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_철학.사회

"여기요, 맥주 443.7ml만 주세요!"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 들려준 이야기> “여기요, 맥주 443.7ml만 주세요!” - 로버트 L.월크,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 들려준 이야기』(이창희 옮김, 해냄) 노의현/수유너머N 회원 영국 드라마 ‘셜록’을 아는가? 최근 방영된 시즌3는, 영국에서 방영되자마자 KBS에서 더빙에 착수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무척 인기 있는 드라마이다. 이 때 셜록은 당신이 생각하는 홈즈가 맞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그 어떤 홈즈보다 더 건방지고 더 섹시하고 더 집요하다. 이 드라마는 ‘현대판 셜록 홈즈’를 표방하고 있기에 그의 집요함은 대부분 첨단 과학을 통해 이뤄진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장면이다. 그의 절친 왓슨 박사가 결혼을 하게 되자, 셜록은 그의 총각파티를 성심성의껏 준비한다. 하지만 물론 평범하게는 아니다. 그가 했던 총각파티 준비는, 병원에..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다섯 번째: 비교와 경쟁에 대하여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다섯 번째:비교와 경쟁에 대하여 만세 / 수유너머N 회원 오늘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글에서는 비교와 경쟁의 여러 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책 하나와 논문 하나를 추천하려 합니다. 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서로 비교하고 경.. 더보기
민주주의가 스스로 독재를 원하는 순간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파시즘의 대중심리 서평> 민주주의가 스스로 독재를 원하는 순간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빌헬름 라이히, 『파시즘의 대중심리』(황선길 역, 그린비) 장 희 국/수유너머N 회원 민주주의제도는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고 독재를 선택할 수 있는 모순적인 지점이 있습니다. 투표와 같은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독재를 승인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의외로 그러한 사건은 자주 일어납니다. 나치를 선출했던 독일에서부터, 박근혜정권의 집권까지, 직․간접적으로 독재가 승인됩니다. 문제는 그것이 절차적인 정당성을 갖추고 있고, 특별히 어디서부터 조치를 취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독재보다 민주주의가 우선하는 가치라고 할 때, 이러한 투표는 막아야 할 흐름이지만 그 경우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민주적 결정이라는 본질을 잃고 말 것이니까요...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네 번째: 규칙의 입안자로서의 작가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네 번째 꽁꽁이/수유너머N회원 이 주에도 역시 수유너머N은 말(강연) 하나와 글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본 코너가 TED 동영상 소개코너처럼 보인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TED가 짧고 흥미로운 동영상 .. 더보기
에피쿠로스에게 배우는 쾌락의 기술 <쾌락> 에피쿠로스에게 배우는 쾌락의 기술 에피쿠로스, 『쾌락』(오유석 옮김, 문학과지성사) 이미라/수유너머N 회원 ‘쾌락’과 ‘맑스’. 이 두 단어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쾌락’하면? 즐거움, 욕망 등이 떠오른다. 심지어 ‘뽕 먹고 해롱대는 모습’도 상상된다. 반면 ‘맑스’하면? 고난과 투쟁, 금욕, 혁명 등, 쾌락이 주는 표상과는 전혀 반대의 것들이 떠올려진다. 그런데 이 두 단어가 만난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와 유물론자 맑스가 만난다. 둘의 만남을 기획한 것은 맑스였다. 맑스는 어째서 투쟁하는 혁명가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에피쿠로스를 친구로 맞이한 것일까? 내가 에피쿠로스의 『쾌락』을 읽게 맨 처음 이유는 이것이다. 맑스가 자신과 정반대로 보이는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를 .. 더보기
탁월한 익살꾼(Humorist), 마조히스트. 그는 우리를 어떻게 웃기는가? <매저키즘> 탁월한 익살꾼(Humorist), 마조히스트. 그는 우리를 어떻게 웃기는가? 질 들뢰즈, 『매저키즘(Masochism)』( 이강훈 역, 인간사랑) 박 남 희/수유너머N 회원 타인의 책장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꽤 흥미롭다. 첫째,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취향이 여실히 드러나는 책장을 보고 있노라면 그 사람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둘째,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나 철저하게 코너별로 구분된 대형서점보다, 책들이 구분 없이 이리저리 섞여 꽂혀있는 책장에서 눈에 띄는 책을 발견할 확률이 경험상 더 높았다. 그날도 그렇게 연구실 책장들을 이리저리 잠깐 둘러보다가 계속 눈길이 가는 책이 있었다. 질 들뢰즈의 『매저키즘』이었는데, 한 번 펼쳐보았더니 난해하기가 그지없었다. 그렇게 잠시 잊고 있다가 마침 친..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세 번째: 통계의 성취와 한계에 대하여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세 번째 : 통계의 성취와 한계에 대하여 만세 / 수유너머N 회원 오늘은 통계와 데이터 과학에 대한 말과 글을 소개하려 합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빅데이터’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우리 사회는 여러 .. 더보기
수학에 트라우마가 있으십니까? <수학의 언어> 수학에 트라우마가 있으십니까? 케이스 더블린, 『수학의 언어』, (전대호 역, 해나무, 2003) 노의현/수유너머N 회원 3월, 드디어 새 학기이다. 시작할 학기가 없는 이들에게는 일 년 중 그 어느 때 보다도 지나간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일 것이다. 6년간의 그 '아름다운' 기억 속에서도, 절대 미화되지 않는 몇 가지 악몽이 있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 그 중 하나는 분명 ‘수학’에 관련있을 듯 싶다. 왜 문과를 선택하냐는 물음에 "국사가 좋아서"가 아니라 "수학이 싫어서"라고 대답했던 내 단짝친구처럼,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으로 어떻게든 그로부터 멀어지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렇게 멀어진 후에는, 만약 다시 관심이 생겨서 어떻게 ‘해볼라고’ 해도, 전공자가 아닌 이상은 접..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두 번째: 사실 너머의 사실들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두 번째 꽁꽁이/수유너머N회원 이번 주에도 역시 수유너머N은 말(강연) 하나와 글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첫 번째는 TED TALKS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튜어트 파이어슈타인(Stuart Firestein)의 .. 더보기
재앙에 맞서는 반란: 하인리히 클라이스트의 <미하엘 콜하스> 재앙에 맞서는 반란 - 하인리히 클라이스트, 『미하엘 콜하스』(황종민 옮김, 창비) 이 종 현/수유너머N 회원 하인리히 클라이스트(1777-1811)는 독일의 작가다. 고전주의에도, 낭만주의에도 속하기 원치 않았던 그는 많지 않은 소설과 희곡을 썼다. 독일문학 좀 읽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괴테나 카프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만 클라이스트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독문학자 볼프강 보이틴은 에서 카프카 산문의 특수성으로 꼽히는 ‘간결하고 극적인 형식과 표면적인 객관성’이 사실은 클라이스트에게서 먼저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클라이스트는 카프카의 직속 선배인 셈이다. 또, 괴테는 클라이스트의 희곡 를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연출한 바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클라이스트는 ‘연출가’ 괴테에게 대본을 .. 더보기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첫 번째 세상에는 훌륭한 말과 글이 아주 많습니다. 풍성하게 운영되는 여러 다른 웹진과 블로그의 글들에서부터, 아카데믹한 격식이 오히려 그 가치를 가리고 있는 학술논문에까지, 수없이 많은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부쩍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강연과 발표에서도 보석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에서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말과 글을 모아, 추천의 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권하려고 합니다. -코너 소개- [수유너머N이 추천하는 말과 글] 첫 번째 만세/수유너머N회원 이번 주에 수유너머N은 말(강연) 하나와 글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첫 번째는 TED TALKS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필 한센(Phil Hansen)의 ‘떨림을 받아들이기’(Embra.. 더보기
가난에 대한 두꺼운 기록 <사당동 더하기25> 다양한 영역의 책들을 간략하고 발랄하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독서는 익숙한 만큼이나 무료해진 일상에서 탈출하는, 아마도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애서가로 유명한 친구의 책장이나 도서관에서 낯선 책을 빌릴 때,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낯선 시선까지 빌립니다. 가끔은 그 빌린 책이 우리의 인생의 방향을 돌려놓기도 합니다. 평소 같으면 돌아보지 않았을 책인데 우연히 뽑아들어 읽고는 혼자 찌릿했던 감동을 나누기 위해, 세상에 수없이 존재하는 N개의 시선과 N개의 문제를 탐험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빌린 책’을 독자 여러분께 전하겠습니다. -코너 소개- 가난에 대한 두꺼운 기록 - 조은, 『사당동 더하기25』(또하나의 문화, 2013) 정우준/수유너머N 회원 때론 빌려 읽어야만 하는 책이 있다. 바로 일 년에.. 더보기
무문자사회와 문자사회 김충한(불어난 강물처럼^^)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어디선가 무문자사회가 문자사회보다 덜 성숙한 사회라고 말할 순 없다란 구절을 두고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물론 무엇이 ‘성숙함’을 의미하는 것이냐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무문자사회와 문자사회는 매우 다르다는 것입니다. 무문자사회는 구술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이런 구술문화를 문자문화와 비교해 연구한 책이 있는데 월터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의 본질적 차이를 알 수 있다면 원시인들의 사고체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클라스트르의 책에 나오는 원시인들의 모습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월터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책에 .. 더보기
야만인의 윤리 -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 읽기 요즘 왠지 세상이 신산하다. 사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쇠고기, 용산, 천안함, 4대강, 한진 중공업… 대충 생각나는 대로만 나열해 보아도 세상이 왜 이토록 맵짠지 대번에 드러난다. 뭔가 제대로 된 것 하나 없는 것 같고, 정의는커녕 상식조차 지켜지고는 있는 겐지, 최소한의 공통감각도 잃어버릴 지경이다. 분하다, 씁쓸하다, 무기력하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때마다 왠지 죄스럽다. 씩씩하게 살다가도 이런 감정들이 별안간 환기될 때는 정말이지 곱송거려지게 마련이다. 험한 세상 다리가 되는 것도 좋고, 하루하루 열심히 버티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싸움은 길고도 길 것이며 쉽지도 않을 것이다. 지루한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제대로 위로받고 즐거워할 자격이.. 더보기
다니엘 벤사이드: 현실의 모든 지점에서 정치를 시작하라! ▲다니엘 벤사이드(Daniel Bensaid, 1946-2010) 몇 해 전 모스크바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늦은 밤, 모스크바에서 가장 화려한 대로 중 하나인 트베르스카야 거리에 수많은 인파(주로 노인들)가 몰려드는 것을 보았다. 느린 걸음으로 행진하던 그들은 붉은 깃발을 들고 있었고, 그 가운데는 책이나 영화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레닌의 사진도 걸려있었다. 한 피켓에는 “레닌의 당, 인민의 힘”(구 소련 국가의 가사)이란 문구도 적혀 있었다. 러시아 공산당의 기념 행진이었다. 나는 그제야 그 날이 10월 혁명 기념일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잠시 흥분과 감흥에 사로잡혔던 내게, 그 광경을 함께 지켜보던 어느 러시아 젊은이의 한 마디는 우리 시대의 아이러니를 증명해 주는 것 같았다. “때가 어느 땐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