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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_철학.사회

[이슈_사회와 인간형성] 미래를 저당 잡힌 노동자들: 새로운 코너 [사회와 인간 형성]을 시작하며 미래를 저당 잡힌 노동자들: 새로운 코너 [사회와 인간 형성]을 시작하며 수유너머N 회원 / 만세 얼마 전 친한 친구가 결혼을 했다. 함께 철없이 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번듯한 직장을 잡고 연애를 하고 또 결혼까지 이르게 된 친구가 자랑스러웠다. 결혼 기념으로 밥 한 끼 사겠다는 말에 오랜만에 얼굴을 봐야겠다 싶어서 약속장소로 나갔다. 간만에 만난 친구들과 십여 년 전 추억을 안주 삼아 술을 돌리다보니 어느 새 밤이 깊었다. 방향이 비슷했던 친구와 나는 비틀거리며 택시에 올라탔다. 둘만 남아 이런 저런 남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이 친구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너무 좋지만 세상이 참 무섭다고 고백을 한다. “야.....내가 참...생전 구경도 못해본 일억 얼마가 내.. 더보기
[봄날엔 맑스] 마트에 갔다가 맑스를 만났어 [봄날엔 맑스] 마트에 갔다가 맑스를 만났어「1848년에서 1850년까지의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1850, 칼 맑스, 저작선집 2권) 소영/수유너머N 세미나회원 2006년 11월 마지막 날, 비정규직법이 통과됐다(2007년 7월 1일 시행). 이랜드는 이 법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즉 2년 이상 고용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막기 위해 계약 만료를 이유 삼아 노동자들을 부당 해고했다. 이에 이랜드 노동조합은 세 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인 후, 농성에 나섰다. 처음엔 매장을 점거했고, 매장에서 강제로 끌려나온 이후에도, 500일을 넘게 농성했다. 이 투쟁을 다룬 만화가 (최규석)이고, 위 그림은 의 한 장면이다(2부 5화). 웰컴 투 더 리얼 월드 위 장면에서, 구고신은 이수인(이랜드 노동조합 위원장이었던.. 더보기
[이슈]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후쿠시마 원전 사고, 세월호 참사, 그리고 안전권력과 저항담론'(사토 요시유키-김상운 대담, 5호) 전주희/수유너머N 회원 모두에게 닥친 재난 누가 굿을 한 것도 아닌데 또 재난이 왔다. 지난 9월 27일 일본 나가노현에 위치한 온타케산(御嶽山) 화산폭발로 현재까지 4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재난 대응과 관련해 일본정부와 우리나라 정부를 비교하는 언론 보도를 보면 일본 정부는 참으로 재난에 대해 대응을 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내 눈을 끈 것은 일본 관광청의 발표이다. "일본관광청은 지난달 27일 발생한 온타케산 화산 분화와 관련, 소재지인 나가노현과 기후현의 주요 여행지는 피해가 없다고 1일 밝혔다."(머니투데이, '나가노, 기후 관광지는 OK', 10월 1일자) 덧붙이자면,.. 더보기
[이슈] 취향은 어떻게 공동체와 만날 수 있을까? 취향은 어떻게 공동체와 만날 수 있을까? 『문학과 사회』 「이토록 아둔한 취미의 인간을 보라」 (서동진, 『문학과 사회』 106호) 정 우 준 / 수유너머N 회원 취향 존중(취존)이 의미하는 것 : “너님, 꼴리는대로 사세요” 카페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 언제나 나오는 말들이 있다. ‘난 이런저런게 좋더라’, ‘저건 딱 내 스타일이야’, ‘걘 나랑 코드가 안맞아’와 같은 취향에 관한 말들이다. 너나 나나할 것 없이 자신의 취향과 그 독특성을 자랑한다. 취향은 단순히 개인이 선호하는 어떤 것을 뜻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취향은 친구 관계나 동아리 같은 여럿을 묶어주는 관계에서도 필수적이다.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는 각종 동아리 활동과 SNS를 통해 내가 관심 있는 것들을 공유하고 그 공유를 통해 관계.. 더보기
[이슈] 아이스버킷 첼린지를 지지할 수 없는 이유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지지할 수 없는 이유『문학과사회』「취향, 계급, 문화: 사회학주의를 넘어서」(이상길, 『문학과사회』106호) 조지훈/수유너머N 회원 얼마 전에 배우 유아인이 근래에 유행하고 있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대한 비판어린 시선에 명쾌하게 대응을 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대한 비판의 논조는 간단한다.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한 기금마련으로 온 몸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가 (진정성이 있기 보다는) 너무 가볍고 기부가 마치 유행을 타는 신상품처럼 소비되는 현상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불평에 유아인은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유행이면 어떻고 소비면 또 어떠냐고. 행위의 진정성을 유행이라는 현상으로 다 도매금할 수 있냐고. 더군다나 설령 유행이다 하더라도 누군가는 이번을 .. 더보기
[이슈] 하루 종일~서비스, 이대로 괜찮을까. 하루 종일~서비스, 이대로 괜찮을까. (앤드류 스미스, 「서비스 노동」,『뉴레프트리뷰·5』, 도서출판 길, 2014.5) 문화/수유너머N 회원 몇 년 전 대형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갔을 때의 일이다. 그날 따라 뭔가 짐덩어리가 많았던것 같다. 그날도 퇴근하면서 집에서 할 일 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짐을 먼저 사물함에 맡기고 마트를 돌아다니다가, 몇 가지 물건을 사고 나왔다. 사실 굳이 대형 마트에 가지 않아도 될만한 것들이었다. 가공식품 몇 개 자질구레한 생필품들 그리고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세일하는 김에 산 몇 개의 물건들... 그날도 그저 괜히 습관처럼 들른 것일 뿐이었다. 그렇게 몇 개의 물건을 사고... 나는 또 다른 쇼핑몰을 배회하다가... 어쩌다 보니 시간.. 더보기
[이슈] 왜 오늘날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정치기획은 부재하는가? [이슈&리뷰] 기획 시작합니다. 이 기획은 철학/사상/문화/예술 분야에서 이슈로 다루어지고 있는, 혹은 이슈화하고 싶은 내용을 추려서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주로 잡지에 실린 짧은 글을 다룰 것입니다. 잡지에 실린 짧은 글이지만 전하는 메시지가 간결하고 유효한 주장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때로는 단행본으로 나온 묵직한 사유도 다룰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고전이 된 완결적인 사유를 소개하기 보다는 지금 시기에 중요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글들을 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물음과 틀린 답들, 풀어야할 문제들을 모으고자 합니다. 일종의 오답노트가 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가 평생 가지고 가야할 물음들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짧고 경쾌한 발걸음, 이제 시작합니다. 왜 오늘날 신.. 더보기
[에세이] [이철교2-4 ] 신체의 울림: 매혹과 슬픔 신체의 울림: 매혹과 슬픔 김은이/이철교2-4 들어가며: 움직이며 생존하는 유기체, 유인원이라 불리는 초기의 인류는 그야말로 나약하고 가련한 존재였다. 숙명적으로 다른 생명체를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개체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형편없이 약한 이빨과 손톱, 평균수준에도 못 미치는 운동신경과 날렵하지 못한 신체를 가진 덕택에 인간은 항상 불쌍하고 비루했다. 정글의 맹수들이 화려한 사냥감으로 배불리 포식을 하고 자리를 뜨면, 공중에서 매나 독수리가 남은 고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 다음에는 늑대와 승냥이, 그 다음에는 살쾡이와 뿔 달린 것들… 날카로운 신체의 무기를 자랑하는 동물들이 차례대로 식량에 접근할 때마다 인간은 바위 뒤에 숨거나 나무 위에서 망을 보고 있다가, 그들이 사라진 동안에만 슬그머니 고.. 더보기
[봄날엔 맑스] 종교적 외피에 감추어진 계급투쟁의 맹아(萌芽) 종교적 외피에 감추어진 계급투쟁의 맹아(萌芽) 「독일 농민 전쟁」,(프리드리히 엥겔스, ) 심아정/수유너머N 회원 혁명의 신학자 토마스 뮌처 맑스는 독일 영주들의 가혹한 세금으로 촉발된 1525년 독일농민전쟁을 “독일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에피소드”라고 말했다. 알베르토 토스카노 또한 천년왕국운동과 결합된 이 전쟁을 “프랑스 혁명 이전에 유럽에서 일어났던 가장 주목할 만한 민중 봉기”로 기록한다. 독일농민전쟁의 주도자는 에른스트 블로흐가 ‘혁명의 신학자’라고 불렀던 토마스 뮌처였는데, 지배계급인 군주와 영주들이 만든 기존 질서를 부정했던 그는 처형 직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피조물이 자신의 재산이라는 우리 군주들과 영주들의 주장 말고 대체 어디에서 이 모든 고리대업, 절도, 강도와 같은 악이 솟아.. 더보기
[봄날엔 맑스] 우리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니다-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 우리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니다. 칼 맑스,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 (1850, 신 라인 신문) 정우준 / 수유너머N 회원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플레옹과 왕정을 거친 1848년의 프랑스는 다시금 혁명의 열기에 휩싸인다. 1848년 2월 거대한 인민의 물결이 혁명을 통해 왕을 쫓아내고 공화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은 혁명의 열기로 가득한 48년의 2월부터 ‘보통 선거권 폐지’로 마무리되는 차가운 반혁명의 시기를 분석한 맑스의 작품이다. 「루이 보나빠르뜨의 브뤼메르 18일」, 「프랑스 내전」과 더불어 “프랑스 혁명사 3부작”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은 “맑스가 자신의 유물론적 견지에서 현대사의 한 토막을 주어진 경제적 상황으로부터 설명하고자한 최초의 시도이자”(『프랑스.. 더보기
[봄날엔 맑스] 자본은 생산관계다-임금노동과 자본 [봄날엔 맑스] ‘자본은 생산관계다’칼 맑스, 「임금 노동과 자본」(1849, 1891) 문화/수유너머N 회원 [1891년 독일어판에 부친 엥겔스의] 서설 『임금 노동과 자본』은 맑스가 1849년 4월 5일 『신 라인 신문』에 논설로 게재한 것이다. 이것은 브뤼셀 독일인 노동자 협회에서 강연한 것을 기초로 한 논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원문을 엥겔스는 자신이 ‘약간의 수정과 보충을’(536-앞으로 인용한 원문은 박종철판 전집에서 가져옵니다.)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확신을 가지고 하는 말이 이 모든 ‘수정과 보충’이 ‘맑스의 뜻에 따라 행동하였음을 확신’(536)한단다. 분명 맑스(1818~1883)는 세상을 떠나고 없는데 어인 근거로 자신이 맑스의 뜻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일까... 더보기
[봄날엔 맑스] 충돌하는 사회들 [봄날엔 맑스] 충돌하는 사회들- 칼 맑스, , 1849. 전주희/수유너머N 회원 독일 3월 혁명 1840년대 독일에서는 알콜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자본주의 발전이 영국과 프랑스에 비해 더디게 진행된 독일에서 재빠르게 산업자본가가 되지 못한 대다수 영세 부르주아지들은 죽을 맛이었을 게다. 하물며 노동자들의 삶이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예나 지금이나 술은 미래로 난 출구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의 ‘하루’를 넘길 수 있게 해준다.막막하기만 한 독일의 프롤레타리아트에게도 1848년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게 되었고, 기꺼이 혁명의 시대와 함께 출렁거렸다. 독일의 3월 혁명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 혁명은 1848년 3월 베를린에서 시민 폭동이 발생한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 더보기
[봄날엔 맑스] 생활과 의식 - 칼 맑스의 <독일 이데올로기> 생활과 의식 - 칼 맑스 (1845-6) 이 종 현 / 수유너머N 회원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맑스의 저작 의 제목은 강철 같은 투사의 느낌을 준다. 철두철미한 독일인의 이미지 그리고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지고한 이데올로기의 아우라가 ‘독일 이데올로기’라는 조합어를 둘러싸고 있다. 영어 ‘아이디올러지(ideology)’는 ‘어린쥐(orange)’와 같이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독일어 ‘이데올로기’는 마음을 가다듬고 발음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반드시 이 신성한 이데올로기를 하늘에서 내려온 말씀처럼 소중히 받들어 모셔야만 하는 것일까? 맑스가 보기에 헤겔과 청년헤겔파(포이어바흐, 슈티르너, 막스, 슈트라우스 등)가 전개한 독일의 철학, 즉 ‘독일 이데올로기’는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었다. 하늘에.. 더보기
후성유전학: 환경과 생물의 변화, 그 사이에 대한 언어 후성유전학: 환경과 생물의 변화, 그 사이에 대한 언어 단감 / 수유너머N 세미나 회원 1. 기린의 목은 왜 길어졌을까 중학교 때였을 겁니다. 생물학 교과서에서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기린의 목이 길어진 것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기린의 조상의 조상 때에 높은 곳에 있는 잎을 먹어야 했고, 목을 높이 뻗다보니 목이 길어졌고, 그렇게 길어진 목이 앞으로 태어날 기린들에게도 유전된다.” 그걸 ‘용불용설’이라고 하더군요. 왠지 모르게 그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이야. 쓰면 쓸수록 좋아지는 그런 게 있나보다. 게다가 그게 태어날 아이에게도 전해질 수 있다니!’ 한참 맘에 안 들던 모습들이 많던 시절, 좀 더 좋은 쪽으로 바꿀 여지가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게 나 혼자만의 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 더보기
[봄날엔 맑스] 철학의 빈곤: 변증법과 역사유물론을 다시 생각한다 변증법과 역사유물론을 다시 생각한다칼 맑스 (아침, 1988) 최 진 석/수유너머N 회원 ‘맑스주의’를 넘어서2000년 일본에서 나와 최근 한국서도 간행된 (도서출판b, 2011)의 ‘철학의 빈곤’ 항목을 보면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이 적혀 있다. “상대의 나쁜 머리를 격렬히 비판하는 이 책은 지성을 자랑하는 저자의 질투심과 공명심의 산물로 받아들여질 뿐,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이면서도 프랑스의 지식인·노동자에게는 거의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했다.” 나아가 “맑스는... 상대의 주장을 제멋대로 왜곡한 다음 그 왜곡된 것을 공격한다.” 이십년 전이라면 ‘불경죄’라도 걸릴 만한 얘기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글쓴이는 (1847)이 맑스 개인의 사상적 성장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그것은 철학연구에서 경.. 더보기