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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철학.사회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아홉 번째: 사회운동의 미시적 조건들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사회운동의 미시적 조건들 만세/수유너머N 회원 오늘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사회운동의 미시적 조건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과 논문을 소개하려 합니다. 사회운동은 우리 사회의 성격을 크게 바꾸는 주요한 동력이었습니다. 1789년 프랑스.. 더보기
니체, 우리들의 언더 철학자 - 고병권 『언더그라운드 니체』 니체, 우리들의 언더 철학자 -고병권 『언더그라운드 니체』 한샘 / 수유너머N 회원 오늘날 누가 니체주의자인가? 라는 글에서 들뢰즈는 이렇게 물었다. 들뢰즈가 활동하던 당대 프랑스에서도 니체는 잘 팔렸던 것 같다. 저 질문은 니체주의자라 자부하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그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나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니체는 꽤나 잘 팔린다. 니체의 저작에 대한 번역뿐만 아니라 그의 경구와 잠언들을 모아놓은 책들도 많다. 니체의 유명한 글귀들은 여기저기서 시도때도 없이 인용된다. 사람들이 철학이라는 것에 갖고 있는 거리감을 생각해볼 때, 한 철학자가 이렇게 인기를 얻는 현상은 분명 낯설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는 이렇게 질문해볼 수 있다. 니체는 과연 제대로 읽.. 더보기
섬은 이어져야만 한다 - <섬과 섬을 잇다>, 2014년 5월 섬은 이어져야만 한다 - 섬섬 프로젝트팀, (한겨례출판), 2014년 5월 26일 출간 노의현/ 수유너머N 회원 지난 여름, 연구실에서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인천에 있는 콜트 콜텍 농성장을 찾은 적이 있다. 당시 콜트 콜텍은 7년 째 투쟁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이곳의 투쟁은 흔히 시위나 집회라고 하면 떠올리게 되는 형태와는 좀 달랐다. 홍대의 밴드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미술작가들이 농성장 안에 작업실을 꾸리고 그곳에서 전시를 여는 새로운 방식들로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운동들이 재미있고 신기해서, 다른 투쟁 현장과는 다른 '문화/예술인과의 연대'가 콜트 콜텍 노동자들을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찾아가 인터뷰를 했다. 이는 '문화 예술 활동'이 투쟁하는 노동자들.. 더보기
밀양 할매, 우리 시대 어른들-영화 <밀양, 반가운 손님들>과 <밀양을 살다>에 대하여 밀양 할매, 우리 시대 어른들-영화 과 에 대하여 박은선/수유너머N회원 밀양, 전쟁보다 더한 전쟁 밀양,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7년이 넘게 한전과, 국가와 싸우고 있다. 그런데 올해 4월을 기점으로 치열하게 싸우던 몇 현장들이 고통과 피로감을 견디지 못해 협상을 하고 말았다. 5월 현재 남은 밀양송전탑 농성장 부지는 101(용회), 115(고답), 127(위양), 129(평밭) 네 군데이다. 농성장에는 움막을 철거하겠노라는 철거 계고장이 왔고, 협상을 하려는 주민들의 이간질이 극에 다다른 지금 현재 할머니들은 하루하루를 마지막처럼 살고 있다. 할머니들이 겪는 상황은 초현실적이다. 산꼭대기에 커다란 움막이 있고, 소쩍새가 울고 별이 총총한 오밤중에 경찰이 산을 타고 오는지 안 오는지 불침번을 서며 지.. 더보기
밀양의 이야기는 지지않는다 -밀양구술프로젝트, 『밀양을 살다』 밀양의 이야기는 지지않는다밀양구술프로젝트, 『밀양을 살다』(오월의 봄, 2014) 지안/수유너머N 세미나 회원 ‘어딘가’를 산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건 어딘가‘에서’ 산다는 것과 다른 말이다. 나는 서울에 사는데, 사실 내가 사는 곳이 굳이 서울일 필요는 없다. 아마 괜찮은 일자리나 다른 일이 있다면 다른 도시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와 나의 삶 자체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 이런 입장에서 이 책 제목을 보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밀양‘에’ 산다, 도 아니고 밀양‘을’ 산다는 건 뭐지? 밀양이 가진 의미 밀양 할매들에게 밀양은 그저 ‘내가 사는 곳’으로만 정의될 수 없다. 할매들에게 산다는 것은 장소와 결부되어 있다. 밭을 하나하나 일구고, 곡식을 심고, 그렇게 살다가 살던 곳에 ..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여덟 번째: 감정의 우주가 시작된다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감정의 우주가 시작된다 꽁꽁이 / 수유너머N 연구원 이번 주에 추천해드릴 말과 글은 모두 '감정'에 대한 것들입니다. 보통 감정이라고 하면 매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에바 일루즈에 의하면 감정은 만들어져 권해집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더보기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 대한 현장보고서 -줄리안 어산지 외, 『사이퍼펑크』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 대한 현장보고서 줄리언 어산지 외, 『사이퍼펑크』 (박세연 역, 열린책들, 2014) 수유너머N 회원 조지훈 2010년 4월, 부수적 살인(Collateral Murder)이라는 제목의 비디오 파일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 비디오는 2007년에 이라크에서 이라크 국민과 기자들이 미군에 의해 살해되는 장면을 담고 있었는데, 영상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었지만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파일을 공개한 사이트에서 2개월 뒤에 미국 정부에 의해 기록된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관한 76,900건의 미공개 문서들을 공개했다는 데에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군사 기밀정보 유출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도 겨우 군 내부 고발자 한 명과 몇몇의 해커들로 이루어진 일개 인터넷 집단.. 더보기
다중의 현행화와 혁명의 제도화-네그리·하트『공통체』 다중의 현행화와 혁명의 제도화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공통체』 (정남영·윤영광 역, 사월의 책, 2014) 정정훈/수유너머N 회원 방향들는 전지구적 지배질서의 동학에 대한 분석을 담은 , 그 질서에 맞서는 주체성을 규명하는 에 이어지는 책이다. 앞 선 두 저작의 문제의식과 논리적으로 연속적인 이 저작은 결국 ‘제국’에 맞서 투쟁하는 ‘다중’은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투쟁을 조직하며 어떤 대안적 질서를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룬다. 즉, 이 세 번째 텍스트는 다중이 제국과의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대어야 하는 조건들과 취해야할 전략들 그리고 대안적 질서구축의 원리들을 향해 그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 네그리와 하트는 마키아벨리와 그람시의 문제설정을 따라 그 방향성을 ‘다중의 군주되기’라고 명명한다... 더보기
'편'만 남고 '곁'은 없는 사회! 이것을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엄기호, [단속사회] 편만 남고 곁은 없는 사회! 이것을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 엄기호, 『단속사회』(창비, 2014) 전성현/수유너머N 회원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슈가 되는 정치적 사안이나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친구들과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는 게 불편하게 됐다. 각자의 가치관이 판이하게 달랐던 나와 친구들이었기에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는 대개는 갈등으로 이어졌고, 결국 우리들은 이 주제에 관련된 이야기를 서로 삼가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그때부터였다. 몇몇 친구들이 여기저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던 것은. 그런데 그들이 선택했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당시 내게는 굉장히 생소해보였다. 그곳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공론장으로서의 인터넷이 아닌 당파성으로 짙게 채색된 공간이었기 때문..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일곱 번째: 선택의 역설과 자유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선택의 역설과 자유 만세 / 수유너머N 연구원 오늘은 선택의 역설과 자유에 대한 강연과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때로 그것은 스트레스와 실.. 더보기
폭발, 또는 문화의 외부를 사유하는 기호학적 모험, 유리 로트만 [문화와 폭발] 폭발, 또는 문화의 외부를 사유하는 기호학적 모험— 유리 로트만 (김수환 옮김, 아카넷, 2014) 최진석/수유너머N 회원 바보와 광인은 어떻게 다를까? 혹은 어떻게 구별될까? 일견 엉뚱해 보이고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이 질문에 러시아의 기호학자 유리 로트만(1922-1993)은 ‘현자’라는 중간항을 넣어 대답한다. 바보-현자-광인의 삼원구도로 바라볼 때, 바보와 광인은 현저히 상반된 인간행위의 유형들이란 것이다. 먼저, 현자를 정의해 보자. 일반적으로 현명함이란 사회적 규범과 관습을 정확히 파악하여 거기에 맞춰 사고하며 행동하는 데서 성립한다. 예컨대 결혼식장에 가면 신랑신부를 축하해주고 함께 웃고 즐거워할 줄 아는 것이며, 장례식장에 가면 슬퍼하고 애도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현명함이다. 그것..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여섯 번째: 감히 반대하기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여섯 번째 :감히 반대하기 꽁꽁이 / 수유너머N 회원 오늘 소개할 강의 에서 연사 마가렛 핼퍼난은 엘리스 스튜어트라는 의사를 모델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엘리스는 임신 중 x선 노출이 소아암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고.. 더보기
"수학의 본질은 자유다" - 유클리드 기하학 vs 비유클리드 기하학 <수학의 몽상> “수학의 본질은 자유다” - 유클리드 기하학 vs 비유클리드 기하학 『수학의 몽상』(이진경 저, 푸른숲) 수유너머N 회원/ 고승환 저자는 말한다. 수학의 역사를 보라. 조금만 들여다보면, “수학의 본질은 자유다”(『수학의 몽상』, 이진경 저, p.21)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여기서 자유란, 하나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이 말을 듣고 쉽게 동의하기가 힘들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 우리가 겪어본 수학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수학은 “공리 내지 공준과 같은 몇 가지 규칙을 정해두고, 그것을 이용해서 어떤 명제를 끌어내거나 반박하며, 필요한 계산을 하기도 하고, 계산을 하는 데 필요한 어떤 모델을 만들기도 하는 게임”(『수학의 몽상』 p.. 더보기
우리는 왜 『안티 오이디푸스』를 읽는 데 실패했는가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우리는 왜 『안티 오이디푸스』를 읽는 데 실패했는가?그렉 램버트,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최진석 옮김, 자음과모음 *이 글은 계간 [자음과 모음]에 2014년 봄호에 실린 글입니다. 꽁꽁이/수유너머N 회원 여기 하나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건 제목은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이 법정에는 따져 물을 두 가지 죄가 있다. 첫째, 들뢰즈․가타리를 부당하게 두렵다고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무고죄.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줄 알면서도 세상에 나와 사람들을 두렵게 한 들뢰즈․가타리의 미필적고의 죄다. 우선 저자 그렉 램버트는 프렉드릭 제임슨, 슬라보예 지젝 등을 각각 기소한다. 제임슨의 말을 들어보자. 들뢰즈․가타리는 1970~1980년대 그나마 간신히 아카데미즘에 안착.. 더보기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 <미생>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 윤태호, 『미생』, 위즈덤하우스 전성현/수유너머N 회원 나는 7차 교육과정의 세례를 첫 번째로 받은 사람이다. 내가 입학함과 동시에 철암국민학교는 철암초등학교로 개명되었고, 나는 사람들에게 초등학생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우리에게 꿈의 중요성을 많이 가르쳐주었다. 당시 7차교육과정을 추진했던 이해찬 교육부 장관은 어느 연설에서 이제 학생들이 모든 것을 다 배워야 할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대의 관건이 하나라도 확실하게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적 조건을 조성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수의 전문가를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된 교육적 조건 때문일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유독 ‘꿈’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 내가 정말 좋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