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의 윤리 -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 읽기
요즘 왠지 세상이 신산하다. 사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쇠고기, 용산, 천안함, 4대강, 한진 중공업… 대충 생각나는 대로만 나열해 보아도 세상이 왜 이토록 맵짠지 대번에 드러난다. 뭔가 제대로 된 것 하나 없는 것 같고, 정의는커녕 상식조차 지켜지고는 있는 겐지, 최소한의 공통감각도 잃어버릴 지경이다. 분하다, 씁쓸하다, 무기력하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때마다 왠지 죄스럽다. 씩씩하게 살다가도 이런 감정들이 별안간 환기될 때는 정말이지 곱송거려지게 마련이다. 험한 세상 다리가 되는 것도 좋고, 하루하루 열심히 버티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싸움은 길고도 길 것이며 쉽지도 않을 것이다. 지루한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제대로 위로받고 즐거워할 자격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