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트라우마가 있으십니까? <수학의 언어>
수학에 트라우마가 있으십니까? 케이스 더블린, 『수학의 언어』, (전대호 역, 해나무, 2003) 노의현/수유너머N 회원 3월, 드디어 새 학기이다. 시작할 학기가 없는 이들에게는 일 년 중 그 어느 때 보다도 지나간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일 것이다. 6년간의 그 '아름다운' 기억 속에서도, 절대 미화되지 않는 몇 가지 악몽이 있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 그 중 하나는 분명 ‘수학’에 관련있을 듯 싶다. 왜 문과를 선택하냐는 물음에 "국사가 좋아서"가 아니라 "수학이 싫어서"라고 대답했던 내 단짝친구처럼,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으로 어떻게든 그로부터 멀어지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렇게 멀어진 후에는, 만약 다시 관심이 생겨서 어떻게 ‘해볼라고’ 해도, 전공자가 아닌 이상은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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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의 윤리 -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 읽기
요즘 왠지 세상이 신산하다. 사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쇠고기, 용산, 천안함, 4대강, 한진 중공업… 대충 생각나는 대로만 나열해 보아도 세상이 왜 이토록 맵짠지 대번에 드러난다. 뭔가 제대로 된 것 하나 없는 것 같고, 정의는커녕 상식조차 지켜지고는 있는 겐지, 최소한의 공통감각도 잃어버릴 지경이다. 분하다, 씁쓸하다, 무기력하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때마다 왠지 죄스럽다. 씩씩하게 살다가도 이런 감정들이 별안간 환기될 때는 정말이지 곱송거려지게 마련이다. 험한 세상 다리가 되는 것도 좋고, 하루하루 열심히 버티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싸움은 길고도 길 것이며 쉽지도 않을 것이다. 지루한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제대로 위로받고 즐거워할 자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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