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ungdong Cathedral, Seoul
명동성당 재개발 계획
서울 명동성당(사적 258호) 「명동관광특구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내 명동성당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로부터 승인되어 명동성당이 관광시설과 임대수익 공간이 된 것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잃어버린 가치를 묻다
박은선 (리슨투더시티 디렉터 /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회원)
사라지는 문화재, 온건한 문화재계
우선 늦게나마 명동성당 보존 개발 토론회를 갖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명동성당과 개발 문제는 자본과 국과의 광기로 중요 문화재들이 침탈 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효율적으로 영향력을 발휘 하지 못한 문화재계 또한 운동의 방식을 재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계천의 문화재 수탈은 치욕적 역사이지만 대강 넘어갔고, 그것이 동대문 운동장, 서울 시청사, 4대강 사업으로 이어졌다. 그것은 문화재 운동이 다른 시민운동과 결합하지 못하고 문화재의 가치만 편협하게 바라본 한계에서 온다고 생각하는데, 명동 성당 개발 문제를 다루면서 명동3구역의 개발 문제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지 못한점은 이를 여실히 드러낸다. 또한 문화재가 돈있고 권력있는 자들의 건축만 문화재로 취급하는 자세는 문화재 운동의 편협성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사라지는 가치들
4대강 토목공사로 전국의 강이 인공화되었고, 본인은 2009년부터 현장에서 강이 파괴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4대강 공사는 이성과 논리로 도무지 설명할 수가 없는 일이다. 자신을 이성적 보수라 칭하는 개발주의자들에게 묻고 싶다. 4대강 공사로 강을 완전히 파괴하고, 몇 백년 된 문화재도 파손했는데 무엇이 보수라는 것인가?
무엇을 지키려는 것인가? 몇 만의 목숨이 걸린 댐을 16개나 만들면서 수리 모형을 단 한 개만 제작하였고, 환경평가를 한 두달에 해치우고, 문화재법, 노동법을 무시하고, 영하 15도에도 콘크리트를 타설하였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하회마을과 병산 서원을 잇는 3.3km 의 도보길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수변 데크와 ‘명품 길’로 개발 될 예정이다.
이 과정을 이성과 논리로 셜명할 수 있는가? 4대강 사업의 핵심인 영주댐 건설로 우리나라에서 이제 하나 남은 모래강 내성천이 물에 잠길 예정이고, 이산의 괴헌 고택, 장씨 집성촌등 문화재 20점과 아름다운 마을들이 수몰된다. 열거한 법 중 단 하나라도 지켰더라면 이 공사는 시작할 수도 없었다. 4대강 사업은 병들고 비정상성적인 한국 사회가 만들어낸 대 재앙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건설 때 11명이 사망한 것 때문에 한국 네티즌들은 듫끌었으나, 4대강 공사로 2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4대강 공사로 돈을 번 것은 10대 건설사 밖에 없다.
정부가 지불하는 덤프트럭 한 대당 임금은 138만원이지만 노동자 실수령액은 44만원으로 그 중 기름값 16만원을 빼면 노동자에게는 푼돈만 남는다. 138만에서 44만원을 뺀 94만원은 고스라니 대형 건설사를 배불리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도 돈과 바꾸고, 자연도 돈과 바꾸고, 사람의 생명도 돈과 바꾸는 천박한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 돈 말고, 자본의 가치 말고 더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답을 찾아야한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흉측한 본질을 보고 있는 지금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야하는 종교가, 학자가, 건축가가 돈에 함몰되고 있다. 민주화의 상징인 명동 성당이 유적을 훼손해서라도 개발을 통해 임대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종교마저 ‘돈’을 선택하겠다는 노골적 선언으로 한국 사회의 역사의 판도롤 바꾸는 충격적인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당은 돈을 벌 수 있겠지만, 만 명의 순교로 이루어낸, 거리의 신부들이 이루어낸, 천주교회의 명예와 신도들의 신뢰 그리고 국민들의 천주교에 대한 사랑은 다시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돈을 선택한 성당, 민주화 성지 대신에, 가난한 사람들의 둥지 대신에 선택한 관광 특구
명동 성당의 주인은 돈 많은 몇몇의 신자도 추기경도 아니다. 김대건 신부님과 만명의 순교자들, 전국의 천주교신자들, 크리스마스 때만 명동성당에 가는 연인들, 민주화의 성소로 기억하는 시민들 성당앞에서 노래하여 생계를 잇는 사람들이 성당의 주인이다.
얼마전 민주 올레길 행사팀이 명동성당에 행사를 신청하자 성당측은 이를 거부하였으며, 명동 성당개발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3구역’ 개발에 때문에 생계수단을 잃은 세입자들이 성당 나들목에서 철거문제 사진 전시를 하고자 했지만 거절당했다. 교회 스스로 공공성의 가치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천주교회는 어디로 갔는가?
두리반과 연대하고 있는 리슨투더시티는 두리반의 친구들과, 6월 17일 부터 매일 명동3구역 마리 카페를 방문하였다.
6월 19일 사람들이 거의 없을 때 용역이 마리를 침탈하여, 안에 있던 60대 철거민 아주머니를 이불로 싸서 밖에 던지고 카페 마리는
삽시간에 파괴 되었다.
명동 성당이 돈의 가치를 택하고, 이웃의 고통을 멀리 한 순간 악은 약하고 가난한 이웃을 짓밟았다.
명동 성당은 이에 분명한 책임을 가져야한다.
이 날 트위터에는 명동 성당을 비난 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트위트리안은 @3A****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학생들을 잡아가려거든 나를 밟고 가라 하셨다...나를 넘고 신부들을 넘고 수녀들을 넘어야 학생들을 잡아갈 수 있을 거라 하시며 미친 군으로부터 학생들과 명동성당을 지키셨다...명동성당은 추기경을 보내면서 이러한 정신도 떠나보냈는가” 라고 명동 성당의 현실을 개탄하였다.
한국의 현대 건축은 대체 어떤 가치를 말하고 있는 것인가?
건축은 예술인가? 라는 중견 건축가의 책이 있다. 물론 건축은 예술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 한국의 건축가들 중에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예술은 기존의 가치에 영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외적 형식을 만들어내는 것 외에 우리나라 현대 건축가가 이룬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형식이 무엇이 되었든 건축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가?
건축가들은 후학들에게 건축이 사회의 맥락 위에서 이루어져야한다고 가르치면서 건축은 껍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도시와 국토가 장소성을 상실하는 것은 수수 방관 하였다. 도시계획자들이 도시를 파괴할 무리한 33개의 뉴타운의 계획을 저지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가? 2009년 자하 하디드의 건물이 맥락없이 동대문 운동장에 세워지는 것, 또 그자리에 국보급 가치가 있는 하도감터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 공사를 강행하기로 한 것을 저지한 건축가가 있었던가?
용산 재개발로 사람이 죽은 남일당에 나타난 건축가가 있었던가?
500일 넘게 고통받은 이웃 두리반에 나타나 도정법에 대해 논의 하던 건축가가 있었던가?
유치한 디자인 서울 사업에 의문을 제기한 건축가가 있었던가? 전통 건축의 우수성과 산수와 건축의 조화를 주장하는 건축가들이 나라의 모든 강이 파헤쳐지는 시점에 단 한마디로도 발언한 적이 있는가? 한국 건축의 백미라고 추앙하는 병산서원의 풍광이 망가질 위기에 이를 막으려고하는 건축가가 있는가?
지금 건축계는 사람을 위한 건축을 하고 있지도 못하고, 공동성을 위한 기능도 하고 있지 못하다. 건축계의 선배들이 제시하고자 하는 가치는 대체 무엇인가?
유걸 아이아크 대표의 글에서와 같이 명동성당은 한국 사회가 혼란 시기에 억압 받는 사람들의 피난처로 기억 되고 있으며, 이 장소는 정의의 구심점이 되어 주었다. 유걸 대표가 지적하듯 명동 성당이 서울 시민들에게 어떻게 지각 되어야하고 서울 시민들의 도시 생활에서 어떤 역할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그런데 그 새로운 가치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는 명확히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어떤 의미를 부여 해야한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서울시는 근대 문화재인 시청을 기습 철거하고, 그 자리에서 총융청터가 발견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신청사 건축을 강행했다. 유걸 대표가 신청사 당선자가 이므로 건축가로서 개발의 가치, 근대 유적을, 조선시대 유적을 파괴 하고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대답해 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 발제문에서는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예술과 종교가 자본과 권력을 대변하는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신구세대가 함께 해야하는 시점이 온 것은 아닌가?
靑-문화부, 천주교 추천받아 직원 채용 논란
정의구현사제단 "명백한 정교유착", 명동성당 재개발 의혹 확산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지지’ 발언에 대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명동성당 재개발 특혜와의 '빅딜'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정 추기경이 교구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교구의 추천을 받아 교구 관계자 2명을 직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정교(政敎)유착'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 등은 지난 7월 천주교계 쪽에 여러 경로를 통해 내부 관계자들을 추천해달라고 제안했고, 서울대교구 쪽은 산하 홍보국 팀장 출신인 ㅁ씨와 신학교 출신으로 서울 강남지역 교구 관할 성당 사무장을 지낸 ㅈ씨를 추천했다.
이후 ㅁ씨는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종교 분야를 담당하는 5급 계약직 행정관으로, ㅈ씨는 계약직 공모 형식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종무관(3급 과장)으로 각각 채용됐다.
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이와 관련, “천주교 쪽만 정부 채널이 별로 없다는 판단에서 의뢰를 받고 신자들을 추천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다른 종단의 경우도 과거에 청와대 직원으로 채용한 바 있어 이번 사례가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라고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ㅁ씨와 ㅈ씨는 채용 뒤 명동성당 재개발안과 천주교 주교회의의 4대강 반대 선언 등 교계 현안에 대한 정보와 의견 등을 수집하고, 당국자와 교구 관계자의 모임을 주선하는 등 막후 교감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교계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 특히 ㅁ씨는 최근 통과된 명동성당 재개발안을 놓고 교계와 청와대 당국자의 회동을 주선하고 내부 대책 마련에 적극 개입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ㅈ종무관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교계 소통을 위한 일상업무를 주로 하며, 명동성당 재개발 문제는 문화재청 소관이어서 별로 관여한 바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인 전종훈 신부는 “교구 쪽이 내부 관계자를 정부 핵심 부서에 사실상 파견한 것으로, 명백한 정치권력과의 유착 행위”라며 “긴급히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해 파문 확산을 예고했다.
한편 근대문화유산 연구단체인 한국근대건축보존회(도코모모 코리아)는 <한겨레> 보도 전날인 22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화의 성지인 명동성당 일대에 재개발이 계획되면서 성당 건축의 붕괴 위험은 물론, 주변의 경관 질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재개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임대 수익과 편의성 등의 목적으로 재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한국 가톨릭 역사를 거스르는 개발 만능의 시대착오적 행태"라며 "명동성당 및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갖고 있는 종교적, 역사적, 건축적, 도시적 측면을 고려해 재개발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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