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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_철학.사회

[장자로 보는 삶] 살아있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살아있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담 연(수유너머104 장자세미나 튜터) 껍데기는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다名也, 實之賓也 나는 취직 잘되는 과에 가야 한다는 어른과 고교 교사의 강요로 적성에 맞지 않는 과를 다니다 대학을 자퇴했다. 방황 끝에 23살이 돼서야 수능을 다시 보고 철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10년은 서양철학을, 그 뒤 10년은 동양철학을 공부하며 박사를 마쳤다. 지금 사회적 시선은 나를 장자철학 박사라는 틀 안에 두고 이것이 내 정체성이길 바란다. 하지만 나는 날 괴롭히는 문제를 풀기위해 공부했고 이를 계기로 만난 이들과 살아왔다. 고민이 바뀌면 공부 영역이 변했고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이 때문에 특정분야 학위라는 고정된 틀은 내 정체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그건 2년 전에 벗어버.. 더보기
[이슈_장애, 그리고] 발달장애인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 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지음, 『그래, 엄마야』, (오월의 봄) 발달장애인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지음, 『그래, 엄마야』, (오월의 봄) 박 임 당 / 수유너머N 회원 “저 언니야. 너랑 같이 수업 할 학생 중 한명, 가서 인사해.” 2015년 4월 20일, 국가가 붙이는 이름은 ‘장애인의 날’, 장애 운동계에서 붙인 이름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인 바로 그날이었다. 야학에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낮 수업 교사로 처음 결합하는 날이 바로 이날이었기에 나는 거리 집회에서 학생을 처음 만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 만났다고 할 수 없었다. 본래 친분이 있던 K 언니가 멀리 있던 학생 한분을 가리키며 알려주었지만 나는 다가가 인사한마디 건네지 못했었다. 멀리서 마주친 눈길에 불현 듯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저들을 모른다.’는 생.. 더보기
[이슈_4040] 촛불시대의 정치선동 [4040] 촛불시대의 정치선동 전 주 희 / 수유너머N ‘일코’라는 신조어가 있다. 어떤 연예인의 팬이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아닌척 하는 ‘일반인 코스프레’의 준말이다. 연예인의 팬 뿐만 아니라 덕후들이 자신의 존재를 사회화시키고 싶지 않을 때 일코를 선택한다. 작년에는 심형탁이 무한도전에 나와 자신 도라에몽 덕후라는 것을 밝히기 전까지 그는 일코였다. 왜? 편하기 때문이다. 나이에 맞춰 직업을 갖고 결혼하고 애낳는 생애주기가 신념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는 사회에서, ‘그게 왜 좋아?’라는 성의없는 질문에 애써서 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요즘 한창인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는 일코가 득실거린다. 바로 운동권 덕후들이 마치 일반인 마냥 촛불을 들며, 파도타기도 하고 이승환, 전인권의 노래에 촛불물결.. 더보기
[과학X철학 토크박스] 현상학이 과학에 답하자면 현상학이 과학에 답하자면 문 한 샘 /수유너머N 회원 C군에게. 답장이 늦었네. 사실 좀 더 일찍 답장을 쓰고 싶었는데, 정작 편지를 받고 보니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ㅎㅎ 사실 현상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현상학’이라는 키워드가 웹진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아주 기뻐. 더불어 고민의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도 해두고 싶네.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 그리고 그 비판자 데리다 일단 미리 말해두자면, 나도 현상학만이 옳고 과학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나를 현상학의 위정척사파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도 누구보다 현상학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자 하는 입장이라고 말하고 싶어. 다만 나는 현상학에 관심이 많지. 이유는 단순한데, 현상학이 ‘재미있.. 더보기
[과학X철학 토크박스] 지금 현상학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금 현상학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충한/수유너머N 회원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다. 이것이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전제다. 허나 각자 공부하는 분야가 관련성이 적은 경우, 우리는 친구와 함께 책상에는 앉아 있지만 솔직히 어떤 공부를 하는지 잘 모른다. 이 코너는 이런 문제 의식 속에서 만들었다. 서로 상이한 공부(철학, 과학)를 하는 두 필진이 편지 형식으로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다. 주로 과학을 공부하는 K군이 철학을 공부하는 M군에게 사사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M군은 사사로운 질문에 대해 대답할 예정이다. M군에게 맞은편 책상에 앉아 있는 형에게 편지를 쓴다는 게 어색하네. 그래도 어쩌겠어. 어깨를 툭툭 치며 “형, 21c에 현상학을 하는.. 더보기
[이슈_4040] 마녀들의 밤, 그리고 '다시 만난 세계' [4040] 마녀들의 밤, 그리고 '다시 만난 세계' 전주희 / 수유너머N 회원 지난 15일 김포공항 청소노동자 손경희씨(51세)는 공항 앞마당에서 삭발식을 했다. 지속적인 성추행과 인권유린, 외주화, 낙하산, 최저임금, 노조탄압까지 뭐 하나 빼먹으면 안 될 것처럼 그렇게 주렁주렁 달고 지내왔던 모든 오물들을 깨끗한 공항 앞마당에 쏟아냈다. 일터에서 수시로 가슴을 만지는 것도 모자라 회식자리에서 대놓고 접대를 강요하고, 노래방에선 그놈의 혀가 쑥 들어오고, 가슴에 멍이 들 정도로 주무르는 온갖 꼴보기싫은 짓거리들을 하는 자들이 청소노동자의 신발 색까지 수틀리면 꼴보기 싫다고 신고다니지도 못하게 했단다.한국공항공사에서 정년퇴직한 관리자들이 낙하산타고 내려오는 황혼의 삶은 그렇게 밤의 시간을 즐겼다. 성추행.. 더보기
[이슈_4040] 사드와 꼬부기 사드와 꼬부기 전주희 / 수유너머N 회원 “누나, 포켓몬 알아?” 연구실 20대 후배가 ‘포켓몬고’를 물어본다. 모르면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르는 걸 확인하고 놀리기 위해서. 나이가 먹을수록 알아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당근 알지”라고 퉁치며 넘어가려는데, 또 물어본다. “그래서 포켓몬이 뭔데?” 그거. 꼬마들이 목숨걸고 딱지 모으던 만화 캐릭터 아니냔 말이다. 우하하~ 모를줄 알았다며, 옛날사람이라고 한참을 놀린다. 무튼 속초까지 가서 잡아온 포켓몬들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이제 이것들을 키운단다. “그니까, 그게 다마구치잖아.” 아이들은 뒤집어졌고, 난 흥칫뽕이다. ‘포켓몬 고’는 게이머가 현실 세계를 직접 돌아다니며 게임에 등장하는 작은 몬스터를 잡고, 이를 키우는 방식의 증강현실 게임이다... 더보기
[이슈_4040] '안전사회'의 완성 [4040] '안전사회'의 완성 전주희 /수유너머N 회원 공분의 장소 하나. 1988년 서울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어느 여름날, ‘수은중독 15살 공원 숨져’라는 짤막한 기사가 신문 한귀퉁이에 실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사를 발견하지 못한 채 그 여름을 났을 것이다. 서울의 온도계를 만드는 공장 '협성기계'에 취직한 15살의 문송면 군은 1988년 7월2일, 수은과 유기용제 중독으로 사망했다. 충청도 가난한 농가의 6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중학교를 마치고 자력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상경한지 두달 만의 일이다. 다시 하나. 2014년 대우조선에 입사한 19세 청년이 입사 2주만에 산재로 사망했다. 이 청년은 자신이 작업해야할 대형 플랜트에 대한 구조나 작업에 대해 안전교육을 미처 받지 못했다... 더보기
[이슈_장애, 그리고] 장애운동의 기록과 당사자성 - 제1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토크쇼 "기록의 후예들" 장애운동의 기록과 당사자성 - 제1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토크쇼 “기록의 후예들” 발표 자료집 반다, “장애운동 기록과 영상 언어와 문자언어&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박 임 당 / 수유너머N 회원 4월은 1981년에 지정된 ‘장애인의 날(20일)’이 있는 달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어떤 특별한 날을 지정할 때 우리는 더 이상 기뻐할 수가 없게 된다. 4월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국가와 지자체의 장애인 격려(?)행사는 장애인을 들러리로 세운 채 내빈용 행사가 되었고, 각종 매체들에서는 장애인의 고단한 삶에 대한 동정어린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가 이번 달만은 혹은 오늘 하루 만은 장애인의 삶을 돌아보기를 종용하고 이내 시선을 거둔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바로 이러한 장애에 대한 시선에 문.. 더보기
[이슈_4040] "문제는 노동이야" - 경제민주화와 최저임금 [4040 : 나이 사십에 제대로 혹하고 싶은 가십거리] 90년대 학교를 다닐때 80년대 운동권 선배들의 준열한 눈빛 앞에 나는 근본없는 X세대였다. 졸업과 함께 IMF 사회에 진입해 나름 힘겹게 한 세월을 보내고 있지만, 20대들의 헬조선 앞에서는 그저 좋은시절 막차 탄 막내 꼰대일 뿐이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데 명예퇴직 1순위가 된 40대. 이럴거면 좀 일찍 내보내든가. 치킨집을 하기에도 젊고, 재입사를 하기에는 너무 늙은 나이. 사십이 되고 보니 알겠다. 싸구려 가십처럼 볼 것도 많고, 욕할 것도 많은 사십년 묵은 세상. 꽃병을 들기엔 한창 겁먹을 나이지만 꽃다운 욕은 찰지게 하고 싶은 사십. 인생 이모작이라는데 지난 사십년은 망했으니, 앞으로 사십년은 제대로 말아먹겠다. “문제는 노동이야” -.. 더보기
[이슈_장애, 그리고] 장애와 노동의 불편한 동거 -김도현, “장애인은 대한민국의 시민인가”, <창작과 비평>, 171호, 2016년 봄호 장애와 노동의 불편한 동거 -김도현, “장애인은 대한민국의 시민인가”, , 171호, 2016년 봄호- 박 임 당 / 수유너머N 회원 지난 해, 우리는 지탄받아 마땅한 두 장소를 방문했었다. 서울대학교병원 그리고 삼성.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이 두 곳에 면담서를 들고 찾아갔었다. 장애인의무고용률(이하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울대병원은 공공기관 의무고용률 3%를 지키지 않아 2014년 20억에 가까운 고용부담금을 냈고, 삼성은 장애인 고용률이 재작년 기준 1.89%로 민간기업 의무고용률인 2.7%에 미치지 못한 데다가 가장 의무고용률을 안 지킨 민간기업 1위를 차지하기까지했다.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면담 요청서를 내밀었지만, 서울대병원 원장은 해외 출장 중이었고, 삼성.. 더보기
[이슈_장애, 그리고] 노들장애인야학의 20년, 그리고... - 홍은전,『노란들판의 꿈』(봄날의 책, 2016)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신임교사로 활동하기로 한 필자는 를 통해 장애의 지금을 지도로 그리며 장애의 다음을 상상해 보려 한다. 이 코너를 통해 장애에 관한 책을 넓게 읽고 글로 옮기며, 앎과 활동 그리고 삶이 함께 가기 위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노들장애인야학의 20년, 그리고...홍은전, 『노란들판의 꿈』(봄날의 책, 2016)(『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개정판 ) 박 임 당 / 수유너머N 회원 나는 올해 초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신임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2012년 총파업 집회에서 노들을 처음 만난 후 작은 인연들이 무수히, 꽤나 긴 시간동안 이어져 왔고, 그 결과로서 또는 하나의 새로운 시작점으로서 여기에 서 있게 된 것이다. 노들야학에서 신임교사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과정으로, 정규수.. 더보기
[수학철학] 수학으로 유목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3. 수학으로 유목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김충한(수유너머N회원) 1. 수학으로 유목한다는 것은? 이언 해킹의 『Why is there philosophy of mathematics at all』,(2014)[도대체 왜 수리철학이란 것이 있는가?]는 수학의 내용을 구성하는 것들이 순수한 연역적 추론으로 구성된 것들이 아님을 보여준다. 수학의 이론들이 응용으로 뻗어나가는 식이 아니라 거꾸로 응용분야에서 시작한 것들이 기존의 이론 속으로 삽입된다. 그래서 지난 글에서 수학을 수학이게 하는 것은 수학의 외부에서 온다는 결론을 내렸다.(지난 글 http://nomadist.tistory.com/entry/%EC%88%98%ED%95%99%EC%9D%84-%EC%88%98%ED%95%99%EC%9D%B4%EA%.. 더보기
[이슈_지안의 난독일기] 계산이 불가능한 순간, 청년난민은 어떻게 ‘계산’을 빗나가는가? 지안의 난독일기 '읽기 어려움’이란 뜻의 난독은 굳이 고전이나 어려운 철학책에만 유효한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읽어내기 어려운 무엇이다.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여러 사회 담론을 난잡하게 독서하려 한다.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지는 일기처럼 통일된 논점이 아니라 계속 삐끗거리는 이야기들을 연재하고 싶다. 계산이 불가능한 순간, 청년난민은 어떻게 ‘계산’을 빗나가는가? -미스핏츠, 『청년, 난민되다』(코난북스) 지안 / 수유너머N 회원 청년들에게-나는 저번 주에만 정확히 3번을 들었는데-“어떤 것이든 해보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어떤 것이든 다 해보라는 것은 그만큼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다.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 더보기
[수학철학] 수학을 수학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2. 수학을 수학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이언해킹(Ian hacking, 『Why is there philosophy of mathematics at all』,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4- 김충한(수유너머N 회원) 1. 수학 철학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 [Why is there philosophy of mathematics at all]([도대체 왜 수학 철학이란 것이 있는가?]) 은 이언 해킹이 2010년부터 세계 각지의 대학에서 초청 강연을 하며 작성한 원고를 기초로 한다. 단편적인 강의원고들을 책으로 냈다 해서 짜임새가 부족할 거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매우 분명한 이분법적인 논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구성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3장은 수학과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