 들어가서, 종종 자신에게 적대적인 사람들과 함께 얽히면서 강도 높은 감정적 투입 속에 자기 몸을 던져 넣어야 하지요. 인류학자들의 민족지 작업들은 그걸 견뎌낸 다음에만 탄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은 그 익숙함 때문에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착각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다면 인문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죠. 우리가 경험과 교육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은 현실의 아주 작은 조각들일 뿐이에요. 인류학은 우리가 '모른다'는 걸 알게 해 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알 때에만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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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                           말리노프스키                             클라스트르        

 

질문 : 강좌 제목은 그런 인류학의 성격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왜 "근대의 외부들"이고 왜 "다른 세계를 발명하는 인류학적 상상력"인가요?

 

 

 

홍서연 : 필연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물질적 조건 속에서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려 한다면 거기서 필요한 건 상상력이에요. 상상력은 우리가 지각하는 하나의 사물, 하나의 사건, 하나의 현상을 통해 무한한 확장을 이루는 능력이에요. 경계들을 넘어서 체감하는 능력이고, 한계들을 넘어서 인식하는 능력이죠.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언제나 변화를 가져옵니다. 다시 말해 상상력 없이는 변화를 가져올 수 없어요. 강좌 기간 동안 우리는 함께 책을 읽고 얘기를 하고 사유를 할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언가 변화된 상태로 나아갈 거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떤 새로운 세계를 발명할 겁니다.

이번에 다룰 여섯 권의 책은 모두 '원시사회'라고 불리는, 근대사회와는 판이하게 다른 세계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요. 물론 인류학이 언제나 그런 사회를 연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건 우리에게 가장 이질적인 문화를 통해 우리 자신을 사유하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책들에서 우리는 이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몹시 친숙한 것들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러고 나면, 근대 이후의 사회는 '근대적인 것'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편견에 가득한 착각인지도 알 수 있을 거예요. 결국은 나 자신에게서 나의 외부라고 생각했던 것, 다시 말해 타자를 발견할 거예요. 우리 사회 안에서 우리 사회의 바깥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될 거고요. 좀 전에도 '솔직함'을 말했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사람은 기만에 맞설 수가 없어요.

 

 

 

질문 : 강의 주제로 되어 있는 책들의 저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Leroi-Gourhan.jpg   .레비스트로스.jpg

             르루아-구랑                              레비-스트로스

 

 

 

홍서연 : 말리노프스키(Bronisław Malinowski, 1884-1942)는 영국 사회인류학의 창시자이고 현지조사 방법론을 정립한 사람이에요.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증여론>의 모스(Marcel Mauss, 1872-1950)는 증여관계뿐만 아니라 주술, 의례, 기술(테크닉)에 대해 중요한 작업들을 남겼죠.

르루아-구랑(André Leroi-Gourhan, 1911-1986)은 선사시대 도구와 종교를 연구한 프랑스의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에요. <인간과 물질>, <환경과 기술> 등의 책을 통해서 인지와 생태학에 대한 이후의 사유들에 대해 큰 영향을 끼쳤는데, 국내에는 거의 소개가 되어 있지 않아요.

프랑스의 정치인류학자인 클라스트르(Pierre Clastres, 1934–1977)는 남아메리카 부족사회들에 대한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해서 상당히 이론적인 논의를 전개하는데,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와 <폭력의 고고학> 두 논문집이 번역되어 있어요. (과야키족에 대한 민족지가 번역되지 않은 건 좀 아쉬워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프랑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Claude Lévi-Strauss, 1908-2009)의 책은 여러 권이 번역되어 있는데, 강의 주제인 <야생의 사고>는 그 중에서도 가장 구조주의적인 냄새가 옅은 책이지요.

 

 

 

질문 : 강의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책들의 선정 이유를 알려주세요^^

 

 

 

홍서연 : 사유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들을 선택했습니다. 첫 강의에서는 말리노프스키와 함께 영국 사회인류학을 소개하면서 인류학이 흘러온 역사를 짚어볼 겁니다. 사회인류학은 인류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형성했거든요.

 

또한 경계를 넘나들기에 좋은 저자들을 선택했습니다. 인류학적 사유 자체가 경계를 넘어 체감하는 사유이지만, 선택한 책들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말리노프스키의 <미개사회의 성과 억압>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가지고 실험을 합니다. 모스의 <증여론>은 데리다, 부르디외 등에게 무한한 영감을 제공했고요. (길게 말하면 잔소리일 터!) 르루아-구랑의 <몸짓과 언어>는 아마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고고학과 인류학의 연결점을 보여주기도 하고, 책의 주제 자체가 경계를 넘어 흘러요. 최근에 프랑스에서는 미학에서도 참조되고 있고요. 클라스트르의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는 국가, 권력, 사회에 대한 철학적 문제제기들의 연장선상 안에서 읽힐 수 있죠. 들뢰즈, 가따리의 <천 개의 고원> 12장은 클라스트르의 '전쟁기계'에 대한 주석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모스의 "주술의 일반적 이론에 대한 초고"는 번역이 되어 있지 않은 논문인데, 주술(magic)에 대한 민족지 자료들을 가지고 이론적 작업을 합니다. 로알드 달의 <마녀를 잡아라 The Witches>를 읽어보셨어요? 마녀는 눈동자 색이 수시로 바뀌고, 발가락이 없고, 침이 파란색이고… ^^ 이 논문에서도 이와 유사한 열거가 등장해요. (어쩜 로알드 달은 이 논문을 읽고 영감을 얻었는지도?) 하지만 로알드 달이 아이들로 하여금 마녀에게 잡히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녀의 특징들을 열거한다면(^^), 모스는 인간이 사유하는 방식을 탐구하기 위해 주술사의 특징들을 정리하죠.

 

마지막으로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는, '지식'이라는 주제에 대해 사유할 때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한 것처럼 역사성을 고려하고자 한다면, 다시 말해 시대, 지역, 사회의 특수성과 구체성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진리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분야와 관계 없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에요.

 

저자들은 공부한 여정에서도 경계를 넘어 흘러다녔어요. 레비-스트로스는 법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클라스트르도 인류학을 하기 전에 철학을 했죠. 모스는 사회학자이기도 했고, 르루아-구랑은 고고학자였고, 말리노프스키는 인류학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한 다음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어요.

  

 

질문 : 강좌를 듣기 전에 미리 준비할 것이 있나요?

 

 

홍서연 : 책을 읽고 오면 가장 좋겠지요(번역본이 있는 경우). 하지만 시간에 쫓긴다면 꼭 읽고 오지 않아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겁니다. 감각에 곧바로 와 닿는 이야기들을 들려드릴 거예요. 그러니 잘 뚫린 귀를 가지고 오세요. 그리고 들은 것들을 내가 알고 있는 것들과 결합하는 상상력을 자유롭게 풀어놓아 주세요. 강좌가 끝날 때쯤엔 더 접속률이 좋아진 뇌신경과 더 좋아진 시력과 더 예민해진 내 몸의 안테나를 확인하는 것이 이 강좌의 목적이에요.

 

 

 

     감사합니다. 7월 6일 첫 강의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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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0 1 1  여 름 강 좌 안 내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은 매 분기별로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여러 강좌를 통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소통하며 새로운 지식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경험을 쌓아가고자 합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삶을, 그리고 삶으로부터 다시 공부를 길어내는 느리지만 부지런한 여정! 배움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려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개강일: 2011년 7월 4일 월요일

 

∙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218-23 이스턴빌 2층 수유너머N | 전화 (070)8263-0910 | http://www.nomadist.org

 

∙ 접수계좌: 우리은행 011-9571-1509 (휴대 전화번호와 동일) 예금주 명: 오하나

 

∙ 강좌문의: 오하나(011-9571-1509), 문화(010-6210-3021)

 

∙ 수강을 원하시는 분은 위의 접수계좌에 입금하신 후, <강좌 신청 및 확인> 게시판에 강좌명과 입금자명을 남겨주세요. (게시판 바로가기 클릭!)

(수강생명과 입금자명이 다를 경우 꼭 게시판을 통해 알려주세요.)

 

∙ 주차공간이 협소하오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에서 진행하는 모든 강좌의 수강료는 환불되지 않습니다. <강좌신청> 게시판의 공지를 참조해주세요.

 

 

 

 

 

01 예술 강좌| 20세기 아방가르드 미학과 초현실주의 운동 - 꿈꾸고, 사랑하고, 혁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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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일 : 07월 04일 (월)

 

강좌회비 : 10만원 (6강)

 

 

초현실주의자들은 ‘현실의 외부’를 가르쳐 주었다. 우리가 ‘초현실주의’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다시 사유해 보려는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꿈과 무의식’을 생각해 보는 것은 ‘깨어나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20세기의 가장 매력적인 사상가 발터 벤야민이 꿈꾸었던 혁명의 예술, 초현실주의를 만나본다.

 

 

1. 상징주의, 매혹적인 상상과 허구의 세계 _유정아

보이는 현실의 재현에 몰두했던 인상주의를 넘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구한 상징주의자들. 그들의 신비롭고 매혹적인 사상과 작품세계.

 

 

2. 다다이즘, 째깍거리는 정치적 폭탄 _유정아

무정부주의적이었던 다다이스트들의 등장과 활동, 부르주아 예술을 비판하고, 정치, 철학적 전제들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했던 이들의 재기발랄한 반미학!

 

 

3. 초현실주의 선언,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_유정아

비이성적인 것을 사유할 또 다른 권리, 1924년 ‘인간의 권리에 대한 새로운 선언’을 했던 초현실주의 운동의 태동과 무의식의 탐구!

 

 

4. 초현실주의 그룹과 “섹스 토킹” _박수진

앙드레 브르통을 중심으로 초현실주의자들이 말하는 사랑과 섹스, 욕망과 쾌락과 도덕, 무의식과 충동.그 거칠고 흥미진진한 논쟁!

 

 

5. 벤야민과 초현실주의, 대중문화라는 꿈나라 _유정아

발터벤야민이 초현실주의자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상품물신의 세계, 현대 소비사회에 대한 열정적인 매혹과 비판

 

 

6. 아우라의 흔적, 초현실주의 귀환과 현대미술 _박수진

초현실주의 전시를 통해 만나는 타자성과 재현의 문제, 20세기 후반의 전시와 비교하며 새롭게 조명하는 초현실주의의 영향과 흔적.

 


 

 

02 인류학 강좌| 근대의 외부들 - 다른 세계를 발명하는 인류학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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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일 : 07월 06일 (수)

 

강좌회비 : 10만원 (6강)

 

 

경계를 넘나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류학적 상상력이다. 자연과 문화, 환경과 인간, 권력과 자유, 개인과 집단이라는 이분항의 긴장을 가로지르자. 그리고 새로운 사유의 방향을 탐색하자! 우리는 인류학의 여섯 가지 모멘트를 통과하며 교환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려는 공리주의, 그 실용주의의 철벽을 내파할 것이다. 우리 안의 낯선 외부들을 발견하기 위하여!

 

 

1. 섹슈얼리티 :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 <원시사회의 성과 억압> _홍서연

말리노프스키는 모권제 사회인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가족관계를 통해 원시사회의 섹슈얼리티를 기술한다. 문제는 성적 억압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자, 그렇다면 모권제는 어떻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분열시키는가?

 

 

2. 선물 : 마르셀 모스, <증여론> _오하나

“아주 최근에 인간을 ‘경제동물’로 만든 것은 우리 서양사회이다. 그리고 아직 모두가 그러한 종류의 존재가 된 것은 아니다.” 모스는 합리적 교환 대신 선물을 택한 공동체를 분석한다. 강의를 통해 우리의 삶의 비자본주의적 요소, 인간과 사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다.

 

 

3. 신체와 언어 : 앙드레 르루아-구랑, <몸짓과 언어> _홍서연

태초에 몸짓이 있었다! 몸짓은 인류학에서 의례와 테크닉의 기본단위이다. 르루아-구랑의 선사시대 고고학을 통해 기술과 언어, 인지능력과 사회성의 상관적 발달 궤적을 추적해 보자.

 

 

4. 국가 :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_문화

클라스트르는 추장제 사회 속 전사들의 잇단 전쟁과 무모한 행동에 주목한다. 폭력적인 이들의 모습에서 국가 없는 미개 사회가 떠오를 법도 하다. 하지만 전쟁이 중심적인 권력의 출현을 막는 국가 방지 메커니즘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가의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5. 주술 : 마르셀 모스, "주술의 일반적 이론에 대한 초고" _홍서연

주술(magic) 최초의 사유 형태이며 인간을 이해하는 열쇠이다. 인간행위를 사법적 행위, 기술적 행위, 종교적 의례로 나누는 모스에게 주술은 관례 이외의 것을 산출하는 창조적 힘을 지닌 것이었다. 주술사는 어떤 사람인가? 주술은 어떤 조건에서 효력을 갖는가

 

6. 야생성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야생의 사고> _정정훈

새로운 사유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우리에게 익숙한 사유의 방식과 삶의 방식이란 단지 하나의 삶의 체제에 불과하다. 레비스트로스의 저 유명한 책, <야생의 사고>을 통해 새로운 사유와 삶의 체제를 모색한다.

 

 

 

 

 

03 철학강좌 | 히치하이커의 정치학 - 현대정치철학의 지형과 지표들을 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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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일 : 07월 08일 (금)

 

강좌회비 : 10만원 (6강)

 

 

 

촛불을 거치며 정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고취됐다. 하지만 이 관심이 복지국가론으로 축소되어서는 곤란하다! 정치는 국가의 운영방식으로 환원될 수는 없는 법.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현대정치철학의 이론적 공간을 탐사하는 히치하이커가 되고자 한자. 국가권력의 지반을 넘어서는 철학자들의 기발한 해방의 사유에 탑승하기.

 

1. 한나 아렌트 : 오이코스와 폴리스 _이진경

폴리스로부터 오이코스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빈민을 몰아내려는 정치적 사유에 히치하이킹! 오이코스를 통해, 정치로부터 배제된 자들을 통해 폴리스를 전복하는 정치를 사유한다.

 

 

2. 자크 랑시에르 : 평등의 정치학 _이진경

치안과 정치의 대비 속에서 자격 없는 자의 정치학을 제안하고, 보이지 않는 자들을 보이게 만드는 감성의 정치. 랑시에르의 사유에 히치하이킹하여 존재론적 차원의 평등성의 정치학까지 밀고 가본다.

 

 

3. 미하일 바흐친 — 유혈 낭자한, 도래할 사건으로서의 혁명 _최진석

용산참사를 겪은 우리 눈에 ‘성숙한 민주주의’는 폭력을 독점 행사하는 자들의 미사여구일 뿐이었다. 미하일 바흐친을 통해 혁명과 정치, 폭력의 난맥상을 돌파한다. 혁명은 정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므로!

 

 

4. 자크 데리다 — (불)가능성의 윤리와 정치 _최진석

정치의 윤리, 혹은 윤리적인 정치의 불가능성! 정치의 잠재성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고, 한계를 돌파하는 데서 비롯된다. 데리다의 <법의 힘>을 통해 불가능에 도달하는 행위, 그 속에서 실현되는 정치를 발견한다.

 

 

5. 에티엔 발리바르 : 이데올로기의 전화와 인권의 정치 _정정훈

스마트폰과 SNS로 표상되는 첨단의 세계 한 복판에서 오히려 배제된 자들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종, 종교의 이름으로 무의미한 폭력을 휘두르고... 우리는 정치의 가능성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의 복원을 고민하는 발리바르의 정치 철학을 따라간다.

 

 

6. 질 들뢰즈 : "소수정치, 또는 정치의 소수화" _변성찬

들뢰즈의 ‘소수성’ 개념을 중심으로 ‘들뢰즈의 정치학’을 재구성해보는 것, 이것이 이번 강의의 목표다. 들뢰즈가 구분한 ‘고전적 정치영화’과 ‘현대적 정치영화’의 차이를 중심으로, 그 함의를 보다 분명하고 풍부하게 밝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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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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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데로 임하오셔  도시와  닮은 집에 거하시지





 

 

2.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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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선  번도 부대낀 적이 없어

 



 

 

3. 거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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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게
 만드는 걷고 뒤지고 찾고 헤매는 
 

생산성을 강제하는그러나 바로  거대함 때문에 비효율적인 
 

붉은 구조물이 동선을 가로지르는
 

비합리적 공간 배치의 극치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봉사실을 나는
 

좋아해싫어해?
 

걷고 뒤지고 찾고 헤매기 위해바로  불편함 때문에
 

 발로
 

거길 .





 

 

4. 철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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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미래의 조각들고철들?
 

무엇에 쓰이는  문외한의 눈으로는 절대 몰라
 

자질구지레한하드한,
 

서울 도처에
 

중심의 원소들


 

 


 

5.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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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
 구멍가게 할머니는 허리가 아프셔서 일어나 레종팝을 꺼내줄 수가 없으셨어
 

구멍가게에선 박카스를 팔지 않고 박카스 유사품을 판다는 것도 같은 집에서 알게 되었지
 

맛은 박카스그런데 카페인과 타우린이 없어!
 

가산동 구멍가게 할머닌라면과 초코파이를 내밀자
 

주판알을 튀기셨고 말이지



 

 

 

6. 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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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팔릴  같지 않은 물건들이
 

그래책은 무엇보다도 먼저 물건이야종이 위에 글자가 인쇄된대량생산된 공산품. -
 

 빽빽이 꽂혀 있어



 

 

 

7. 계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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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기다린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잠시  방향을 보는
 

우연한 공동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던
 

나를 위해서는 아니었어

가족은 더더군다나 아냐





 






사진. 글 / 홍서연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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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4-25. 수유너머N 국제워크샵 <대중의 주체화와 문화정치학>은 도미야마 이치로 선생님과 사카이 다케시 선생님을 비롯해서 오사카 대학에서 공부하는 분들과 함께 한 자리였습니다. 특히 25일의 프로그램에서는 수유너머N과 오사카 분들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비슷한 활동을 벌이면서 같은 것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흘려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말들이어서, 그날의 토론을 매우 거칠게나마 옮겨봅니다. 오후와 저녁 내내 통역을 담당한 하지메상과 오하나양에게 감사드립니다.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 중 제 기록에서 틀린 부분과 빠진 부분들에 대해 더 정확하고 자세한 기억을 가지고 계시는 분의 보충을 기다립니다.

기록 / 홍서연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 indooa at gmail.com / twitter@seedv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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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야마 이치로 선생님의 저서 <전장의 기억>과 <폭력의 예감>에 대한 논평에 앞서

 

도미야마 : 올바르지 못한 설명을 하는 사람들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대해 회의하면서 올바름에 대해 회의하게 되었다. '올바른 설명'이 오키나와에 계속 따라붙었다. 오키나와를 말할 때 올바르게 논의하는 것과는 다른 대상 접근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휘말려들일 수 있는 힘의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올바른 설명이 올바른 연대로 이어진다는 말들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그 말은 내게, '나는 그런 연대에 휘말려들고 싶지 않다'는 말처럼 보였다. 연대, 지원을 말하면서 휘말려들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서, 감히 휘말려들 수 있게 하는 말이 있는 곳에 운동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특히 폭력에 대한 분석에 적용될 수 있다.

어떤 신체성의 증거들이 있다. 나는 휘말림을 축으로 생각하고 싶다. 이러한 휘말림을 확보하고 싶다. 휘말리지 않았으나 꼭 휘말릴 것 같은 사유들이 있다. 이러한 사유는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인 사유다. 이것이 바로 "예감"이다.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남의 일이 아닌 것에 대한 것이다.

타자와 내가 포개지는 신체감각으로서의 예감을 사유하고 싶었다.

휘말려들인다는 것은 곁에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 혼재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정치가 있다.

이러한 신체성 속에 가능성이 숨겨져 있고, 현행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초점과 확장주의(expansionism)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야기될 수 있다. 대상과 사람의 관계에서, 사람을 휘말려들게 하는 식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 정치는 혹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다초점 확장주의'는 독일에서 있었던 사회주의 환자 동맹[사회주의독일학생동맹(SDS)의 ‘하이델베르크 환자 공동체’(SPK). 68이후 나타난 소수자 운동을 말씀하시는 듯]이 가지고 있었던 입장이다. 확장주의란 연구에서 복수의 근거를 확보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하나의 올바름을 찾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글쓰기는 상황적이고 복수적인 복수성으로 향한다. '분야'와 관계해서 복수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서 단서를 확보하는 행위 속에서 나오는 복수성을 말한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연구를 생각하고 싶다.

그런 행위의 방향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과연 강령 같은 것과 무관하게 그러한 방향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한가?

자본주의 속에 오키나와를 위치짓는 작업을 하고 있고, 그것을 재구성하려고 생각 중이다. 그것이 현재 나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정행복, 최진석의 토론문을 읽은 후 도미야마 선생님의 토론

 

도미야마 : … "전장의 기억은 정치다!"라고 표현한 정행복의 말은 매우 적절하다.

… 방어태세를 설명하는 것과 연관된다.

폭력의 예감. 무장해제를 안정화시키는 얘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행복의 요청(일상을 지배하는 무신경한 내셔널리즘에 전율을 일으키는 '발견되어야 할 폭력의 예감'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이야기를 들려달라는)에 대해 응답하겠다. 오키나와에서의 정신의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기존의 논의들과는 다른 논의를 원했다. 전쟁을 둘러싼 트라우마들을, 질병의 이름(병명)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현행화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가능성들을 찾는 것, 이것이 내 문제의식이다.

69-70년대에 오키나와에서 활동했던 집단들을 볼 때, 70년대에 오면서 정신의학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왔다.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 병, 거기에 있는 권력을 어떻게 비판하는가가 그 집단들의 문제의식이었다. …

오키나와의 경제는 식민지 경제 속에서가 아니라 자유주의 경제 속에서 붕괴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standing policy, 개발, 부흥 등이 오키나와에서는 20년대부터 있었는데, 그러면서 오키나와 사람들이 세계 각지로 유랑하게 되었다.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어떤 방식이 있을 수 있는지, 어떤 점으로 오키나와를 연관시켜 생각하는가 하는 문제는 매우 큰 문제이다. 외부로 나간 사람들을 포함시켜 생각하는 것이 나의 문제의식이다.

… 제도, 시스템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진석이 논평의 말미에서 말한 것처럼 프로이트적 정신분석으로 가면 안 되지 않을까? 그것을 비판하고 싶다. 주디스 버틀러의 멜랑콜리를 둘러싼 논의가 있다. [Judith Butler, The Psychic Life of Power: Theories of Subjection. University Press of Stanford, 1997.] 상처를 계속 끌어안고 가는 것, 그 지점에 멜랑콜리가 있다. 정신분석이 갖는 한계가 거기에 있다. 개인이 설정되어 있고, 개인과 개인이 맺어져 연대가 된다고 전제되어 있다. 여기서 다시, 오키나와의 정신의료가 문제된다. 펠릭스 가타리가 제기한, 언표행위의 집단행위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객석 질문과 토론

 

유선 : 올바름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어떻게 올바르지 못한 것을 물리치고 자신의 올바르지 못한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적어 놓지 않은 탓에 기억에 의존하여 매우 거칠게 재구성했다. 죄송 ;ㅁ;]

 

도미야마 : 내가 말한 것은, 올바르지 못한 행위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올바른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라, 휘말려들어가는 것이 문제된다.

최진석이 말한 영속성에 대한 것과 연결된다. 집단과 집단 간의 싸움을 빼놓고 네트워크 간의 것으로만 얘기하면 얘기가 아주 부족하다.

 

서연 : 선생님께서는 <폭력의 예감>에서, 관찰대상뿐만 아니라 연구자(관찰자) 또한 브리콜뢰르, 공작자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연구자도 관찰자와 마찬가지로, 이미 세워진 목적 하에서의 전체적인 조망을 가질 수 없고 언제나 만들고 있는 와중에 있다. 이런 과정 중에 있는 연구자가 관찰대상이 되는 현지인의 언어를 접할 때, 그들의 고유어, 예를 들어 '마나'를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레비스트로스가 했듯이 '제로치'와 같은 말로 번역하거나 '무의식'으로 환언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단지 관찰자에게 외국어인 그들의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해결책은 아닐 텐데, 어떻게 새로운 말을 창조할 수 있는가?

 

도미야마 : 새로운 이야기는 번역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마나는 달아나고픔, 두려운 감정과 같은 신체감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렇게 내 안에 생겨나는 감각들에서부터 말이 나온다. 그리고 거기서 사회성, 사회적 프로세스가 나오는 것이다.

기술되지 못한 것, 잘 모른 채로 만든 것. … 실제대로 기록하는 것, 여기에서 시작된다. 마나와 말 사이의 관계에서 시작점을 볼 수 있다.

 

사카이 : 마나는 상품, 상품어(상품에 결부된 말들)이기도 하다. 상품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하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는 것. 마나는 어디에나 있다.

 

 



 

타카하시 아츠토시의 발표 <수유너머에게: 카페 커먼즈가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해>에 대한 토론

 

[앞부분을 듣지 못했음]

 

타카하시 : (히키코모리에 대해). 부끄러움이라는 신체감각이 있는데, 히키코모리들은 부끄러움이라는 신체감각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사회를 접촉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부끄럽다는, 이러한 신체감각 말이다.

 

꾸냥 : 히키코모리와 오타쿠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타카하시 : 히키코모리에게 오타쿠는 멋진 존재다. 자기 언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타쿠는 이인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키코모리는 혼자다.

(야오이 연구를 하고 있는 아지마상에게 요청).

 

아지마 : 오타쿠는 동료가 있고 사교적이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밖으로 나가 원하는 것을 사고 동료를 만들어야 한다.

 

 


 

사카이 다케시 선생님의 발표문 <지금 여기로부터의 사회개혁론>에 관련된 토론

 

[앞부분을 적지 못했음].

 

사카이 : 도미야마 선생님이 올바름으로써 운동을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그것은 마이너리티의 입장에 있는 말이다. 마이너리티가 마이너리티인 것은 자기책임을 지겠다는 데에 있다.

공산주의 이념은 상품의 폐지, 화폐의 폐지를 말한다. 상품, 화폐가 무의식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권력이나 법으로 금지해 봤자이다. … 그러므로 본능적 공동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으로써 우회하자는 것이다.

 

이진경 : 선생님은 대화관계, 대면관계에서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설명하셨다. 그것들은 2자관계인데, 3인칭이 되면, 즉 3인 이상의 여럿이 모여 사람 수가 많아지면 2자관계는 무효화되는 것은 아닌가? 집단성은 (2자관계가 아니라), 처음부터 집단성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사카이 : 그것은 내가 생협운동의 맥락에서 말한 것이다. 조합원은 듣는 입장을 취하고, 상대편은 말하게 만든다. 나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발표에서, 여기에는 국가론이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자본론>의 아날로지를 빌리자면, 간단한(개별적인 또는 우연적인) 가치형태, 전체적(또는 전개된) 가치형태, 일반적 가치형태, 화폐형태가 있다. 처음부터 권력이 거기 개입하고 있다. … 

공동성이란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이것은 보여지는 쪽, 수동적인 입장에 있는 쪽이 어떤 식의 이니시어티브를 가질 수 있는가의 문제다. 수동적인 입장은 소수자이고, 그들은 다수자의 … (?)를 대부분 가지고 있다. 도미야마 선생의 연구에서도, 오키나와 사람들의 복잡한 구조에 대해 말했다. 수동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 앞에서 그들이 이니시어티브를 갖게끔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도미야마 : 상품을 팔게 하는 동력이 무의식이라 하셨고 그것을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신 데에 동의한다. … 그런데 그걸 그대로 남겨 두면 그것은 국가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를 보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다. … 무의식을 그대로 남겨 두면 국가를 만들어 버릴 수 있는데, 그것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 제도라 할 수 있다. … 우리가 무의식적 흐름에서 벗어나고 바꾸려 할 때 우리가 똑같은 것-국가-이 되어 버리지 않으려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가치형태론에서 … 될 수 있다고 하지만… )

 

사카이 : 도미야마 선생이 말한, '강령을 만들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면서 어떻게 공통적인 토대를 만드는가'라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 결국, 우회작전을 벌여야 한다는 관점이다.

자본주의를 어떻게 폐기시키는가. 말로는 쉽다. 그러나… 고용되어 노동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 1997년 쯤에 지역통화제의 예. … 이것은 시장을 대체하는 강제라 생각한다. 시장에서는 지불하고 결재하는 기능을 은행이 한다. 지역통화는 각각의 회원이 계좌를 만들어, 마이너스가 되어도 괜찮다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플러스가 되어도 이자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은행에서 이자가 생기는 형태는 장사를 하는 것이지만, 이것을 그대로 이용해서 이것 없이 장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1997년 단계에서는 사회혁명을 위해서는 한 장의 그림을 들고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람들을 그걸 보고 '안되겠지?'라고 볼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림을 보다가 어쩌다가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애국투쟁, 엘리트가 되어 (사람들을) 지도하면 엎어진다는 의식이 있었는데 그대로 되지 않았다. 소련체제 하에서 관료제가… 아랍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운동에서도 볼 수 있다. 하나의 권력이 무너져도 다른 권력이 장애물로 나타난다. 그런 식으로 고정된다.

 

와타나베 : 도미야마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하겠다. 사카이 선생님과 도미야마 선생님 사이에서도 당파투쟁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통화 등에 대해서도 둘의 말하기 방식이 다르다. 이렇게 다른데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토대를 만들 수 있다는) 증거이다.

 

타카하시 : (그분들이 당파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럼 나는 정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 다르겠다. 구체적, 추상적으로… 지역의 차이, … 등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친구'에 대해 발표를 하게 되었다. 친구라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관계다. 차이를 언제나 전제하고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사카이 : 옛날의 나 같았으면 정치적 의사통일을 주장하며 싸웠을 지도 모른다. 유일성과 공통성을 어떻게 함께 (기능하게) 할 수 있나 생각하고 있다. 유일성을 갖고 있는 개개인이 공동관계를 만든다. 이런 것을 조합운동에서 볼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사업을 운영한다고 할 때 개개인이 뭘 생각하는가는 한계적인 입장에 놓여 있다. 나의 입장은, 사업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외부에 있는 입장이다. 그것은 코뮨 같은 공동체에서, 외부의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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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el Mauss, « Essai sur le don. Forme et raison de l'échange dans les sociétés archaïques », in L'Année sociologique, 1923-1924 (repris in M. Mauss, 1950, Sociologie et anthropologie, Paris, P.U.F.)

마르셀 모스, 2002, <증여론>, 이상률 , 한길사.

마르셀 모스, 2008, <증여론>, 류정아 , 지만지고전천줄.




 

"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조상님들(그분들은 신의 계시를 받았으며 여러분은 그분들의 화신입니다) 축복은 정령들의 축복과 똑같은 것입니다. 여러분이 저의 축제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틀림없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너의 생명은 약하기 때문에 너는 용감한 사람들의 충고에 의해서만 튼튼해질 있다.' 여러분은 저에게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생명이 것입니다." (어느 북아메리카 인디언 추장의 접대 인사말. <증여론>, 한길사판(이하 동일) 260.)

 

마르셀 모스가 "인류진화의 과정 내내 변하지 않는다" 말한 "이처럼 훌륭한 지혜" 나는 친구 덕에 알았다. 파리에서 유학 중이던 나를 찾아온 시인 친구의 소원을 풀기 위해 보들레르를 "보러" 몽파르나스 묘지에 갔던 . 여행자를 동반한 평범한 묘지 방문이 갑자기 묘지 주인들과의 만남이라는 생생한 색채를 띠며 환해진 . 보들레르, 이옥, 세르주 갱스부르…… 그러니까, 친구를 모방하여 보들레르에게 '한글로' 편지를 묘석에 놓자마자, 그들의 무덤을 방문하는 일이 그들의 시를 읽고 그들이 일에 대해 듣고 그들의 노래를 음미하는 일과 똑같이 생각되어버린 . 그들의 묘를 방문하는 일이 그들을 만나는 일이라면 내게 책을 읽는 것은 또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텍스트를 읽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죽은 사람이 묻힌 땅을 방문하는 것이 그러하다면 사람을 만나는 것은! 더구나 그가 내가 음식을 먹고 내게 충고를 주기 위해 초대에 응해준 사람이라면!

 

함께 있음으로 사람들이 내게 주는 , 선물, 음식, 접대, , , 노래로, 그들의 일부는 나에게 와서 생명이 된다. 인디언 추장이 인용한 조상의 말처럼 나의 생명은 약해서, 용감한 사람들의 생명을 받지 않으면 나는 결코 용기있게 살아갈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자신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의무적으로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틀릴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같은 ).

 

<증여론> 윤리적으로, 종교적으로, 경제사회학적으로 혹은 정치경제학적으로, 아니면 모두 다로 읽을 있겠지만, 모든 종류의 독해방식들의 세분된 이름 아래 말하기 전에, 나는 <증여론> 대한 나의 독해를 비분절적으로, 비개념적으로, , 바로 이런 방식으로 말하려고 한다.

 

"누구나 친구에 대해서는

친구로 있지 않으면 되며,

선물에 대해서는

선물로 답례하지 않으면 된다.

웃음에 대해서는 웃음으로 답하고,

거짓말에 대해서는

속임수로 대응하지 않으면 된다." (북유럽 고대시 에다 가운데 하나인 하바말 42. 45)

 

준다는 것에는 긴장이 있다. 주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주는 이의 일부분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이질적인 것이 나의 일부분이 되는 일에는 언제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는 일과 받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물건을 받음으로써 나는 어떤 의미에서 그것을 자의 수중에 들어간다. 다시 말해 그의 영향 속에 놓이게 된다. 나에게 타인의 이질적인 부분을 소화하지 못할 그것은 나에게 독이 된다. 어떤 것은 다만 나의 깜냥이 못미쳐 소화할 없는 것이지만, 어떤 것은 애초부터 나와 맞지 않는 , 소화해서는 되는 것일 있고, 어떤 것은 너무 많이 쌓였을 때에만 독이 된다. 그러므로 나에게 해가 모르는 것들을 관계 속에서 흐르게 하지 않고 쌓아두기만을 원하는 자는 자신이 특별해서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거라고 상상하는 오만한 자이거나 순진한 ,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불필요한지 알지 못한 좋은 것만을 한없이 축적하기를 원하는 착각에 빠진 , 탐욕스러운 자이다. 받기만을 원하는 , 받은 만큼 돌려주지 않으려는 자는 자신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는 의심스러운 , 속이려 하는 , 쩨쩨한 자이다.

 

"곰곰이 생각하는 쩨쩨한 자들이여, 갖은 애를 쓰는 쩨쩨한 자들이여, ……패배한 쩨쩨한 자들이여, ……카누를 주겠다고 약속한 쩨쩨한 자들이여, ……주어진 재물을 받는 쩨쩨한 자들이여, ……재물을 구하는 쩨쩨한 자들이여, ……재물을 위해서만 일하는 쩨쩨한 자들이여, 배반자들이여" (쩨쩨한 추장들에 대한 콰키우틀족의 점잖은 저주. 144)

 

재물만을 구하는 자는 사물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이다. 사물은 결코 인간과 동떨어진 중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사물들은 인간에게 속함으로써, 주고 받는 대상이 됨으로써 인간들 간의 관계망 속으로 들어오며, 그것을 소유한, 그것을 구하고 선택한, 그것을 생산한 사람의 일부분이 된다. 근대 이후의 인간은 그것을 경제관계와 법적 관계만으로 설명할 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그것을 지칭할 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것을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증여론> 등장하는 수많은 원시부족들의 말들과 고대 텍스트의 인용문들은 바로 , 근대인이 지칭할 말을 갖지 못해 잊어버리고 , 사물에 들어 있는 사람의 일부분을 가리키고 있다. 그것은 근대 경제학이 하듯이 교환관계와 소유권만으로 설명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관계들에는 사람의 속에서 발현되는 모든 활동들, 정서적인 투여, 창조성, 경험에 체화된 지식, 미적 감수성이 관련되어 있으며 그것들은 인간관계에만 결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확장이며, 사람의 일부분을 이루는 사물들 속에도 들어 있다. 근대인들이 지칭할 말을 갖지 못한 그것을 마오리족은 물건의 (), '하우' 부른다.

 

" '하우' 부는 바람이 아닙니다. 그러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 그가 나에게 주는 '타옹가' 내가 당신한테서 받았으며 내가 그에게 넘겨준 '타옹가' (하우)입니다. 나는 (당신한테서 ) '타옹가' 때문에 내가 받은 '타옹가' 당신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됩니다. 나로서는  '타옹가' '탐나는 '(rawe)이든 '불쾌한 '(kino)이든 간에 그것을 간직하는 것은 '옳지'(tika) 않습니다. 나는 그것을 당신에게 주지 않으면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이 나에게 타옹가의 '하우'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두번째의 '타옹가' 갖는다면, 나는 병에 걸리거나 심지어는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것이 '하우', '개인 소유물의 '하우', 타옹가의 '하우', 숲의 '하우'입니다." (마오리족 정보제공자 타마티 라나이피리의 말. 66-67)

 

물건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러한 법적 관계는 영들 사이의 유대관계다. 마르셀 모스는 책에서 이러한 사회관계를 '전체적인 급부체계'(système de prestation totale) 부른다. 전체적인 급부체계는 "다른 사람에게 실제로는 그의 본성 실체의 일부인 것을 돌려주지 않으면 " 체계이다.(71) "왜냐하면 어떤 사람에게서 무엇인가를 받는 것은 그의 정신적인 본질, 영혼의 일부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물건을 간직하는 것은 위험하며 죽음을 초래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은 위법일 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의미로나 육체적, 정신적인 의미로나 사람에게서 나온 , 영적 실체, 음식물, 동산이나 부동산의 재산, 여자 또는 자손, 의식 또는 성찬식 등이 수증자에게 주술적, 종교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한다."(같은 ) 이러한 체계를 이루는 계약의 계기들은 재화와 , 동산과 부동산과 같이 경제적으로 유용한 것뿐 아니라 예의, 향연, 의식, 군사적 봉사, 여자, 어린이, , 축제, 시장 등이며, 모스는 이러한 계기들을 폴리네시아, 멜라네시아, 북서부 아메리카, 그리고 주요한 고대 법전들을 통해 연구한다.

 

전체적인 급부의 전형적인 형태를 모스는 미국 북서부 컬럼비아 유역의 아메리카 인디언인 치누크족의 명칭을 이용해 '포틀라치'(potlach) 부른다. 포틀라치는 원래 '식사를 제공하다' 또는 '소비하다' 뜻하는 치누크어로, 북서부 아메리카 인디언의 부유한 부족들은 겨울마다 끊임없는 축제 속에서 투기적으로 다투듯이 재화를 낭비한다. 이들은 "협력자인 동시에 경쟁자인 추장을 압도하기 위해 축적된 부를 전혀 아낌없이 파괴해버리는 일조차 불사한다."(56) 폴리네시아의 사모아 섬에서는 결혼, 출생, 할례, 질병, 소녀의 성년식, 장례식, 상거래 등에 뒤따르는 계약상의 증여체계가 널리 퍼져 있다. 여기서 포틀라치의 가지 요소가 드러나는데, 그것은 "부가 주는 명예, 위세, 마나(mana, 비인격적인 초자연력) 요소와, 답례하지 않으면 이러한 마나, 권위, 불가사의한 , 부의 원천 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답례를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의무의 요소"이다.(61)

 

한편 모스는 멜라네시아 부족간 부족 교역체계인 쿨라(kula) 일종의 거대한 포틀라치의 예로 제시한다. ''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쿨라는 바다원정, 귀중품, 일용품, 음식물, 축제, 의식적 성적인 봉사, 남녀 모두가 하나의 원의 주변을 따라 시간적, 공간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교역하는 것을 가리킨다. 쿨라 교역의 주역인 추장들은 외견상으로는 전혀 사심 없이 겸손하게 귀족적인 태도로, 집요한 흥정이 행해지는 상품의 단순한 교역인 김왈리(gimwali)에서와는 달리 아량을 가지고 교역을 한다.

 

교환-증여의 가장 중요한 대상은 일종의 화폐라 있는 바이구아(vaygu'a), 세공된 조개껍질 팔찌인 음왈리(mwali) 자개에 가공한 목걸이인 술라바(soulava) 가지다. 음왈리의 교역은 언제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술라바의 교역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일정한 방향을 따라 행해진다. 부의 상징물인 팔찌와 목걸이의 순환에는 가지 규칙이 있다. 그것들을 너무 오랫동안  간직해서는 안되며, 넘겨 주는 느리고 인색해서도 안된다. 정해진 방향의 특정한 상대방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주어서도 안된다. 이러한 소유권은 특수한 성질을 것으로, 바이구아는 점유물, 담보물, 차용물이면서 위탁된 물건이다. 그것들은 다음 쿨라를 통해 '멀리 떨어진 상대방'(murimuri)에게 양도한다는 조건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는 신화적, 종교적, 주술적이기도 한데, 그것은 바이구아를 소유할 "기분이 좋아지고, 용기가 생기며, 마음이 가라앉" 때문이다.(106쪽) 바이구아뿐 아니라 모든 재화들은 감정으로 충만되어 있으며, 물건들 자신도 계약에 참가한다고 여겨진다. 계약 자체가 물건들의 성질의 영향을 받는다. 다음과 같은 주문은 바로 물건들의 힘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나는 쿨라(교역) 것이다. 나는 나의 쿨라(상대방) 녹일 것이다. 나는 나의 쿨라를 훔칠 것이다. 나는 나의 쿨라를 약탈할 것이다. 나는 나의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쿨라를 것이다 …… 나의 명성은 천둥과도 같고 나의 발걸음은 지진과도 같다." (키리위나 지방의 주문. 109)

 

교역되고 매매되고 교환되는 사물들에는 언제나 정서적인 투여가 녹아들어 있다.

 

"너는 선물을 주었다. 하지만 너는 사랑의 선물은 주지 않았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주지도 않았다.

만일 내가 좀더 빨리 위험을 알았더라면,

너는 이미 목숨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에다에 나오는 영웅 흐라이드마르가 로키의 저주에 반응한 구절. 245)

 

이렇게 선물의 증여와 수증에는 선물을 주는 감정이 문제되며증여되는 사물(여기서는 토지) 증여-수증 관계 속에서 말을 한다.

 

"(수증자에게) 나를 받으세요

(증여자에게) 나를 주세요

나를 주면 당신은 나를 다시 얻게 것입니다" (<마하바라타>에서 카샤파 왕에게 주어진 라마의 토지가 하는 말. 225)

 

사물들은 시장가치뿐만 아니라 감정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물들은 서로 어울려 놀며, 놀고 있다가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사람들에게로 와서 만난다.

 

"개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논다. 네가 개라는 말을 언급하면, 오래 전부터 정해져 있는 바와 같이 귀중품들도 놀러 온다. 우리가 팔찌를 주면 목걸이가 오며, 그리고 그것들은 (킁킁거리며 냄새맡으면서 오는 개들처럼) 서로 만난다." (트로브리안드-멜라네시아 지역. 111)

 

물건들이 감정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증여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은 또한 자신들이 하나의 장소이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떠다닌다' 여겨지고, 그들의 카누는 '바다에 떠돌며', 그들이 가지고 오는 토템 기둥은 표류하고 있다. 그것들을 멈추게 하는 것이 포틀라치와 초대이다. [……] 콰키우틀족 추장의 매우 통속적인 칭호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그를 향해 노를 저어가는 ', '사람들이 오는 장소'이다." (틀링깃족. 156)

 

이러한 체계에서는 물건과 사람이 이처럼 서로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닌 존재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물건은 사람의 일부이자 사람의 감정이 투여된 , 사람의 영혼이 머무는 장소이며, 사람은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물건과 사람들이 표류를 멈추고 노저어 모이는 장소이다. 사물은 인격과 효험을 가지며, 또한 인격은 개인의 것이라기보다는 씨족의 영속적인 물건이다. 따라서 물건과 가치, 계약, 사람은 혼합된 것이고, 여기에서 나와 타자는 완전히 구분되는 존재로 표상되지 않는다.

 

"당신을 자인 나는 나를 주는 자이다." (= "당신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나이다. 이제 나는 당신의 본질이 되며, 당신을 주면, 나는 자신을 준다." (<마하바라타>에서. 231)

 

<증여론>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중첩되어 있다. 수많은 각주가 달려 있으며 어떤 각주는 페이지에 걸친다. 깔끔한 체계를 선호하는 오늘날의 독자에게 이러한 체제는 때때로 짜증나지 않는가? 나는 <증여론> 독자들이 각주들을 어떻게 읽는지, 대충 건너뛰는지 아닌지, 각주가 나올 때마다 얼굴을 찌푸리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완전히 구체적인 것들, 물질적인 것들을 기록하고 사유하는 것이 민족지학이다. 데이터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레비스트로스는 <신화학> 4부작 통해 수많은 신화들을 가장 작은 단위인 신화소들로 쪼개고 모조리 기호화한 다음 이들의 구조를 비교함으로써 구체적인 사례들 속에서 드러나는 구조를 읽으려고 했다. <증여론> 많은 독자들이 분명 지리멸렬하게 느낄 수많은 곁사례들을 각주 속에 집어 넣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각주들을 열광적으로 탐독했다. 그리고 미분절적인 글에서 고의로 앞과 뒤를, 각주와 본문을 뒤섞었으나, 단지 울림이 있는 인용문들만을 뽑으려고 했다.

 

민족지학의 사후작업으로 철학적, 정치적, 경제적 이론화는 언제나 가능할 것이지만, 민족지학 텍스트 자체가 갖는 가치는 바로 날것의 목소리들 속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선물의 순환을 설명하기 위해 '선물의 '이라는 신비한 개념에 의지한 것은 레비스트로스가 보았듯이 모스의 실패인가. 살린즈의 해석처럼 하우는 가치재에서 나오는 이윤일 뿐인가. 부르디외가 보았듯이 증여는 선물교환의 이해타산적인 계산을 속이는 개인적, 집단적 자기기만 사이에서 유희하는가. 데리다가 보았듯이 선물은 선물이 되기를 그칠 때에야 비로소 선물로 인정받는다는 이율배반을 전제하는가. 여기에 또한, 상상적인 것으로서의 신성한 사물이 제도와 상징으로 물질화된다고 고들리에의 입장을 덧붙일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질문들을 던지기 이전에, 나는 위바네고 부족 씨족의 추장들이 다른 씨족의 추장들에게 하는 인사말을 모방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인사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가 어찌 달리 말할 있겠습니까? 저는 가치 없는 천한 사람인데도 여러분께서 저를 기억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정령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오시다가, 저와 함께 자리하러 오셨습니다…… 여러분의 접시는 가득 것입니다. 정령들을 대신해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인사를 드립니다……"(260) 이것은 의례의 말이지만 나는 비서구인들이 진정을 다해 의례를 행하듯이, 바로 그런 방식으로, 근대인에게는 의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말을 할 것이다. 개념들의 유효성에 대한 회의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예감에 시달리고 있는 내겐, 단지 우리가 습관과 편견을 뒤집지 않기 때문에만 우리에게 공명하지 않는 언어들이, 아직까지는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빈곤한 언어가 지금 오래된 말하기 방식을 모방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글/ 홍서연(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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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리는 외박중](이하 '매외') [시크릿 가든](이하 '시크') 인기도에서 전혀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닌데이렇게 묶어서 얘기하는 이유가 뭔지 묻고 싶군요.

 

 : 매외와 시크에 대한 반응 차이는 엄청납니다. "사회지도층이 소외된 이웃에게 베푸는 선행"이라든지 "그게 최선입니까확실해요?" 대표되는 '시크 유행어 홀릭 현상' 불특정 다수에게 체감될 정도라면시청률 31% 기록한 [자이언트] 밀려 시청률 7% 머무른 매외는 닥본사(1) 고수한 소수 고정팬들과 장어떼(2)에게서조차짜증나는 대본 탓에 원성을 들었죠.

 

 : 시크갤(3) 갤러(4)들은 김은숙 작가에게 고마움의 선물을 보낸 반면 매외갤에선 인은아 작가뿐 아니라 교체된 고봉황 작가도 심한 욕을 먹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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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교체는 바닥을 기는 시청률을 만회해보려는 극약처방이었다는 보도가 나갔는데종방  매외의 여주인공 매리역의 문근영은 KBS 연기대상 수상소감에서 시청률에 목매는 방송국과 제작사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꼬집는 발언을 해서 소신발언이라 칭찬을 듣기도 했죠.

 

 : 매외에 관심 없었던 대다수는 논외로 하고매외 팬들이 작가교체  그처럼 환영한  생각하면 그건  이율배반적인 반응이 아닌가요?

 

 :  그렇다고는   없어요매외 팬들이 매외를 좋아한  무엇보다도 문근영과 장근석의 연기 때문이었거든요홍대 인디밴드 록커의 연애 이야기라든지 '집시 패션'이라 보도된 그런지한 패션도  요소였지만무엇보다도 매외를 살린  문근영과 장근석이라는  중평이었어요달콤한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리는 잡종적인 스토리 라인에다가 재치 없고 반복적인 대사기대치보다 짧게 배정된  주역의 할당 시간연인들의 얼굴을 동시에 잡지 않고 시종일관 한쪽을 애매하게 잘라버리는 서투른 카메라짜증나고 비현실적인 주변인물들의 캐릭터  모든 것이 형편없는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단지 문근영과 장근석의 힘이라고들 했죠.


 : 듣고 보니 정말 여러가지 면에서 시크와 극심한 대조를 이루는군요.

 

 : 칭찬보다는 까는   재미있고게다가 사랑이나 연애의 본질 같은 거야 굳이 우리가 얘기하지 않아도 시크에선 이미  읽히지 않습니까 매외를  다음에 시크를 봐서 그런지 세대간 갈등이 먼저 들어오더라고요.

 

 : 세대간 갈등이야 한드의 기본 요소잖아요설마 매외와 시크에서만 두드러진다고 말할 생각은 아니겠죠?

 

 : 물론이죠그런데 한드에서 울궈먹을 대로 울궈먹은  주제가 매외와 시크에선 조금은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어요매외 얘기부터 시작해 보죠시청자들이 펄쩍 뛰어오르면서 짜증낸 일순위는 부모들의 캐릭터였어요매리 엄마가 일찍 죽고 혼자 고생해가며 매리를 키웠다는 - 사실은 매리가 고생해가며 아빠를 지킨 사실이겠지만 - 매리 아빠는  빚쟁이에게 쫓겨다니는 무능한 가장이에요매리는 등록금이 없어 대학 국문과 3학년을 중퇴했고요빚독촉에 시달리던 매리 아빠 위대한은 옛부터 알고 지내던 형이 빚을 갚아줄 테니 딸을 며느리로 달라는 말에 매리를 시집 보낼 계획을 세우죠형이 당장 떡볶이집까지 차려 주며 결혼을 서두르자 몰래 혼인신고를  버리고매리에겐 우는 소리로 사정하죠. "아빠 때문에 이러는  아니야 너를 위해서야." 매리가 무결이랑 사귈  온갖 치사한 방법으로 따라다니며 괴롭히면서 한다는 말이, "이게   행복을 위해서야너네 엄마 아빠 같은 사람 만나서 불행했잖아." 매리 아빠 입에서 나오는 말이   모양인데이런 아둔함과 자기기만이 모두 진심인데다 나름대로는 엄청나게 애절해서 맨날 징징거린다는 것이 시청자의 짜증 게이지를 높이는 원인이었죠한편 매리 아빠가 형이라 부르는  많은 그분은 야쿠자 두목 같은 분인데매리 엄마에 대한 옛사랑을 잊지 못해 매리를 며느리로 들이려는 거죠그의 아들 정인은 어릴  인질범들에게 납치되었다가 아버지에 의해 구출된  아버지를 신이라 생각하며 성장했고여전히 폭력적이고 위압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죠매리와의 결혼을 거부할 경우 자신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가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의 자본금을 빼겠다는 아버지의 협박의 볼모가 되어 억지결혼을 받아들이면서매리에겐 "내게 결혼은 사업입니다" 수없이 반복하죠매리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조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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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이 났으니 말인데정인의 '결혼=사업타령과 매리의 '의리타령은 정말 지겹지 않았습니까?

 

 : 갤러들이 미치기 직전까지 갔었죠 번만  나오면 인은아 작가가 테러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때에 작가가 교체되었으니까요매리 아빠의 대사도 한심하고 정인아빠는  원래 미친놈이고정인도 한심한데 매리까지 그러니 매리-무결이 커플만 믿고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머리꼭지가 돌아버리는 거였죠그나마 기만적인 대사 치고 제대로 자존심 갖춘  무결이였는데아빠도 보호하고 정인이한테 의리도 지키고 정인 아버지에게 예의도 차리겠다는 매리 옆에서매리의 이중 결혼생활을 청산하게  아무런 대안도 내놓을  없었던 최종회 직전 15회까지열성 장어떼들 빼고는 실망과 한숨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였어요.

 

 : 하지만  때조차도 대부분의 팬들의 불만은 사랑스런  주인공을  저렇게 불쌍하게 만드느냐는 거였죠어떤 갤러는매외는 홍대 인디씬의 몰락이라고 했어요무결이가 인디밴드 록커의 자존심마저 꺾고 드라마 음악을 만듦으로써 메인스트림에  '유능한뮤지션으로 그려졌고바로 그런 무결이의 유능함이 결국 문제해결의 열쇠가 되었을  아니라 자신과 매리의 미래를 구원했을  아니라정인의 독립과 미래까지 보증하는 원천으로 그려졌거든요메인스트림에서 떴지만 여전히 홍대앞 차고에서 살고 홍대 놀이터로 돌아와 길거리 가수를 하며 인디씬에서 활동한다는 설정이지만그러면 뭐합니까드라마가 보여준 것은 '주류에 들어오지 않으면 너네 비주류에게는 몰락 밖에 없어'인데.

 

 : 그렇죠사실 드라마에서 무결이가 매리를 만나 자신이 원래 추구하던 음악(드라마에서는 데쓰메탈이라고 설정되어 있는데)에서 벗어나 가벼운 ("헬로 헬로") 작곡해서 뜨자 덩달아 예전의 ("부탁해 My Bus")까지 방송을 타는 걸로 그려지지만사실은 이거나 저거나  팝이죠. "부탁해 My Bus" 80년대 풍의 팝락이지 전혀 데쓰메탈이 아니에요무결이네 밴드 완전무결의 패션이나 사운드도 그렇고요원작인 원수연 만화에서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거지만얼터너티브나 모던락이 안되면 그냥메탈 정도로만 했어도 조금은  현실적이었을 거예요데쓰메탈은 시대에도  맞을  아니라 거기 나온 음악이나 모든 것과 너무나 거리가  장르에요원작이 있다고는 하지만 드라마가 비주류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더군요.

 

 : 드라마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아닌가 싶지만우리나라의 메인스트림이 너무 뻔뻔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죠주류에게 비주류 문화가 낯설 거라는  이해가 가지만조금만  성의를 보였어도 되는  아닌가요?

 

 :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는 거죠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주류문화의 거만함에 너무나 익숙해서인지그저 그러려니 하는  같습니다.

 

 : 세대간 갈등 얘기로 돌아가서썬은 매리와 매리 아빠그리고 특히 무결이와 무결 엄마 관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세대간 갈등을 보는 건가요?

 

 : 앞서 말씀드린대로 '우리한테 포섭되지 않으면 너넨 끝이야'라는비주류에 대한 주류의 시선이 폭력적이라면젊은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태도는  드라마에서 거의 잔인할 정도죠무결이 엄마 캐릭터는 무결이를 어릴 적에 버리고애인에게서 버림받거나 돈이 필요할 때에만 찾아왔다가 다시 애인에게 떠나가버림으로써 무결이 가슴에 상처로 남은 이기적인 엄마의 극한을 보여주는데요매외에 등장하는 부모  명이 모두 자식에게 최악의 행동을 하면서도 그게 자식에게 얼마나 독이 되는지를 전혀상상조차 하려들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점이지요저는 드라마 초기까지는 이게, '독이 되는 부모' 대한 냉정한 현실인식은 아닌가 의심했어요매외를 제작하고 있는 세대가 스스로 부모 노릇을 하면서 자기들의 부모 세대에 대한 명확한 현실상을 갖게  것이 드디어 반영되고 있는  아닌가 하고요약간의 정황 증거는 있어요현재 30중반에서 40대에  있는 세대의 자녀를 대상으로  수많은 어린이-청소년 상담 센터는 부모교육의 역할 또한 담당하고 있고자녀에게 해를 끼치는 부모에 대한 수많은책들이 출간되고 있어요 세대가 부모노릇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증거죠일차적으론 자기반성이지만자기 부모들에 대한 생각도 없을 수가 없겠죠게다가,억지스럽고 어리석은 부모들은  전의 드라마에도 등장했지만 이렇게까지 망가진 모습은 아니었잖아요?

 

 : 희화화를 통한 비판이란 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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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건 시크에도 등장해요자기 어머니에게 라임과의 결혼을 최후통첩하는 장면에서 주원은 어머니의 음모적인 거짓말에 대해 '당신 이번엔 완전히 망가졌다' 요지의 말을 하죠시크에서 주원 어머니와  자매들은 매우 효과적으로 희화화되어 있어요물론 부자들에 대한 희화화이기도 하지만주원이와 오스카는 부자이면서도 매력적이고주원 할아버지와 새할머니는 권위를 인정할  있는혹은 인간적인 어른들로 그려지는  보면주인공들의 바로 윗세대는 어쨌든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인상을 지우기 어려워요사실 시크에서는 진짜 악역은 아무도 없긴 하지만요.

 

 : 하지만 매외의 경우제작진들이 시청자들의 짜증을 솟구치게 만듦으로써 그들을 떨어져 나가게 하면서까지 부모세대를 비판하려   아닐  같군요.

 

 : 맞아요사실 이런 식으로 보는 갤러를 찾아보았는데없더군요하하.

 

 : 하하하부모 세대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부모는 이러기도 하지만 그래도 부모다' 보여준다고 보는   맞지 않을까요그렇게 본다면 이건 무지 보수적인 거죠.

 

 :  양면적이라고 봐요그리고  보수성이 바로 시청자들이 외면한 원인입니다심봉사 같은 설정에다 자식 몰래 혼인신고라니한심할 만큼 전근대적이잖아요?

 

 : 파릇파릇한 젊은 애들의 연애 이야기에 그런 뒤떨어진 시대감각이 섞여 들어갔으니 사람들이 좋아할 수가 없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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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지만 매리무결그리고 조역들인 정인서준 캐릭터는 훨씬 현실적이었어요그런데 그게 바로 팬들을  가슴 아프게  요인이었습니다걔네들이 너무 힘이 없는 거예요매리는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중퇴한 국문학도로언제 다시 복학할  있을지 요원한데다 알바 자리 하나도 얻기 어려운 형편이지요하지만 그렇다 해도 꿈은있어야 하지 않겠어요매외갤의 갤러들은 말했죠전통적으로 로맨틱 코메디의 여주인공은 감수성이 풍부하면서 자기만의 꿈이 있고조금  예뻐도 당차고 능력있는 아가씨여야 하는데, "매리야대체   꿈이 없는 거니아빠랑 어렵게 살았다면서  금전감각도 없는 거니."라고요정인이의 회사에서 어쩌다 우연히 드라마 시나리오 관련 일을 하게 되기 전까지 매리는 정말로  없는 이십사세로 그려지거든요본인 입으로 ' 꿈은 현모양처'라고 말하는  외엔 말이죠그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는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가 없는 건데최종회가 가까워가도 매리에게서 무슨 결론이 나올  있을 전혀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죠물론 당차고 끈질기고 재치도 있지만답답하고 위태롭죠무결이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고고집 있고 꿈이 있고 자기 삶을 책임질 능력도 있지만장애물에 부딪쳤을  상황을 뚫고 나갈 능력은 없어 보이지요그게 무결이의 연애사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거고요맘에  들면 당장 그만  버리는 그리고 그것의 무한반복젊은 세대들은 수동적으로 부모 세대가 부모 세대를 위해 만들어 놓은 구도 속에 휘말립니다자식을 위해서라 말하지만 부모 세대가 바라는  자신들의 환상을 위한허수아비죠젊은 세대는 그게 도저히 허용할  없는 판이라는  똑똑히 알고 거부하지만거부할 수단이 없어요실질적인다시 말해 물질적인 능력이 없거든요매외가보여준  88만원 세대의 절망그들이 놓여있는 상황의 절망스러움이에요부모의 반대로 연애조차도 마음대로   없는 상황은 과거의 드라마에서도 무한히 반복되어 소재지만매외만큼 젊은 세대가 무력하게 그려진 적은 없었어요. 어느 때보다도 지금 젊은 세대의 몫이 상대적으로 빈곤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 반면에 시크의 주인공들은 좀더 단단해 보입니다그런데 라임이는 88만원 세대가 맞지만, 주원이는 나이와는 별도로 재벌집 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구도에서 벗어나있어요오스카도 나이로 보나("오빠 낼모레면 사십이야.") 직업(한류스타)으로 보나 출신성분(재벌집 아들)으로 보나 그렇죠라임이의 가난조차도  사회 20대의 일반적인 가난과는 동떨어진어떤 절대적인 가난처럼 그려집니다물론 주원이의 눈이라는 필터 때문이죠.("내셔널 지오그래피에 나올  같은 집에 사는 여자야.") 스턴트 우먼이라는 라임이의 특별한 직업이나 고아라는 위치도좀더 일반적이고 현실적인 사회적 구도 안에서 라임이의 좌표를 찾지 않게끔 유도하죠소방관의 딸이라는 출신성분과백화점 안내원인 친구와 동거하는 월세 30만원 짜리 방만이 라임이의 계급성을 가리키죠그래서 시크의 이야기는 아주 구체적인 배경을 제시해 주는 대목에서도 언제나 조금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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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크라는 드라마의 판타지 특성 때문일 겁니다시크는  편의 동화에요인어공주 얘기가 반복 인용되어도신비 가든의 요정 아줌마와 순직 소방관 길익선(라임의아버지) 얼굴이 오버랩되어도라임에게 빠진 주원이가 백일몽 속에서 라임과 걷는 환상이 후에 연인이 되어 함께 걷는 순간과  같은 영상이어도 전혀 부자연스럽지않아요그러니까 매외에서 세대론을 논하듯이 시크에서 세대론을 말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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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 말하자면매외가 로맨틱 코메디도 구태의연한 가족드라마 멜로도 아닌 그처럼 애매한 작품이 아니었다면썬이 방금  방식으로 무차별적으로 뜯기지도 않았을거라는 얘기일 수도 있겠군요

 

 : 장르 문법에 맞게 만들어진 탄탄한 작품은 확실히 비난의 화살을 피할 여지가 많은 법이거든요.

 

 : 그럼 시크에서 세대론은 어떤 방식으로 말할 겁니까?

 

 : 시크는 밝고 상쾌했어요라임이가 눈물 흘리는 장면이 수두룩하게 나온데다 죽음희생, '타인에 대한 생명의 ' 같이 무거울  있는 모티브들이 들어갔지만무겁지 않고 경쾌했어요인물들은 단점이 있지만 매력적이고 인간적으로 그려졌고요이런 구도 안에선 세대갈등이 있다 해도 배경일 뿐이에요대부분의 인물들이 자기만의단단한 핵을 가지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며 인간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요라임이는 주원이 어머니에게서 모독적인 언사를 듣지만 그건 주원이 어머니에게서뿐만이 아니라 주원이에게서도였어요세대갈등은 있다 해도 부차적인 것이고그보다는 빈부갈등이  본질적인 갈등 요소지요주원이 어머니에게서 들은 언사들은 라임이 눈에서 눈물이 솟게 하지만나중엔 이상은 어머니가 두렵지 않다고 말하죠비틀린 말들은 상처를 주지만 진실로 강한 사람을 영원히 해칠 수는 없거든요지나간 것들은, 순간엔 심장을 후벼팠다 해도 끝까지 그러지는 못해요라임이나 주원이나 과거에 집착하는 인간이 아니거든요타인의  속으로 영혼 이동까지   그들이에요결코  기억에 고착하는 이들이 아니죠계속해서 새로운 것으로 변화하면서그들은 능동적으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가고 새로운 삶을 창조해 가는 이들이에요조금 느린 속도이기는 했지만 조역인 오스카와 슬이도 변화하죠스스로 창조하는 힘을 지니고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을 그렸기에 시크를 보는 우리들은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느꼈어요시크에서 유일하게 아무런 인간미도 보여주지 않고 아무런 변화의 가능성도 보여주지 않는 것은 주원 어머니인데주원어머니의 고착성은 과거에 대한 집착이에요떠나버린 남편을 둘러싼 르쌍티망이죠시크의 다른 어느 누구도 그처럼 고착되어 있지 않아요.

 

 : "우리 젊었을  우리 마음대로   있는  아무 것도 없었어." 이게 주원이 할아버지 대사였던가요이미 은퇴한  오래인 고령이 되어 원하는 결혼을   있게되기까지 여러 번의 재혼을 겪었으니이혼과 사별도 겪었겠죠.

 

 : 고령이 되어서도 새로운 행복을 찾아 재혼한 할아버지와사려깊은 분별력을 가진 새할머니죠약하나마 원형적 세대론이랄까그런 것이 보이지 않나요 세대는언제나 부모 세대를 가장 미워하기 마련이에요 세대에게 역사를 가르쳐 주고 믿을만한 조언과 모델을 제공해 주는  부모 세대보다는 조부모의 세대고요.

 

 : 그렇지만 라임 아버지는 평소에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라고 기도하는 사람이었고, '부름을 받았을  기도를 실천한 사람이에요시크는 역시 세대론을 읽기엔 그리 좋은 텍스트가 아닌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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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임 아버지는  자가 아니잖아요그분은 이미 망자들 사이로천사들 가운데로 올라가신 급이 다르고 격이 달라요.

 

 : 그렇군요 자와 죽은 올라간 천사와 내려온 천사들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있을  계속해 보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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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닥본사 : '닥치고 본방 사수' 준말.

(2) 장어떼 : 매외의 남주인공역을 맡은 장근석의 팬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이름.

(3) 시크갤 : '' 디씨인사이드 갤러리의 약칭시크갤매외갤  게시판 형태로 존재하는 '' 방송물에 대한 가장 무차별적인 생생한 수다를 실시간으로   있는.

(4) 갤러 : '' 출몰하는 이들.

 

 

홍서연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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