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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돈을 선택한 성당, 민주화 성지 대신에, 가난한 사람들의 둥지 대신에 선택한 관광 특구 Myungdong Cathedral, Seoul 명동성당 재개발 계획 서울 명동성당(사적 258호) 「명동관광특구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내 명동성당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로부터 승인되어 명동성당이 관광시설과 임대수익 공간이 된 것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잃어버린 가치를 묻다 박은선 (리슨투더시티 디렉터 /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회원) 사라지는 문화재, 온건한 문화재계 우선 늦게나마 명동성당 보존 개발 토론회를 갖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명동성당과 개발 문제는 자본과 국과의 광기로 중요 문화재들이 침탈 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효율적으로 영향력을 발휘 하지 못한 문화재계 또한 운동의 방식을 재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계천의.. 더보기
[이슈_이진경 칼럼] 비정규 노동자와 비정규 대학생 6월 10일, 금요일.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청계광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집회신고를 거부하여 처음부터 불법집회로 만들어 놓고는, 불법집회 저지를 명분으로 장소를 미리 경찰이 점거했지만,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해 맴돌던 분노는 거대 대중이 되어 둘러싼 경찰의 벽을 흘러넘쳤고, 거꾸로 집회장소를 점거한 경찰대열이 포위되는 양상으로 바뀌어버렸다. 덕분에 불법집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경찰은 그 집회대중을 경찰벽으로 이리저리 막았지만, 흘러넘치는 대중은 그 벽을 넘어 거리로 다시 흘러넘쳤고, 금지된 ‘행진’, 혹은 ‘질주’를 아슬아슬하게 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시간, 150일 이상 타워크레인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 씨와 한진중공업을 경찰의 호위 아래 회사가 고용한 용역.. 더보기
'빚’이 있으라 하였으니 - 관계를 증축하는 부채를 생각한다 우리는 고요를 좋아한다.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를 들을 때는 이러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선 쥐들이 떠드는 소리 때문에 괴롭다. -1796년 펜실베니아 주지사에게 인디언 추장이 한 말 대학을 다니며 삶에서 잊어선 안 될, 언제나 가슴 속에 간직해야 할 것이 생겼다. 그건 사랑도 아니요 우정도 아니요 진리를 향한 지적 욕구도 아니었다. 그건 바로 원금 상환일과 통장의 잔고였다. 대학 재학 시절, 나는 더 이상 부모님을 착취할 수 없게 되자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에 ‘손을 댔다’. 그땐 대출이자만 냈기에 생활은 그럭저럭 견딜 만 했다. 하지만 졸업 후 원금도 상환하는 지금, ‘그 날’이 오면 탈수기를 강으로 놓고 돌리기라도 한 듯 통장에선 돈이 탈탈 빠져나간다. 그렇게 다달이 나는 가슴 한 구석.. 더보기
잃어버린 신화를 찾아서 ― 미하일 바흐찐의 <예술과 책임>(뿔, 2011) “오빠가 돌아왔다!” 1980년대 한국 비평계와 지성계에 민중 문화 담론을 촉발시키고서 홀연 사라졌던(?!) 바흐찐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러시아어 완역본’이라는 휘장을 감고서. 물론, ‘문화의 시대’를 선언하던 1990년대와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군주가 지배하던 2000년대에 그가 온전히 종적을 감췄던 것은 아니다. 그의 최대 주저(主著) 중 하나인 (아카넷, 2001)가 번역되었고, 몇 권의 전문 연구서들이 간간히 번역·출간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르크스주의 문예 미학의 ‘태두’였던 루카치와 나란히 거론되고, 한때 구미권에서 ‘바흐찐 산업’이라는 표현이 떠돌 정도로 명성과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에 비한다면, 지난 20년간 바흐찐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초라해졌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그가 ‘돌연’, 혹.. 더보기
[놀이] 치료받은 마음이 아픈 아동과 비교해보기 의존성이 감소된다. 혼돈이 감소된다. 개방적인 욕구표현을 한다. 자신에 집중할 수 있다. 자신의 행동과 감정에 대한 책임을 수용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제한을 한다. 좀 더 내부지향적이다. 좀 더 융통성이 있다. 우연적인 사건에 너그러워진다. 확신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한다.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한다. 적절하게 화를 표출한다. 부정적-슬픔에서 행복한-기쁨으로 옮겨간다. 좀 더 자신을 받아들인다. 연속적인 이야기를 놀이로 표현하고, 방향성을 가진다(Landreth, 2002). 성인인 당신은 이 아동보다 얼마나 성숙합니까? 아동에게 호통치고 가르칠 자격이 됩니까? 나이로 경험으로 눌러버리지 마십시요. 제발... 어떤 아동은 성인의 세계를, 이 세상을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삶은 숨쉬기 어.. 더보기
[영화리뷰]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을 찍는다, <트루맛쇼> 2010년 일산의 한 번화가에 ‘맛(Taste)’이라는 식당이 문을 연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음식점인 ‘맛(Taste)’은 ‘광고와 다를 바 없는’ 텔레비전 맛집 프로그램들의 실태 고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세트다. 영화 는 ‘맛(Taste)'이 맛집 프로그램에 방영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 과정 중에 ‘맛집 전문 브로커 임선생’이 등장한다. 그는 ‘향기 나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는 것’이라는 텔레비전 미디어의 속성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는 맛집 프로그램과 맛집에 출연을 원하는 식당을 이어주고, 맛집 프로그램용 메뉴를 개발하며, 맛집 사장으로 분장해 연기까지 한다. 임선생이 대박을 터뜨린 ‘캐비어 삼겹살’ 텔레비전 영상은 상상을 초월하는 사기극에 방송과 시청자가 부화뇌동하는 모습.. 더보기
[이슈_이진경 칼럼] 재난, 혹은 물질성의 저항 종종 우리는 뜻하지 않은 존재자가 있음을 알고 놀라게 된다. 예전에 그것은 네스호의 괴물이나 UFO, 혹은 영매의 몸에 갑자기 내려 앉은 귀신처럼 인간의 상식에서 벗어나 있던 것들,혹은 과학의 시선 바깥에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과학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것이 별로 남아나지 않게 된 지금, 그런 ‘신비한’ 사실 자체도 별로 남아 있지 않거니와, 어쩌다 귀에 들어온다 해도, 일축의 감탄사와 함께 쉽게 묻혀버리고 만다. 그래도 종종 당혹을 야기하는 뜻밖의 존재자들이 있다. 전에 태평양의 어딘가에 있는,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가 떠돌다 모여 만들어졌다는 거대한 쓰레기의 섬 얘기를 인터넷서 보았을 때 그랬다. 이때의 놀라움과 당혹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던 것이었다는 점에서 전과 달.. 더보기
미셸 푸코, "저자란 무엇인가? (Qu'est-ce qu'un auteur?)" 번역문(부분) 이 번역문을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다른 일들에 쫓기다 보니 까마귀즘(^^;;) 때문에 시간이 한참 흘러가 버렸네요.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에서는 3-4월 두 달간 조성천, 홍서연 선생님과 함께 프랑스어 강독 세미나를 했었는데요. 3월 17일에 읽은 3회차 강독 텍스트를 김민우님이 번역해 주셨습니다. 미셸 푸코의 유명한 텍스트입니다. Michel Foucault, "Qu'est-ce qu'un auteur?", in Dits et écrits, tome I, Paris, Gallimard, 1994[1969], p. 789-821. 이 중 강독/번역된 부분은 텍스트의 내용상 핵심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입니다. -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블로그 운영자 미셸 푸코, "저자란 무엇인가?" (789쪽) 뱅센느 실험.. 더보기
[에세이] 내가 경험한 국가 "선생님, 근데, 독도가 왜 우리 땅이예요?" 중학교 역사 수업 시간. 독도가 무슨 연료 자원이 있어 절대 잃을 수 없는 영토라고 했다. 안영복이 어쩌고, 러일전쟁 중에 독도가 강제적으로 일본에 편입된 것이라 했다. 한일 공동관리 수역에 독도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도 말씀하셨다. 졸린 눈으로 듣다가 질문해서인지, 장난스러운 말투 때문이었는지, 내 질문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웃음만 줬다. 그 때 나는, '우리 땅'이라는 말에 의문을 가졌었다. 우리 나라? 우리? 내가 만약 일본인으로 태어났다면, '다케시마는 우리 땅'이라고 했을까? 내가 처음 '국가'를 인식했던 것은 독도 문제가 이슈가 되었을 때였다. '한국과 일본', '한국인과 일본인'은 어떻게 다르지? 국가란 어떻게 존재하는 걸까? 왜 '우리나.. 더보기
[에세이] ‘오마주 투 코리아(Hommage To Korea)’가 대한민국에 대한 존경이 아닌 이유 얼마 전 김연아가 출전하는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로 대한민국에 다시 한 번 피겨열풍이 재현되었다. 아사다 마오나 김연아 모두 피겨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처음 피겨를 시작했던 이유는 본인들이 좋아하거나 잘했기 때문에, 혹은 그 운동을 하는 것이 즐거운 활동이라는 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개인적인 동기는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하는 과정을 통해, 남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그 욕망은 다시 이 선수들을 더욱 열심히 하게 하는 동기로 작용했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 열심히 실력을 겨루고, 이겼을 때 느끼는 그 짜릿한 쾌감, 성취감. 이런 것들이 아마도 계속해서 선수들을 훈련하게 하고 더욱 훌륭한 선수로 발돋움하게 하는 원동력이란 것에는 의심할.. 더보기
[이슈] 구미 단수, 4대강 막장 공사의 예정된 참사 - 너는 터질 수밖에 없었다 5월 8일 터진 38공구 해평습지 해평습지의 원래모습. (출처: 녹색연합) 해평습지를 찾은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떼의 모습 해평습지는 최대 철새 도래지였습니다. 해평습지를 찾은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떼의 모습 5월 첫 날 봄비 고작 90mm에 4대강 공사 남한강 이포보, 강천보가 터졌다는 소식에 이제 재앙이 시작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동안 가물막이가 터진 적은 있어도 보(댐)가 터진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재앙은 재앙으로만 막을 수 있다’ 4대강이 망가지는 과정을 죽 지켜본 저는 답답한 마음에 ‘비가 많이 와서 보 공사한 거 다 떠내려가라…’라고 간절하게 기도해왔는데 막상 터진 보를 보니 마음이 무척 불안했습니다 일주일 후 5월 8일 낙동강 구미보도 터졌습니다. 사람이 다치지는 .. 더보기
[영화리뷰] 오늘 <오월애> 보고 왔습니다... 오늘, 두번째로 를 봤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아픔'과 '상처'로 이야기를 시작하시던 광주시민들이, 어느 순간, 80년 5월 광주 10일간의 '대동세상'에 대한 자긍심을 온 몸으로 드러내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그 분들은 그 대동세상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어서,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공동체', '가장 행복했던 공동체', '꿈에서 가능할 것 같았던 세상', 그리고, '도둑과 강도도 휴업하고 시위에 참여했던' 그런 세상... 오늘 대학로 CGV에서 두 번째로 를 보았습니다. 나 포함 14명이 보았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오늘 본 에서는, 여전히 외로운 광주의 '아픔과 상처'가 더 눈에 들어오더군요. 처음 볼 때는 몰랐었는데, 영화 속에서, 유난히도 비가 많이.. 더보기
[놀이] 마음을 녹여주는 친구의 그림일기 마음에 찬 분노와 고통을 털어내고자 몇 주일을 싸우고 있습니다. 분노가 들어차니 세상에 분노할 일만 보입니다. 싸울 힘을 기르는 건지 무척 먹고 잠도 자고 무슨 전투를 준비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몸은 건강해지는데 몸에 들어차는 에너지와 함께 분노의 기운도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동안 거슬려도 남에게 싫은 소리 안했는데 안타깝기는 해도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지는 않았는데 이리도 분노로 인한 고통이 극심할 줄은 몰랐습니다. 분노가 이런 거구라. 나를 죽이고 싶고 세상에 대해서 강하게 얘기하고 싶어지는 구나.. 저희 학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서 두개의 부논문을 내야 합니다. 한개는 아무데나, 하나는 등재지에 내어야 학위논문을 쓸 자격이 주어집니다. 저는 논문 쓰는 재주는 있어서 써야 한다고 마.. 더보기
[놀이] 가족이란 서로에게 지랄을 보여주는 사이 그 지랄의 깊이를 보여주는 사이 어떻게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분노와 멸시의 눈빛이 얼마나 강렬할 수 있는지 고함소리가 얼마나 큰지 그런 패악질을 체험하게 하는 곳 공포와 불안이 주입되는 양에 따라 신체와 정신에 어떤 영향이 일어나는가를 보여주는 생체실험이 일어나는 곳 뇌속의 신경줄 튜닝 장소 정신과적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곳 서로의 성기를 보여주는 사이 부부는 성기와 몸을 가지고 온갖 실험을 하고 아기는 부모에게 가랑이를 벌려 자신의 성기 속까지 보여주어야 하는 사이 몸의 움직임과 언어발달 목소리톤과 얼굴의 생기와 표현 도덕성 이타심 정서조절력 자기책임감 자기통제력 조망능력 친밀한 관계 형성의 능력 정서적 성숙 만족지연의 능력 시공간적 감각 지능 발달 주의 집중력 .. 더보기
[이슈_이진경 칼럼] 경쟁의 생물학, 경쟁의 교육학 원래 후진국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어디서나 ‘세계 최고’나 ‘아시아 최고’ 같은 순위에 집착하는 것이다. ‘아시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한다던 남산타워(지금은 아니겠지만)를 비롯해 이런 순위 자랑성 발언이 유난히도 많았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지금은 자랑할 게 없어선지, 그런 거 자랑하는 게 남들보다 잘난 게 없음의 징표임을 알아서인지 많이 뜸해졌다. 약간은 후진성에서 벗어난 것일까?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에서 최고의 순위를 얻은 게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은 시민들의 행복도나 복지예산비율 등이 OECD 국가 최저라는 것 등이 그것인데, 자살율도 그렇다. 2003년 이후 헝가리와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OECD 최고의 자살율을 감춘 국가가 되었다. 자살은 이제 양적으로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최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