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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리뷰] 21세기에 현상학을 한다는 것 [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 21세기에 현상학을 한다는 것? -이광석 외, [현대 기술 미디어 철학의 갈래들], 그린비, 2016. 김충한/수유너머N 회원 [현대 기술 미디어 철학의 갈래들]은 그동안 산만하게 분산되어있던 기술, 미디어에 관한 철학자들의 담론을 보기 좋게 정리하고 소개하는 책이다. 다루고 있는 이는 질베르 시몽동, 발터 벤야민, 빌렘 플루서, 마셜 매클루언,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 주디 와이즈먼, 앤드루 핀버그 이다. 이중 상대적으로 생소한 베르나르 스티글레르를 다룬 "5장: 시간, 기억, 기술 :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기술철학(이재현)"을 살펴보자.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베르나르 스티글레르(1952~) 스티글레르는 이력이 흥미롭다. 1952년생인 그는 학생운동의 일환으로 은행을 털다가(.. 더보기
실재의 정치 : 들뢰즈의 루소 강의_네번째 실재의 정치 : 들뢰즈의 루소 강의 질 들뢰즈 / 번역 황 재 민 10. 사회 계약 16세기 법학자들은 계약을 두 당사자들, 곧 우두머리가 되는 한 당사자와 이에 종속되는 다른 한 당사자 간의 관계로 만든다. 따라서 주권자는 분할된다. 쟁론들을 평결할 제3의 심급이 필요해진다. 권력도 주권도 나누어지게 된다. 루소에 따르면 이러한 파악 방식은 사회와 정부/통치(gouvernement)를 혼동한 것이다. 루소에게 모든 통치는 그보다 앞서는 결사를 전제하고 있다. 1부 5장 참조. 수장에 대한 신민들(sujets)의 복종은 이미 주체(sujet)로서의 인간의 구성, 곧 하나의 결사를 전제한다. 만약 그 복종이 계약이라면 이 계약은 최초의 것이 아니다. 의 논의 흐름 안에서는 결사 없는 복종이 불가능한 것이다.. 더보기
[특집번역] 루이 알튀세르,「브레히트와 맑스에 대하여」(1968) 3 루이 알튀세르 「브레히트와 맑스에 대하여」 3 번역 이 종 현 / 수유너머N 회원 브레히트가 말하는 자리바꿈의 모든 효과들은 이 근본적 자리바꿈의 효과들입니다. 저는 그 효과들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1. 우선 관객들의 머릿속에 있는 연극의 이데올로기와 관련하여 연극을 자리바꿈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연극은 연극이라는 것, 단지 연극일 뿐이지 삶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무대는 관객들 앞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무대이지 결코 객석의 연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객석과 무대 사이에는 공백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바로 무대 위에서 이 거리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바로 이것으로부터 무대장식, 조명, 소품, 의상, 공연프로그램, 광고판, 노래 등에 관련된 모든 기술적 .. 더보기
실재의 정치 : 들뢰즈 루소 강의_세번째 실재의 정치 : 들뢰즈 루소 강의_세번째 질 들뢰즈/ 번역 황재민 7. 루소 저작의 통일성 (I) 에른스트 카시러의 「루소 저작 내의 통일성」이라는 논문.Ernst Cassirer, «L’unité dans l’oeuvre de Rousseau», Bulletin de la Société française de philosophie,XXXII, février 1932. 이 논문에 담긴 것은 자유 개념을 중심으로 한 통일을 제시하는 칸트적 테제이다.칸트의 「인류 역사의 시작에 관한 추측들」을 참조할 것.{이한구 옮김, 「추측해 본 인류 역사의 기원(Mutmasslicher Anfang der Menschengeschichte)」, , 서광사, 2009.}그렇다면 은 가능한 사회 개조이고자 한 것이 아니게 .. 더보기
실재의 정치 : 들뢰즈의 루소 강의_두번째 실재의 정치 : 들뢰즈의 루소 강의_두번째 질 들뢰즈 / 황재민 옮김 2. : 미덕, 객관성, 위계적 단계들 루소가 골몰한 것이 정치 제도들이긴 하지만, 루소의 계획에는 자신을 사로잡고 있던 어떤 주제에 관한 한 권의 책을 쓰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루소가 그 책에 붙일 제목은 “감각적 도덕 또는 현자의 유물론”이었다. 책은 물론 미완으로 그쳤지만, 우리는 그러한 발상을 에서 접해 볼 수 있다. 뷔르줄랭의 가설 : 의 주인공들 속에서 파이드로스 신화에 대한 예증을 볼 수 있다. {Burgelin, Pierre (1952). La philosophie de l’existence de Jean-Jacques Rousseau. PUF.} 생프뢰 : 검은 말 쥘리 : 마음/의욕 (coeur) 볼마르 : 지성 (.. 더보기
[해석과 사건4] 아르케는 아페이론이 아니다 해석과 사건 (4)-아르케는 아페이론이 아니다-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3) 아르케는 아페이론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바로 하이데거가 말한 바, ‘아르케는 아페이론이다’라는 아낙시만드로스 해석이 위치지워진다. 하지만 이는 그 본래적인 정위를 벗어나는 방식으로 위치지워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이데거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아페이론을 크레온, 즉 필연으로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갔으나, 애초부터 그것을 ‘동일자’로 파악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의 환원과정의 절반만을 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은 오히려 플라톤에 더 가까워 보인다. 왜냐하면 플라톤은 우주생성의 과정을 묘사하면서, ‘구형의 우주’를 논함으로써 ‘동일성’의 테마를 중심에 놓기 때문이다. 구형이란 기하학적으로 자기완결적인 형태며, 이것을 플라톤은 “최.. 더보기
실재의 정치 : 들뢰즈의 루소 강의 실재의 정치 : 들뢰즈의 루소 강의 질 들뢰즈 지음 / 황재민 옮김 1. 이 번역 연재물의 원전은 들뢰즈가 1959-1960년 소르본대학에서 행한 루소 강의를 요약해서 기록한 문서이다(생클루고등사범학교 도서관 소장(문서번호 CI 12167)). 27쪽짜리 타자본 문서인데, 기록 자체는 들뢰즈가 한 것 같지 않다.원본 파일은 http://www.webdeleuze.com/php/texte.php?cle=232&groupe=Rousseau&langue=1에서 구할 수 있다. 2. 옮긴이는 아르옌 클레인헤렌브링크(Arjen Kleinherenbrink)가 영역한 문서도 참조할 수 있었다. 해당 파일을 구해다 준 김상운 선생님과 전주희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영역본은 불어 원본.. 더보기
[과학X철학 토크박스] 현상학이 과학에 답하자면 현상학이 과학에 답하자면 문 한 샘 /수유너머N 회원 C군에게. 답장이 늦었네. 사실 좀 더 일찍 답장을 쓰고 싶었는데, 정작 편지를 받고 보니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ㅎㅎ 사실 현상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현상학’이라는 키워드가 웹진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아주 기뻐. 더불어 고민의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도 해두고 싶네.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 그리고 그 비판자 데리다 일단 미리 말해두자면, 나도 현상학만이 옳고 과학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나를 현상학의 위정척사파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도 누구보다 현상학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자 하는 입장이라고 말하고 싶어. 다만 나는 현상학에 관심이 많지. 이유는 단순한데, 현상학이 ‘재미있.. 더보기
[시몽동X번역기계] 시몽동과 빅데이터 - 마지막 시몽동과 빅 데이터 #마지막 Simon Mills(De Montfort University), Simondon and Big Data, Journal of Media and Communication vol. 6, "Simondon: Media and Technics" 번역: 최유미 (수유너머 N 회원) 목적론(Teleology) 새로운 사회학을 위한 펜트랜드의 제안은 사이버네틱의 전통 속에서 작동하는 다른 것들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펜트랜드는 목적론과의 관련을 간과한다. 시스템과 관련된 목적에 대한 이해가 이 작업의 상당부분에서 얼마나 중심적인지를 참작할 때, 그러한 간과는 유감스럽다. 베니거(Beniger)가 제어 과정들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프로그래밍을 구분했다는 것은 이미 언급되었다. 프로그래밍의.. 더보기
[칼슈미트 입문강의] 6강 여섯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비군사적∙비정치적 개념들’로서의 자유주의 다음으로, 자유주의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폭력 Gewalt’과 ‘부자유 Unfreiheit’를 싫어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폭력과 부자유에 대해서는 모든 자유주의적 열정이 반발한다. 원리적으로 무제한인 개인적 자유, 사유재산 및 자유경쟁에 대한, 어떤 침해, 어떤 위험도, ‘폭력’이라고 불리는 것이며, 그 자체로서 나쁜 것이다. 이런 자유주의가 국가 및 정치에 대해 약간 인정하는 가치는 자유의 조건들을 확보하고 자유의 방해를 배제한다는 한 점에 국한될 것이다. [*홍철기 : 모든 자유주의적 파토스는 폭력과 부자유에 반대한다. 개인의 원칙적으로 무제약적인, 사적소유와 자유로운 경쟁의 자유에 대한 모든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6강 다섯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인간이란? 70頁부터 시작되는 7장을 보시죠. 정치∙국가이론의 배경에 있는 ‘인간’관이 논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국가이론 및 정치이념은 그 인간학을 음미하고 그것들이 의식적이든 무자각적이든 ‘본성이 악한’ 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느냐, ‘본성이 선한’ 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느냐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홍철기 : 모든 국가이론과 정치사상은 그것의 인간학[적 전제]을 통해 입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그것이 알든 모르든 간에 인간이 ‘본성상 악’한지, 혹은 ‘본성상 선’한지를 전제하느냐 여부로 분류할 수 있다.] 슈미트는 분명히 ‘본성이 악한 von Natur böse’ 인간을 채택하고 있네요. 󰡔정치적 낭만주의󰡕나 󰡔정치신학󰡕에서는, 죄인이기 .. 더보기
[해석과 사건3] 우회-아낙시만드로스 해석과 사건 (3) - 우회-아낙시만드로스 -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2) 우회 – 아낙시만드로스 나는 여기서 앞서 행한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해석을 바라보면서, 아낙시만드로스 잠언의 근원적인 경향을 재음미하고자 한다. 이러한 경향에 대한 선구적 해석은 하이데거의 논문과 저서로부터 비롯된다. 하이데거는 이런저런 텍스트들을 통해 아낙시만드로스의 잠언의 존재론적 의미를 탐구하는데, 나는 이 중 몇몇 부분을 재해석함으로써, ‘해석’과 ‘사건’이 고대철학 내에서 어떤 근원적이 의미를 함축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이러한 탐구작업은 ‘말건넴’의 사태를 해석하는 것이다. 하이데거가 문제 삼고 있는 잠언은 다음과 같다. 이에 대해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딜스 번역은 다음과 같다. Wora..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 강의] 6강 네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 김상운 옮김 세계평화는 가능한가? 슈미트는 세계평화를 말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59頁을 보십시오. 심지어 개개의 국민이 전 세계에 대해 우호선언을 하고, 혹은 스스로 자진해서 무장해제함으로써 친구∙적 구별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런 방법으로, 세계가 비정치화하고, 순도덕성∙순합법성∙순경제성의 상태로 이행하거나 하는 게 아니다. 만일 한 국민이 정치적 생존의 노고와 위험을 두려워한다면, 그때 바로 이 노고를 대신해주는 다른 국민이 나타날 것이다. [*홍철기 : 게다가 개별 국민이 전 세계에 대한 우호선언을 통해, 혹은 자발적으로 무장해제를 함으로써 친구와 적의 구분을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세계는 이러한.. 더보기
[과학X철학 토크박스] 지금 현상학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금 현상학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충한/수유너머N 회원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다. 이것이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전제다. 허나 각자 공부하는 분야가 관련성이 적은 경우, 우리는 친구와 함께 책상에는 앉아 있지만 솔직히 어떤 공부를 하는지 잘 모른다. 이 코너는 이런 문제 의식 속에서 만들었다. 서로 상이한 공부(철학, 과학)를 하는 두 필진이 편지 형식으로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다. 주로 과학을 공부하는 K군이 철학을 공부하는 M군에게 사사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M군은 사사로운 질문에 대해 대답할 예정이다. M군에게 맞은편 책상에 앉아 있는 형에게 편지를 쓴다는 게 어색하네. 그래도 어쩌겠어. 어깨를 툭툭 치며 “형, 21c에 현상학을 하는.. 더보기
[칼슈미트 입문강의] 6강 세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내적과 내란 결정적인 정치적 단위로서의 국가는 엄청난 권한을 한 손에 집중하고 있다. 즉, 전쟁을 수행하고 또한 그것에 의해 공공연하게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다. 왜냐하면 교전권은 이런 자유롭게 처리할 권능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국민에 대해서는 죽음의 각오를, 또한 살인의 각오를 요구하는 것과 더불어, 적의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도살한다는, 이중적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정상적인 국가의 기능은, 무엇보다도 국가 및 그 영토의 내부에서, 완전한 평화를 가져오며, ‘평정∙안전∙질서’를 확립하고, 그것에 의해 정상적인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모든 규범이 정상적인 상태를 전제로 하며, 거꾸로 완전히 비정상적인 상태에는, 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