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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모토 츠요시] 살아 돌아온 병사들의 트라우마 속에서의 생존 살아 돌아온 병사들의 트라우마 속에서의 생존 (나카무라 에리, 「전쟁과 토라우마 – 불가시화된 일본군 병사의 전쟁신경증」, 요시카와 고분칸, 2018. 원저정보: 中村江里, 『戦争とトラウマ - 不可視化された日本兵の戦争神経症』, 吉川弘文館, 2018, 336쪽, 4600엔+세금 http://www.yoshikawa-k.co.jp/book/b325811.html ) 가게모토 츠요시 1.이 책은 구 일본군 병사들의 정신질환에 대해 역사학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진료기록의 독해와 의사들에 대한 인터뷰로 구성된 연구서이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병원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지 못했던 병사가 수적으로는 훨씬 많지만 저자는 남겨진 기록물에서 ‘전쟁신경증’의 모습의 재구성을 시도했다. 서장에서 저자가 말하듯 “왜 일본사회에..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일본자본주의는 이렇게 작동해왔다 일본자본주의는 이렇게 작동해왔다히라이 쇼지, , 후지와라서점, 1997(2010년에 신판이 나옴).원제목:平井正治, 『無縁声声 日本資本主義残酷史』, 藤原書店, 1997(신판, 2010), 379쪽, 3000엔+세금 가게모토 츠요시 * 출판사의 책 정보 -> http://www.fujiwara-shoten.co.jp/shop/index.php?main_page=product_info&products_id=1153 이 책은 저자가 모아놓은 신문기사나 여러 현장을 다니면서 찍은 기념비 등의 사진, 그리고 필자 자신의 생활/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오사카 하층민들의 근현대사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근현대사라기보다 선사시대의 지층 등의 ‘자연사’를 포함한 매우 오랜 시간의 두꺼운 역사서술이라고 할 수 있다. ..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게으름과 근면의 관계를 스스로 분배하는 노동을 위해 게으름과 근면의 관계를 스스로 분배하는 노동을 위해 와다나베 다쿠야 , 라쿠호쿠 출판, 2017, 512쪽, 2600엔+세금(원서 정보:渡辺拓也, 『飯場へ ─ 暮らしと仕事を記録する』, 洛北出版, 2017) 가게모토 츠요시 1. 함바로 우리가 사는 생활기반을 만든 사람은 건설노동자들이다. 병원이나 회사 건물은 그 집단의 장이 만든 것은 결코 아니며, 대학 건물 또한 건립자나 총장이 만든 것은 아니다. 노가다를 하는 건설노동자가 없었다면 우리 생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건설노동자라고 할 때 그 속에는 다양한 존재들이 있다. 전문적인 기술자도 있지만 일용직노동자나 외국인노동자도 있다. 전문직을 비롯해 노동자의 보조원 역할을 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모습이 그 속에 있다.일용직 노동자들은 ‘하루’마다 고..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일본인 위안부’ 담론에 대한 내재적 비판의 시도 ‘일본인 위안부’ 담론에 대한 내재적 비판의 시도기노시타 나오코 , 벤세이출판, 2017.(木下直子, 『「慰安婦」問題の言説空間 日本人「慰安婦」の不可視化と現前』, 勉成出版, 2017.) 가게모토 츠요시 12015년12월의 충격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는 마치 지금까지의 정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운동을 묵살하듯, 한국과 일본의 외상이 ‘불가결적 해결’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국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일어나며 위안부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한 와중에 나온 책이기는 하나, 연구서인 만큼 이 책이 바라보는 시야는 매우 넓으며, 넓은 관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태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준다.“본서에서는 1990년대 초두에 ‘종군위안부문제’의 담론공간이 확대해 가는 단계에서 일본인 ‘위..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폭동과 학살의 남성성(후지노 유코, <도시와 폭동의 민중사 – 도쿄 1905-1923>) 폭동과 학살의 남성성-후지노 유코, , 유지사, 2015(원서 藤野裕子『都市と暴動の民衆史 東京・1905-1923年』、有志舎、2015) 가게모토 츠요시 도쿄는 폭동이 계속 일어난 도시였다. 그런데 이 폭동에 깔린 것은 ‘남성성’이라고 할 수 있는 남성하층민들의 문화적 실천이었다. 이는 주류 문화에 대항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반면, 1923년 관동 대지진 때의 조선인학살을 일으킨 힘이 되기도 했다. 이 사람들을 관통하는 것을 밝히고자 하는 목표가 이 책에는 깔려 있다. 기존 연구에서 1905년의 히비야 방화 사건은 다이쇼 데모크라시 운동의 시작으로 규정된 바 있는데, 이 책은 단지 그러한 평가에 멈추지 않고 이 민중적 에너지가 가장 흉악한 방식으로 노출된 1923년의 학살 사건으로까지 포함해 논의해 나간다... 더보기
[장자로 보는 삶] 살아있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살아있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담 연(수유너머104 장자세미나 튜터) 껍데기는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다名也, 實之賓也 나는 취직 잘되는 과에 가야 한다는 어른과 고교 교사의 강요로 적성에 맞지 않는 과를 다니다 대학을 자퇴했다. 방황 끝에 23살이 돼서야 수능을 다시 보고 철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10년은 서양철학을, 그 뒤 10년은 동양철학을 공부하며 박사를 마쳤다. 지금 사회적 시선은 나를 장자철학 박사라는 틀 안에 두고 이것이 내 정체성이길 바란다. 하지만 나는 날 괴롭히는 문제를 풀기위해 공부했고 이를 계기로 만난 이들과 살아왔다. 고민이 바뀌면 공부 영역이 변했고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이 때문에 특정분야 학위라는 고정된 틀은 내 정체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그건 2년 전에 벗어버.. 더보기
"있음"의 존재론-불교를 철학하다 "있음"의 존재론 이진경, 『불교를 철학하다』, 휴, 2016 최유미/수유너머 N 회원 내가 불교와 처음 만난 건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이었다. 60세에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는 붓을 들어 반야심경을 쓰면서 마음을 다스리셨고, 우리들에게는 성철스님의 유명한 공안 “진공묘유(眞空妙有)”를 한 장씩 써 주셨다. 그 덕에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읽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을 “헛되고도 헛되도다”로 읽었기에 산 자를 위한 철학은 아니지 싶었다. 그렇지만 느닷없이 닥쳐온 죽음 앞에서도 아버지가 비교적 담담하셨던 건 순전히 불교 덕분이라 생각했기에 나는 불교에 어느 정도는 고마움과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공부해 보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더보기
[이슈_장애, 그리고] 발달장애인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 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지음, 『그래, 엄마야』, (오월의 봄) 발달장애인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지음, 『그래, 엄마야』, (오월의 봄) 박 임 당 / 수유너머N 회원 “저 언니야. 너랑 같이 수업 할 학생 중 한명, 가서 인사해.” 2015년 4월 20일, 국가가 붙이는 이름은 ‘장애인의 날’, 장애 운동계에서 붙인 이름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인 바로 그날이었다. 야학에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낮 수업 교사로 처음 결합하는 날이 바로 이날이었기에 나는 거리 집회에서 학생을 처음 만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 만났다고 할 수 없었다. 본래 친분이 있던 K 언니가 멀리 있던 학생 한분을 가리키며 알려주었지만 나는 다가가 인사한마디 건네지 못했었다. 멀리서 마주친 눈길에 불현 듯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저들을 모른다.’는 생..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한국전쟁 시대의 '공작자'들의 문화=정치 [아무도 번역 안해줄거 잖아] 한국전쟁 시대의 '공작자'들의 문화=정치 가게모토 츠요시/수유너머N 세미나 회원 미치바 치카노부 (미스즈 쇼보, 2016, 411쪽, 3800엔+세금) 원제목:道場親信, 『下丸子文化集団とその時代 1950年代サークル文化運動の光芒』, みすず書房, 2016. 1. 서클 운동 연구 일본에서의 서클 운동을 언급할 때, 50년대 말 다니가와 간에서 논의를 하는 사례를 들어본 적도 있다. 그러나 다니가와 간이 그것을 언급하기 시작하는 것은 서클 운동이 한 단계를 마무리한 시기의 일이다. 서클 운동이 처음에 활발해진 시대는 50년대 초반이다. 그런데 그것의 생생함을 일본현대사는 제대로 조명하지 못해왔다. 물론 당사자들이 남긴 책은 꾸준히 출판되어 왔으며, 부분적/단편적으로는 계속 접해왔다.. 더보기
[해석과 사건6] '홀림'-목적론과 결정론 해석과 사건 (6)- '홀림'-목적론과 결정론 -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II. 해석과 사건의 공시적 적용 -《올랭피아》 1. 현상학적 접근나는 유명한 하나의 그림을 분석함으로써 시작하고자 한다. 이 그림은 ‘텍스트’로 취급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그림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당대의 센세이션의 한 가운데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것이 어떤 허구적인 것인지, 아니면 실물의 모사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우선 그림이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붙잡히는지’, 즉 개념(Begriff)으로 다가오는지에 관심을 가지고자 한다. 왜냐하면 여기서 우리는 작품을 미적으로 감상하기보다 철학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전유(appropriation)하고자 할 뿐이기 때문이다. 우선 .. 더보기
[이슈_4040] 촛불시대의 정치선동 [4040] 촛불시대의 정치선동 전 주 희 / 수유너머N ‘일코’라는 신조어가 있다. 어떤 연예인의 팬이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아닌척 하는 ‘일반인 코스프레’의 준말이다. 연예인의 팬 뿐만 아니라 덕후들이 자신의 존재를 사회화시키고 싶지 않을 때 일코를 선택한다. 작년에는 심형탁이 무한도전에 나와 자신 도라에몽 덕후라는 것을 밝히기 전까지 그는 일코였다. 왜? 편하기 때문이다. 나이에 맞춰 직업을 갖고 결혼하고 애낳는 생애주기가 신념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는 사회에서, ‘그게 왜 좋아?’라는 성의없는 질문에 애써서 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요즘 한창인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는 일코가 득실거린다. 바로 운동권 덕후들이 마치 일반인 마냥 촛불을 들며, 파도타기도 하고 이승환, 전인권의 노래에 촛불물결.. 더보기
자, 다시한번 마르크스 -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 자, 다시 한번 마르크스- 이시카와 야스히로, (나름북스) 전 주 희 / 수유너머N 회원 이렇게까지 귀여워도 되나싶다. 그래도 맑스인데. 심지어 베이비 핑크의 맑스라니. 책의 뒷면을 보는 순간 숨이 턱 멎었다. 아... 난생처음 보는 맑스의 뒤태라니! (저 엉덩이 어쩔거냐. 김보통 작가는 책임져라.) 은 수없이 쏟아지는 맑스 입문서 중에서도 극강의 귀여움으로 독자들을 몸서리치게 만든다. 평생 저런 맑스를 본 적이 없다. 정말 이렇게까지 유혹해야해? 라고 묻고 싶을 정도다. 그런데 저자는 '그렇다'라고 대답할 거 같다. 저자는 ‘부드러운 마르크스 입문서’를 내걸었다. 맑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맑스가 뭐에요?’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마르크스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했다. 그렇구나. 세상에는 .. 더보기
[칼 슈미트 입문강의] 7강 첫번째 부분 칼 슈미트 입문 강의 나카마사 마사키(仲正昌樹)김상운 옮김 7강(보강). ― 공간혁명과 ‘인간존재menschllche Existenz’ 낡은 노모스는 물론 사라지며, 그와 동시에 기존의 척도, 규준, 관계의 체계성 전체도 없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윽고 다가올 것이 단순한 척도의 상실상태, 혹은 반-노모스적인 허무인 것은 아니다. 낡은 힘과 새로운 힘의 가혹한 싸움 속에도 또한 올바른 척도가 생겨나며, 뜻 깊은 조화가 형성되는 것이다.“여기에도 신들이 있고 지배한 또 다른, 신들의 척도는 위대하다.” 슈미트의 세계사관, 신화적 세계관 / 대지의 의미론 / 리바이어던과 비히모스의 싸움 ― 땅과 바다의 근본적 대립 / ‘카테콘 Katechon’ ― 신화적 상상력과 세계사의 관계 / 기술․포경․해적 ―.. 더보기
[해석과 사건5] 아리스토텔레스와 아우구스티누스 해석과 사건 (5)-아리스토텔레스와 아우구스티누스- 박준영/수유너머N 회원 3. 아리스토텔레스와 아우구스티누스 1) ‘해석’의 신화적 연원‘해석’은 서양 사유의 최초의 상태에 해당된다. 이 최초의 상태는 곧 로고스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그려준다.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그것은 신화적이다. 즉 해석은 곧 헤르메스(Hermes)다. 헤르메스는 어떤 초월적 지식을 인간에게 전해준다는 뜻에서 신탁과 관계가 깊다. 그래서 헬라인은 델피 신탁의 사제를 ‘헤르메이오스’(hermeios)라고 불렀다. 신비한 신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전환’(transfer)시키는 또는 ‘번역’(translation)하는 역할을 맡은 이 신은 그 어원의 기초적인 의미에서 ‘이동’(trans-) 또는 ‘투과’의 역능을 가진다. 신의 전언.. 더보기
[가게모토 츠요시] 도시의 목소리 듣기 도시의 목소리 듣기 가게모토 츠요시 하라구치 다케시 (라쿠호쿠 출판, 2016)(원서명, 原口剛, 『叫びの都市』, 洛北出版, 2016, 410쪽(사진 다수), 2400엔) 1. '가마가사키'라는 공간을 어떻게 서술할 것인가 책 제목은 '외침'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확실한 외침의 기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쉽게 들리지는 않는다. 도시는 철저히 외치지 못하게 개조되었고, 과거 외침들은 마치 속삭임처럼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듣고야 비로소 외침은 외침으로서 들리기 시작한다. 이 책은 일본 최대의 인력시장인 오사카의 '가마가사키' 지역의 역사를 지리학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부각시킨 것이다. 일본의 '고도경제성장'을 지탱한 것이 일용직노동자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이제 고령이 되어서 가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