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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_웹진강의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네 번째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이진경 세 번째 부분에 이어 계속 (첫 번째 부분 보기 / 두 번째 부분 보기 / 세 번째 부분 보기) 5. 동물적 도술과 인간적 도술 에서 변신술은 모두 동물적인 힘과 결부되어 있었습니다. 구미호의 변신술은 3천년이라는 미지의 시간으로 표현되는 어떤 지각불가능성의 지대에서 형성된, 여우의 동물적인 능력의 확대된 표현입니다. 우리가 고전 소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구미호의 변신술은 단지 특정한 여우의 능력이라기보다는 인간이 알 수 없는 어떤 동물적 능력의 환유입니다. 그런 능력에 대한 경외감과 두려움이 뒤섞인 양가적 감정의 표현입니다. 용왕의.. 더보기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세 번째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이진경 두 번째 부분에 이어 계속 (첫 번째 부분 보기 / 두 번째 부분 보기) 4. 변신능력과 왕의 권력 인간과 동물의 경계지대에서 겨루는 두 인물의 힘을 이렇게 대등하게, 아니 심지어 구미호의 능력을 더 탁월한 것으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합니다. 이나 , 등 ‘괴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에서 괴물들은 대부분 주인공들의 능력 앞에서 어이없을 정도로 무력합니다. 구미호의 능력을 빼앗아 요술을 부리는 에서조차 구미호는 전우치의 힘 앞에서 꼼짝 못합니다. 반면 에선 괴물이나 동물이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습니다. 양자의 능력.. 더보기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두 번째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이진경 첫 번째 부분에 이어 계속 (첫 번째 부분 보기) 3. 인간화된 동물과 인간을 침범하는 동물 는 용왕의 아들과 구미호라는 두 인물의 싸움을 통해, 변신이 쟁투의 영역임을 보여줍니다. 누가 무엇을 두고 싸우는 것인가? 용왕의 아들와 구미호가, 용왕 아들이 사는 ‘집’을 두고 싸웁니다. 용왕도 구미호도 모두 동물인 동시에 인간으로 변신하는 동물입니다. 즉 인간과 동물의 중간에 있는 존재고, 인간과 동물 사이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구미호와 용, 양자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돌다 동물이면서 또한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3강 두 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3강. 『정치신학』 (1) ― 주권자, 법-질서와 예외상태 (첫 번째 부분에 이어서) * 일러두기 1) 일본어판에는 오역도 있고, 용어 사용에서 미흡한 점이 있으나, 아무튼 일본어 번역본에 기초하여 강의가 이뤄지고 있기에 일본어판을 먼저 인용한 후, [ ] 안에는 “칼 슈미트, 『정치신학 : 주권론에 관한 네 개의 장』, 김항 옮김, 그린비, 2010”의 번역본을 표기해 둡니다. 2) 일본어판 쪽수는 “頁”로, 한국어판은 “쪽”으로 표기합니다. 법학적 사유의 세 종류 ― ‘규범주의 Normativismus’, ‘결정주의 Dezionismus’, ‘제도적 유형 der instituti.. 더보기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첫 번째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2장 구미호와 인간의 대결, 혹은 변신술의 유형들 이진경 1. 두 가지 변신술 변신술은 확고하다고 믿는 형태를 와해시키고, 인간과 동물 같은 뚜렷한 범주의 경계를 넘는 기술입니다. 가령 전우치가 호랑이로 변신하는 것은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넘는 것이고, 홍길동이 분신들을 만들어 휘젓고 다니는 것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입니다. 경계를 넘나들기에 변신은 역으로 익숙한 범주들로 이루어진 경계들을 주목하게 하고 문제화하게 합니다. 넘나드는 방식으로 경계의 이편과 저편에 있는 것들이 만나게 하고, 그것들이 맺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사실 변신술이 아니어도 고전 소설에서는 변신은 .. 더보기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마지막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이진경 세 번째 부분에 이어 계속 (첫 번째 부분 보기 / 두 번째 부분 보기 / 세 번째 부분 보기) 4. 심청전의 ‘반인륜적’ 윤리학 집, 고향, 아버지가 있는 곳, 그리고 하늘마저 감동시킨 효행의 공덕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이는 의 해석에서 어쩌면 가장 결정적인 지점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이는 이 효에 대한 단순한 찬양이 아니라 차라리 그에 대해 역설적인 방식으로 비판한 텍스트라고 하는 것을 확인해주는 것은 지점이기도 합니다. 심연 속에서 다른 세계로 들어간 심청은, 지상에 올라와서도 집이 아닌 다른 세계로 갑니다. 그리고 알다시.. 더보기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세 번째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이진경 두 번째 부분에 이어 계속 (첫 번째 부분 보기 / 두 번째 부분 보기) 3. 연꽃 속의 심청은 왜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심청은 임당수에 몸을 던져 죽습니다. 카프카의 게오르크처럼 물에 빠져 죽습니다. 임당수는 그가 몸을 던지는 바다, 곧 심연입니다. 그가 몸을 기댈 어떤 확고한 기반이 없는 곳, 모든 기반이나 근거가 사라져버린 곳입니다. 심청은 몸을 던져 그 심연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혼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몸과 더불어 효를, 효라는 도덕을 그 심연 속으로 끌고들어가는 것입니다. 어두운 심연, 그것은 어떤 행위가 효인지 효 아닌.. 더보기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두 번째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이진경 첫 번째 부분에 이어 계속 (첫 번째 부분 보기) 2. 심청, 마조히스트?: 의 역설적 전략 이미 오래전에 조동일은 심청의 이런 행동이 갖는 이율배반적 성격을 지적함으로써 ‘반인륜적’ 독해의 가능성을 주목한 바 있습니다. “심청은 효를 하기 위해서 앞 못 보는 부친을 속이고, 부친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안맹이라는 부친의 상처를 자극하고, 부친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부친을 말할 수 없이 큰 불행에 빠뜨려야 했다. 효를 절대적인 것으로 긍정하기 위해서는 효마저 부정해야 할 정도로, 심청의 희생이 이율배반적인 성격을 지녀야만 했다. 또한 눈먼 부친을 버.. 더보기
[이진경의 파격의 고전]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첫 번째 부분 **본 코너는 근간 예정인 이진경 선생님의 [파격의 고전] 원고 중 일부를 출간 전에 미리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1장 심청전과 ‘반인륜적’ 독서 이진경 1. 과 소설의 윤리 아버지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어린 자식이 살아 돌아올 가능성 없는 새우잡이배에 몸을 판다면, 그걸 효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만일 여러분이 자식이 있어, 그가 그리 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 자식이 그런다면, 정신차리라고 욕을 했을 것 같습니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듯이, 자식의 죽음은 부모의 죽음 이상으로 큰 고통입니다. 부모가 먼저 죽는 것을 천붕(天崩)이라 하고,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을 참척(慘慽)이라 한다지요. 어느 것이나 큰 고통이지만, 부모가 자식보다 먼저..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3강 첫 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3강. 『정치신학』 (1) ― 주권자, 법-질서와 예외상태 여기서 말하는 예외상황이란 국가론의 일반개념으로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며, 뭔가 긴급명령 내지 계엄상태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은 이하에서 분명해질 것이다. 예외상황이 뛰어난 의미에서 주권의 법률학적 정의에 적합하다는 것에는 계통상 또는 법논리상의 근거가 있다. 즉, 예외에 관한 결정이야말로 뛰어난 의미에서 결정인 것이다. 왜냐하면, 평상시의 현행 법규가 나타내고 있는 일반적 규범에서는 절대적 예외는 결코 파악할 수 없고, 따라서 또한 참된 예외상태가 존재한다는 결정은 완전하게는 근거지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여기서 예외상태..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2강 여섯 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2강. 『정치적 낭만주의』 (2) :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다섯 번째 부분에 이어서) 국가와 신 184쪽부터 196쪽에 걸쳐, 헤겔 좌파 철학자·신학자인 다비드 스트라우스(David Friedrich Strauss, 1807-74)의 논문 「황제 자리에 있는 낭만주의자(Julian the Apostate: The Romantic on the Throne of the Caesars)」(1847)에 관해 장황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 종교로서 점차 세력을 확대하던 시대에 배교자 율리아누스라고 알려진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331/332-63)가 이..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2강 다섯 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2강. 『정치적 낭만주의』 (2) :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네 번째 부분에 이어서) 낭만주의적 사고 vs ‘법’과 ‘정치’ 우선 150쪽을 보시죠. 낭만주의와 ‘법’이나 ‘규범’과의 궁합[양립 가능성]에 관해 기술되어 있습니다. … 낭만주의적인 것의 구조로부터 ― 미적인 창조성으로 향하는 기회원인론적 동의라는 그 구조로부터 ― 처음으로 결정이 생겨난다. 즉, 낭만주의적인 것이, 어떤 의미에서 도덕적, 법률적, 또는 정치적인 표준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해진다. 체험이 이 경우 추구하는 것은 예술적 형태일 것이지만, 논리=개념적, 또는 도덕=규범적인 한정이 아니기 때문에..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2강 네 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2강. 『정치적 낭만주의』 (2) :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세 번째 부분에 이어서) 스피노자주의 : 낭만주의적 ‘나’ 이후 말브랑슈도 피히테도 낭만주의도, 스피노자주의로 통하는 대목이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낭만주의자가 자기 자신을 초월적인 자아로 간주하는 한, 참된 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그를 불안하게 할 필요는 없으며, 그 자신이 곧 모든 사건의 발기자이다. 피히테는 그의 지식학의 기초에 있어서, 그의 학설의 체계적 부분은 스피노자주의이며, ‘그저 각자의 자아 자체가 최고의 실체’, 즉 스피노자 체계의 신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세계는 버클리Berkeley의 경우처럼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2강 세 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2강. 『정치적 낭만주의』 (2) :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두 번째 부분에 이어서) ‘우인론Occasionalismus’ 또는 기회원인론 1강에서 읽은 곳에서도 나왔는데, 19세기에는 각자가 ‘역사’와 ‘사회’라는 두 개의 ‘데미우르고스’에 의해 조종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습니다. 버크, 드 메스트르, 보날 등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들 보수주의자들은 이것들[‘역사’와 ‘사회’]을 객관적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낭만주의자들은 이것들을 “주관주의적 세계구성”에 결부시켰습니다. 즉, 자신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함으로써 ‘역사’나 ‘사회’와 같은 ‘고차적 유기체’의 구성에 참여..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2강 두 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 仲正昌樹, 『カール・シュミット入門講義』, 作品社, 2013. 2강. 『정치적 낭만주의』 (2) :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첫 번째 부분에 이어서) (계속) 낭만파 사상의 철학적 배경 지난번에 마지막으로 읽은 곳에서 약간 뒤의 대목을 봅시다. 슈미트는 모든 것을 유동적인 것으로 보고, ‘실재’를 해체하는 낭만파의 사고를 상당히 끈질기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96쪽을 살펴봅시다. 개념의 전면적인 교체와 혼합, 터무니없는 말의 난혼 속에서는, 모든 것은 설명 가능하게도 되고 설명 불가능하게도 되며, 동일한 것도 반대되는 것도 되며, 모든 것이 모든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정치적 현실에 관한 문제와 논쟁에 “모든 것을 조피[Sophie]로 변화시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