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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_웹진강의

[해석과 사건6] '홀림'-목적론과 결정론 해석과 사건 (6)- '홀림'-목적론과 결정론 -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II. 해석과 사건의 공시적 적용 -《올랭피아》 1. 현상학적 접근나는 유명한 하나의 그림을 분석함으로써 시작하고자 한다. 이 그림은 ‘텍스트’로 취급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그림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당대의 센세이션의 한 가운데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것이 어떤 허구적인 것인지, 아니면 실물의 모사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우선 그림이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붙잡히는지’, 즉 개념(Begriff)으로 다가오는지에 관심을 가지고자 한다. 왜냐하면 여기서 우리는 작품을 미적으로 감상하기보다 철학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전유(appropriation)하고자 할 뿐이기 때문이다. 우선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강의] 7강 첫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7강(보강). ― 공간혁명과 ‘인간존재menschllche Existenz’ 낡은 노모스는 물론 사라지며, 그와 동시에 기존의 척도, 규준, 관계의 체계성 전체도 없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윽고 다가올 것이 단순한 척도의 상실상태, 혹은 반-노모스적인 허무인 것은 아니다. 낡은 힘과 새로운 힘의 가혹한 싸움 속에도 또한 올바른 척도가 생겨나며, 뜻 깊은 조화가 형성되는 것이다.“여기에도 신들이 있고 지배한 또 다른, 신들의 척도는 위대하다.” 슈미트의 세계사관, 신화적 세계관 / 대지의 의미론 / 리바이어던과 비히모스의 싸움 ― 땅과 바다의 근본적 대립 / ‘카테콘 Katechon’ ― 신화적 상상력과 세계사의 관계 / 기술․포경․해적 ―.. 더보기
[해석과 사건5] 아리스토텔레스와 아우구스티누스 해석과 사건 (5)-아리스토텔레스와 아우구스티누스-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3. 아리스토텔레스와 아우구스티누스 1) ‘해석’의 신화적 연원‘해석’은 서양 사유의 최초의 상태에 해당된다. 이 최초의 상태는 곧 로고스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그려준다.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그것은 신화적이다. 즉 해석은 곧 헤르메스(Hermes)다. 헤르메스는 어떤 초월적 지식을 인간에게 전해준다는 뜻에서 신탁과 관계가 깊다. 그래서 헬라인은 델피 신탁의 사제를 ‘헤르메이오스’(hermeios)라고 불렀다. 신비한 신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전환’(transfer)시키는 또는 ‘번역’(translation)하는 역할을 맡은 이 신은 그 어원의 기초적인 의미에서 ‘이동’(trans-) 또는 ‘투과’의 역능을 가진다. 신의 전언.. 더보기
[해석과 사건4] 아르케는 아페이론이 아니다 해석과 사건 (4)-아르케는 아페이론이 아니다-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3) 아르케는 아페이론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바로 하이데거가 말한 바, ‘아르케는 아페이론이다’라는 아낙시만드로스 해석이 위치지워진다. 하지만 이는 그 본래적인 정위를 벗어나는 방식으로 위치지워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이데거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아페이론을 크레온, 즉 필연으로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갔으나, 애초부터 그것을 ‘동일자’로 파악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의 환원과정의 절반만을 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은 오히려 플라톤에 더 가까워 보인다. 왜냐하면 플라톤은 우주생성의 과정을 묘사하면서, ‘구형의 우주’를 논함으로써 ‘동일성’의 테마를 중심에 놓기 때문이다. 구형이란 기하학적으로 자기완결적인 형태며, 이것을 플라톤은 “최.. 더보기
[칼슈미트 입문강의] 6강 여섯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비군사적∙비정치적 개념들’로서의 자유주의 다음으로, 자유주의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폭력 Gewalt’과 ‘부자유 Unfreiheit’를 싫어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폭력과 부자유에 대해서는 모든 자유주의적 열정이 반발한다. 원리적으로 무제한인 개인적 자유, 사유재산 및 자유경쟁에 대한, 어떤 침해, 어떤 위험도, ‘폭력’이라고 불리는 것이며, 그 자체로서 나쁜 것이다. 이런 자유주의가 국가 및 정치에 대해 약간 인정하는 가치는 자유의 조건들을 확보하고 자유의 방해를 배제한다는 한 점에 국한될 것이다. [*홍철기 : 모든 자유주의적 파토스는 폭력과 부자유에 반대한다. 개인의 원칙적으로 무제약적인, 사적소유와 자유로운 경쟁의 자유에 대한 모든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6강 다섯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인간이란? 70頁부터 시작되는 7장을 보시죠. 정치∙국가이론의 배경에 있는 ‘인간’관이 논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국가이론 및 정치이념은 그 인간학을 음미하고 그것들이 의식적이든 무자각적이든 ‘본성이 악한’ 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느냐, ‘본성이 선한’ 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느냐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홍철기 : 모든 국가이론과 정치사상은 그것의 인간학[적 전제]을 통해 입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그것이 알든 모르든 간에 인간이 ‘본성상 악’한지, 혹은 ‘본성상 선’한지를 전제하느냐 여부로 분류할 수 있다.] 슈미트는 분명히 ‘본성이 악한 von Natur böse’ 인간을 채택하고 있네요. 󰡔정치적 낭만주의󰡕나 󰡔정치신학󰡕에서는, 죄인이기 .. 더보기
[해석과 사건3] 우회-아낙시만드로스 해석과 사건 (3) - 우회-아낙시만드로스 -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2) 우회 – 아낙시만드로스 나는 여기서 앞서 행한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해석을 바라보면서, 아낙시만드로스 잠언의 근원적인 경향을 재음미하고자 한다. 이러한 경향에 대한 선구적 해석은 하이데거의 논문과 저서로부터 비롯된다. 하이데거는 이런저런 텍스트들을 통해 아낙시만드로스의 잠언의 존재론적 의미를 탐구하는데, 나는 이 중 몇몇 부분을 재해석함으로써, ‘해석’과 ‘사건’이 고대철학 내에서 어떤 근원적이 의미를 함축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이러한 탐구작업은 ‘말건넴’의 사태를 해석하는 것이다. 하이데거가 문제 삼고 있는 잠언은 다음과 같다. 이에 대해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딜스 번역은 다음과 같다. Wora..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6강 네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세계평화는 가능한가? 슈미트는 세계평화를 말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59頁을 보십시오. 심지어 개개의 국민이 전 세계에 대해 우호선언을 하고, 혹은 스스로 자진해서 무장해제함으로써 친구∙적 구별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런 방법으로, 세계가 비정치화하고, 순도덕성∙순합법성∙순경제성의 상태로 이행하거나 하는 게 아니다. 만일 한 국민이 정치적 생존의 노고와 위험을 두려워한다면, 그때 바로 이 노고를 대신해주는 다른 국민이 나타날 것이다. [*홍철기 : 게다가 개별 국민이 전 세계에 대한 우호선언을 통해, 혹은 자발적으로 무장해제를 함으로써 친구와 적의 구분을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세계는 이러한.. 더보기
[칼슈미트 입문강의] 6강 세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내적과 내란 결정적인 정치적 단위로서의 국가는 엄청난 권한을 한 손에 집중하고 있다. 즉, 전쟁을 수행하고 또한 그것에 의해 공공연하게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다. 왜냐하면 교전권은 이런 자유롭게 처리할 권능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국민에 대해서는 죽음의 각오를, 또한 살인의 각오를 요구하는 것과 더불어, 적의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도살한다는, 이중적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정상적인 국가의 기능은, 무엇보다도 국가 및 그 영토의 내부에서, 완전한 평화를 가져오며, ‘평정∙안전∙질서’를 확립하고, 그것에 의해 정상적인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모든 규범이 정상적인 상태를 전제로 하며, 거꾸로 완전히 비정상적인 상태에는, 그 .. 더보기
[해석과 사건2]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해석과 사건 (2)-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1)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의 경우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파르메니데스의 단편들은 카오스로부터 나오는 생성, 즉 사건을 존재의 부동성 안으로 수렴시키는 것이며, 이것은 ‘해석해 감’을 드러낸다. 나는 파르메니데스의 단편을 이런저런 측면에서 접근해 가면서 이 결론에 도달하고자 한다. 먼저 ‘생성’과 ‘존재’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 보자. “있는 것은 생성되지 않고 소멸되지 않으며 온전한 한 종류의 것(oulon mounogenes)이고 흔들림이 없으며 완결된 것(ēde teleston)이라는. 그것은 언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있게 될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지금 전부 함께 하나로 연속적인 것으로 있기에.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6강 두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결정적 단위’ 교회든 노동조합이든, 심지어 양자의 동맹이든, 비스마르크 치하의 독일 제국이 전쟁을 벌이려 한 경우, 그것을 금지 또는 저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비스마르크는 교황을 향해 선전포고를 할 수 없었으나, 그것은 그저, 교황 자신이, 이제 ‘교전권’을 갖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다. 사회주의 노동조합도 ‘교전상대’로서 등장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무튼 당시 독일 정부가 중대 사태에 관해 판정을 내리고, 스스로 정치적인 적이 되고, 이 개념의 온갖 귀결을 받아들이는 것 없이, 그 판정에 반항할 수 있는, 혹은 반항의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그 어떤 기관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교회도 노동조합도 내란을 일으키려고 하지 않았던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강의] 6강 첫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6강. 󰡔정치적인 것의 개념󰡕 (2) ― 정치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정의가 전쟁 개념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그로티우스 이후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정의로운 전쟁을 요구하는 [논리] 구조는 그 자체가 평소 정치적 목적에 봉사하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통합된 국민에 대해 공정한 이유에 기초해서만 전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국 그것이 그저 현실의 적에 대해서만 전쟁을 한다는 의미의 것이라면 완전히 자명한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 배후에는 교전권의 행사를 타인의 손에 맡기고, 정의의 규범을 발견하고, 그 내용과 적용은 개개의 사례에 있어서 국가가 아니라 어떤 제3자가 결정한다, 즉 제3자가 적을 정하도록 한다는 정치적 요구가 숨어 있다.󰡔정.. 더보기
[해석과 사건1] 왜 사건의 철학이며 해석의 철학인가? 해석과 사건-왜 사건의 철학이며 해석의 철학인가?-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본 코너에서는 서양철학의 두 개념, ‘해석’과 ‘사건’을 철학사와 존재론의 차원에서 성찰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현대철학자인 들뢰즈(G. Deleuze)와 리쾨르(P. Ricoeur)의 논의를 중심으로 서양철학 전반의 중요한 철학자들을 다루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은 두 철학자의 비교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필자는 낯설지는 않지만, 분명히 표명되지는 않은 철학적 결론으로 향해 가고자 합니다. 그럼으로써 필자 자신이 생각하는 존재론을 구성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철학적 야심'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의 몫이겠지요? 꽤나 긴 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목차를 먼저 밝혀 놓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서론 왜 사건의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5강 네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5강. ‘결단’ : ‘주권’과 ‘정치적인 것’ 이어진 4장에서는 우선 그 어떤 대립이든 어떤 한도를 넘으면,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곳까지 가며, ‘정치적’ 대립이 된다는 아까의 논의를 반복한 뒤에, 34頁의 중반부에서 “맑스주의적 의미에서의 ‘계급’조차도, 그것이 이 결정적 단계에 도달하는 경우, 즉 그것이 계급 ‘투쟁’을 진지하게 행하고, 상대 계급을 실제의 적으로 취급하고, 국가 대 국가이든, 한 국가 내부의 내란이든, 그것과 싸우는 경우”에는 ‘정치적 세력’이 된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즉, 맑스주의의 계급투쟁론을, 맑스주의의 이론적 근거인 유물론, 하부구조 결정론과는 전혀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5강 세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5강. 세번째 강의 ‘적’ : ‘공적 offentlich’ 전투상태에 있는 상대방 17頁부터 시작되는 3장의 서두를 보십시오. 친구·적 개념은 은유나 상징이 아니라 구체적·존재론적인 의미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즉, 경제적·도덕적 기타 관념들을 혼입시켜 약화시켜서는 안 되며, 하물며 사적인 개인주의적 의미에서, 심리적으로 개인적인 감정 내지 성향의 표현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홍 : 친구와 적의 개념은 은유나 상징으로서가 아니라 그 구체적이고 실존적 의미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경제적이거나 도덕적인, 그리고 다른 표상들을 통해 최소한 사적인 정념과 편향의 표현으로서 심리적으로는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