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_번역작업

[가게모토 츠요시] 그 봉사노동에 타자의 눈은 있는가? 그 봉사노동에 타자의 눈은 있는가? 가게모토 츠요시 1. 남의 도움이 되고 싶다 자원봉사란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그것을 필요로 하면서 가지지 못한 이웃사람의 도움이 될 때 나에게 기쁜 일이며 내가 산다는 의미를 실감할 수 있는 충족한 체험(9쪽)이라고 일단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봉사를 무상노동이라고 비판하기는 쉽지만 시실 우리가 여러 사람과 관계된 생활 속에서 살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와 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주체적인 행동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지 자원봉사를 좋은 것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그것이 맹목적인 행동으로 빠져 들어갈 때 아래로부터의 자발성이 국가를 비롯한 위에서부터의 속박과 일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23년의 관동대지진 이후에 ..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본원적 축적에 맞서는 코몬즈하기와 봉기하기 본원적 축적에 맞서는 코몬즈하기와 봉기하기 가게모토 츠요시 이 책은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일본’을 세계사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물론 이 때 ‘세계사’란 숭고한 목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류의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남아 온 민중들의 생존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저자 마뉴엘 양은 브라질 상파우로 출생, 대만출생의 아버지와 일본인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일본에서 거주하다가 초등학생 때에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은 제1언어는 영어라고 한다. 그는 『자본론을 정치적으로 읽는다』의 저자 하리 크리버와 『히드라』의 피터 라인보우의 제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311지진을 비롯한 일본에서의 맥락에서 쓰여진 글과 대담을 모은 것이지만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현 단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라 하겠..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이주노동자와 용병들 - ‘매수된 룸펜’ 취급을 받던 민족들의 1848 혁명 이주노동자와 용병들 - ‘매수된 룸펜’ 취급을 받던 민족들의 1848 혁명 http://www.chikumashobo.co.jp/product/9784480080998/ 가게모토 츠요시 1.저자 라치 치카라에 대해 라치 치카라는 1930년생이며 85년에 사망했다. 원래 헤겔좌파 연구에서 시작하고 본서와 쌍벽을 이루는 『파란 도나우의 난치기(青きドナウの乱痴気)』(평범사, 1988, 문고판1993)는 여전히 신간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48년 빈 혁명에 대한 책이다. 특히 『파란 도나우의 난치기』는 암으로 돌아가기 몇 일 전까지 구술로 작업한 책이며 빈 시민과 빈에 유입한 이민들의 갈등을 보여준다. 이번에 소개하는 『저편에서의 세계사』는 빈의 헌책방을 돌아다니면서 모은 자료를 통해 쓴 논문들이 수록된 책이다.. 더보기
[노마씨의 저널산책] 21세기 정치철학 교본 21세기 정치철학 교본 박준영(nomadia)/수유너머104 회원 오늘 산책할 논문은 바로 아래 논문입니다.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가진 글입니다. 같이 슬슬 접근해 봅시다. 지난호에 소개한 논문과 동일한 저널인 [들뢰즈 연구] 2017년 11월에 실린 논문입니다(현재는 [들뢰즈-가타리 연구]로 바뀌었지요). 이 저널은 주로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에 대한 연구논문을 싣지요. 에딘버러 대학에 소재한 들뢰즈 연구학회에서 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논문은 텍스트 전체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 논문 제목을 번역해 보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 뭔가 감이 오시나요? 전혀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목부터가 이렇게 범상치 않아서 이걸 쓴 사람은 어떻게 생겨 먹었나 싶어 구글링을 해봤습니다. 육-후이..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생활사(史)와 역사의 균열 생활사(史)와 역사의 균열 가게모토 츠요시 니시카와 유코 평범사, 2017, 516쪽, 3800엔 + 세금.(원서 정보:西川祐子, 『古都の占領 生活史からみる京都 1945-1952』, 平凡社2017, http://www.heibonsha.co.jp/book/b298039.html) 1. 생활사 - 지도에 점을 찍고 선을 부각시키기 2차 대전 패전 후 1945년-52년에 걸쳐 일본은 연합국군에 의해 점령되었다. 이 책은 교토라는 일 지방 도시를 대상으로 이 시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은 500쪽을 넘는 두께를 가지지만 읽어보면 매우 얇다고 느낄 정도의 어마어마한 자료들을 압축한 산물이다. 책을 열면 몇 장의 지도 자료가 삽입되어 있다. 이는 교토에서 점령군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지역과 점령군이 압수한 주택.. 더보기
[대화의 반려들] 해러웨이와 울프의 대담 - 반려종 위치부여 반려종 위치부여 Donna Haraway & Carry Wolf, 「Companions in Conversation」, Minnesota University Press(2016) 번역: 최유미(수유너머104) CW: 이야기를 바꿔서 『반려종 선언(Companion Species Manifesto)』”에 관해서 잠깐 이야기합시다. 나중에 다시 두 선언으로 돌아와서 둘을 같이 놓고, 어떻게 그것들이 관련되지만 매우 다른 방식으로 지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것 – 즉, 생정치적 사유 – 으로 발전되었는지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걸 하기 전에, “반려종 선언”과 관련해서, 그것의 구성의 정황들, 그 뒤에 있었던 동기들에 관한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것에 관해서 분명하.. 더보기
[노마씨의 저널산책] 대지의 우화, 들뢰즈와 해러웨이[Part 2] [part 2] 대지의 우화, 들뢰즈와 해러웨이 박준영(nomadia)/수유너머104 회원 앞선 권호에서 설명을 덜한 부분부터 시작해 보지요. ‘사변적 우화’라는 말뜻이 그것입니다. 이 말이 본래는 ‘공상과학 소설’(SF: Science Fiction)이란 말의 패러디라는 것은 단번에 아실 것 같습니다. 의미는 좀 다릅니다. 이에 대한 위암의 아주 짧은 글이 있는데, 제가 번역했으니 링크를 걸어 놓겠습니다.(알린 위암, 「사변적 우화: 망자를 돌보는 중간자의 목소리」) '사변적 우화'? 그런데 해러웨이의 영화((Donna Haraway: Story Telling for Earthly Survival)를 찍은 영화감독 페브리지오 테라노바(Fabrizio Terranova)가 이 개념에 대한 보다 단순한 정.. 더보기
[대화의 반려들] 해러웨이와 울프의 대담 - 사이보그의 시작2 해러웨이와 울프와의 대담 -사이보그의 시작(2) (Manifestly Haraway, The University of Minnesota, 2016)번역: 최유미 CW: 『선언』에 관해 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 그리고 이 이야기는 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 제 학문인생에서, 『사이보그선언』보다, 더 상이한 목적으로, 더 상이한 독자들(단지 학계 내부만 말해서도)에 의해, 더 다양하게, 그렇다고만 해 둡시다 (웃음), 받아들여진 문서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그건 많은 점에서 『반려종선언(Companion Species Manifesto)』과는 다른 종류의 생명을 가진 문서입니다. 그리고 또한 그것은 그 작품이 출간되고 잘 알려진 대로 당신이 확인한 그 경.. 더보기
[노마싸의 저널산책] 대지의 우화, 들뢰즈와 해러웨이[Part 1] ※안녕하세요. 박준영(nomadia)입니다. 웹진의 이 꼭지에서는 최최근의 논문들이나 연구성과에 대한 글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분야는 주로 ‘철학’이 될 겁니다. 그렇다고 문헌 전체를 번역하는 지나친 성실함을 발휘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건 필자나 독자 모두 피곤한 일이니까요. 도파민이 바닥난 우울한 두뇌에서 상쾌한 글이 나올리는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되도록 해당 문헌의 내용을 요약하면서 쉽게 설명하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철학이 ‘연구자’라는 신성한 집단의 오컬트한 암호 신세에서 벗어나 대지 위에서 환한 햇살을 듬뿍 빨아들이기를. 문헌들의 주요 출처들은 다음과 같은 해외 저널들입니다.(물론 필요하다면 다른 문헌들도 이용합니다.) *Deleuze and Guattari Studies (Edinburgh U..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독일혁명의 패배의 깊이로 독일혁명의 패배의 깊이로이케다 히로시, , 현대서관, 2018, 384쪽, 3000엔+세금.원서정보: 池田浩士, 『ドイツ革命―帝国の崩壊からヒトラーの登場まで』, 現代書館, 2018http://www.gendaishokan.co.jp/goods/ISBN978-4-7684-5846-4.htm 가게모토 츠요시 1. 2018년에 출판된 올해 2019년, 3.1운동 100주년의 여러 기획들이 있을 것이라 쉽게 예상된다. 그리고 재작년인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 행사가 여러 곳에서 개최되었다. 그것들은 사후적으로 성공한 혁명이자 민중운동으로 재평가되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면 작년 2018년에 100주년을 맞은 독일혁명은 어떠했는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왜일까? 실패한 혁명이었기 때문인가? .. 더보기
[대화의 반려들] 해러웨이와 울프의 대담 - 사이보그의 시작1 [코너소개] 이글은 2016년에 출판된『Manifestly Haraway』에 실린 것으로 캐리 울프(Cary Wolf)가 다나해러웨이를 인터뷰한 것이다. 캐리 울프는 “미네소타 출판”의 “포스트휴머니티(Posthumanities) 시리즈의 편집자이고, 최근에는 동물연구, 생명윤리, 그리고 포스트휴머니티의 입장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나 해러웨이는 이 시리즈물에서 『When Species Meet』을 썼다. 이 인터뷰는 2014년 5월 11일~13일, 사흘간 다나 해러웨이와 그의 파트너 러스틴 호그니스의 산타크루즈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이 인터뷰에는 다나 해러웨이의 중요한 선언들인 ”사이보그 선언“과 ”반려종 선언“을 둘러싼 이야기들과 뒤에 2016년에 발표된 “Staying with the t..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전후 일본’이데올로기의 근원에서 부각된 비-일본인들의 목소리들 ‘전후 일본’이데올로기의 근원에서 부각된 비-일본인들의 목소리들 사카이 아키토, 『‘야케아토’의 전후 공간론』, 세이큐샤, 2018, 354쪽, 3400엔+세금.(원서 정보 : 逆井聡人, 『<焼跡>の戦後空間論』, 青弓社, 2018.) 가게모토 츠요시 이 책의 제목에 들어간 ‘야케아토’를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보자. 번역하기 난감한 말이기 때문에 일본어로 남겼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타버리고 원래 있던 것이 없어진 장소’정도로 말할 수 있다. ‘폐허’이기도 하며 ‘초토’이기도 하다. 미군의 폭격으로 인해 모든 것이 파괴된 공간이다. 저자 또한 이 용어가 “제국이라는 과거 잔영이 만드는 비장감”(21쪽)이 내포되어있다고 지적하며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이 단어는 전후 일본의 ‘부흥’의 근원으로 ..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살아 돌아온 병사들의 트라우마 속에서의 생존 살아 돌아온 병사들의 트라우마 속에서의 생존 (나카무라 에리, 「전쟁과 토라우마 – 불가시화된 일본군 병사의 전쟁신경증」, 요시카와 고분칸, 2018. 원저정보: 中村江里, 『戦争とトラウマ - 不可視化された日本兵の戦争神経症』, 吉川弘文館, 2018, 336쪽, 4600엔+세금 http://www.yoshikawa-k.co.jp/book/b325811.html ) 가게모토 츠요시 1.이 책은 구 일본군 병사들의 정신질환에 대해 역사학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진료기록의 독해와 의사들에 대한 인터뷰로 구성된 연구서이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병원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지 못했던 병사가 수적으로는 훨씬 많지만 저자는 남겨진 기록물에서 ‘전쟁신경증’의 모습의 재구성을 시도했다. 서장에서 저자가 말하듯 “왜 일본사회에..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일본자본주의는 이렇게 작동해왔다 일본자본주의는 이렇게 작동해왔다히라이 쇼지, , 후지와라서점, 1997(2010년에 신판이 나옴).원제목:平井正治, 『無縁声声 日本資本主義残酷史』, 藤原書店, 1997(신판, 2010), 379쪽, 3000엔+세금 가게모토 츠요시 * 출판사의 책 정보 -> http://www.fujiwara-shoten.co.jp/shop/index.php?main_page=product_info&products_id=1153 이 책은 저자가 모아놓은 신문기사나 여러 현장을 다니면서 찍은 기념비 등의 사진, 그리고 필자 자신의 생활/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오사카 하층민들의 근현대사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근현대사라기보다 선사시대의 지층 등의 ‘자연사’를 포함한 매우 오랜 시간의 두꺼운 역사서술이라고 할 수 있다. ..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게으름과 근면의 관계를 스스로 분배하는 노동을 위해 게으름과 근면의 관계를 스스로 분배하는 노동을 위해 와다나베 다쿠야 , 라쿠호쿠 출판, 2017, 512쪽, 2600엔+세금(원서 정보:渡辺拓也, 『飯場へ ─ 暮らしと仕事を記録する』, 洛北出版, 2017) 가게모토 츠요시 1. 함바로 우리가 사는 생활기반을 만든 사람은 건설노동자들이다. 병원이나 회사 건물은 그 집단의 장이 만든 것은 결코 아니며, 대학 건물 또한 건립자나 총장이 만든 것은 아니다. 노가다를 하는 건설노동자가 없었다면 우리 생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건설노동자라고 할 때 그 속에는 다양한 존재들이 있다. 전문적인 기술자도 있지만 일용직노동자나 외국인노동자도 있다. 전문직을 비롯해 노동자의 보조원 역할을 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모습이 그 속에 있다.일용직 노동자들은 ‘하루’마다 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