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30주기 추모 기획세미나_기형도 시집 새로 읽기
『입속의 검은 잎』 시집 읽기 나무(기형도 기획세미나 회원) 지금까지 우리는 4차례에 걸쳐 기형도의 미발표작 시들과 산문을 읽었다. 어찌보면 유고 시집 을 읽기 위한 준비 단계로 근육을 키워오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 세미나에서는 1부의 시들 일부를 읽었다. 3시간 꼬박 열띤 논의를 걸쳐 살펴본 시들은 시집에 나열된 순서대로 보자면 이렇다. , , ,,, ,, ,,. 그러나 우리는 어떤 우발을 기점으로 우리만의 리듬을 이끌어내며 세미나를 진행하기 때문에 실제 논의된 순서는 이와는 다르다. 튜터님이 회원들에게 어떤 작품을 인상적으로 읽었냐는 물음에 한 분이 이 인상적이었는데, 분위기가 독특하다고 운을 띄웠다. 여기에 촉발되어 우리의 논의는 종횡무진 롤러코스트를 타듯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제부터의..
더보기
[문학세미나] 나를 발견하게 하는 거울-페르난두 페소아
나를 발견하게 하는 거울-페르난두 페소아 이재현(수유너머104 세미나 회원)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이라는 제목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들었던 생각은 내 불안의 기원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던 것과 동시에 “OO(여기엔 우울, 행복, 기쁨, 만족, 게으름 등이 해당한다.)/의(적절한 조사 자리)/□□(여기엔 기원, 정복, 여정, 접속, 괜찮아 등이 해당한다.)”라는 제목을 가진 책 치고서 정말 멀쩡한 책이 있는가, 하는 의문도 함께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시선을 조금 내려 배수아 작가가 이 책을 번역했고, 이후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도 포함된 것을 확인한 뒤엔 기꺼이 서가에서 뽑아들 수 있었다. 그렇지만 『불안의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원래도 충분히 있는 내 불..
더보기
문학세미나_나를 발견하는 거울 -페르난두 페소아
*문학 세미나 후기 나를 발견하는 거울-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와 『페소아와 페소아들』 이재현/수유너머104. 문학세미나 회원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이라는 제목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들었던 생각은 내 불안의 기원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던 것과 동시에 “OO(여기엔 우울, 행복, 기쁨, 만족, 게으름 등이 해당한다.)/의(적절한 조사 자리)/□□(여기엔 기원, 정복, 여정, 접속, 괜찮아 등이 해당한다.)”라는 제목을 가진 책 치고서 정말 멀쩡한 책이 있는가, 하는 의문도 함께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시선을 조금 내려 배수아 작가가 이 책을 번역했고, 이후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도 포함된 것을 확인한 뒤엔 기꺼이 서가에서 뽑아들 수 있었다. 그렇지만 『불안의 책』을 읽어나가는 것..
더보기
[시읽는 목요일] 처음 읽는 시집- 김혜순, <또 다른 별에서>
처음 읽는 시집- 김혜순, (문학과지성사, 1981) 이혜진/수유너머 104 회원 말 3. 字 처음 피어나는 소리 김혜순 우리 물 속에서라도 말을 해 봐. 초록색 뱀장어 한 마리 물 뱉는 소리 들리지? 우리 뱀장어처럼 속삭여 봐. 죽은 사람들의 대답을 듣고 싶어. 죽은 사람들의 말이 불을 켜고 떠나며 우리들을 간질러, 물 먹은 그 말들이 세모만 만들며 뛰어다니면 파도가 높아. 진초록 세모벽은 갯벌에 부서지고, 부서지는데 우리들의 목울대는 터지지 않아. 초록색 뱀 한 마리 물 속에 우두커니, 우리를 봐. 우리, 불을 켜고 돛단배라도 띄울까? 어서 입을 벌려 봐. 파도 소리, 돛단배 떠나는 소리. 초록, 초록 물 한 방울, 말 한마디. 초, 록, 뱀, 한 마리. 세모꼴 부서지는 소리. 입이라도 벌려 봐. 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